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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논문집10] 나의 활 수련 방법(류근원)

작성자운영자|작성시간19.02.02|조회수390 목록 댓글 1

나의 활 수련 방법

류근원(청주 우암정 사범)

 

 

흔히 말하기를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제가 활을 쏘면서 정리된 생각과 깨달음을 표현했지만, 주변사람들을 보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한가 봅니다결과물을 아무리 음미해도 그런 결과물에 도달하게 된 수련과정을 알지 못하면 그것을 제대로 자기 것으로 만들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말하자면, 수학문제의 정답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제 나름대로의 문제풀이 과정을 전하려합니다. 정답은 하나라도 그 정답에 도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체험을 전하는 것이므로 절대적으로 이것만이 길이다, 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활 배울 때 좋은 수련법

 

1) 고무밴드

활을 처음 배울 때 과녁을 비껴서는 사법을 배웠으나몇 달 지나서 과녁 마주보기로 바꾸었다과녁을 마주보고 만작을 하려면 상체가 충분히 돌지 않고는 만작이 되지 않았다. 활을 쏠 때 도대체 어떠한 근육이 쓰이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또 부드러운 몸의 회전을 알기 위하여 고무로 된 스포츠밴드를 사다가 문고리에 걸어놓고 좌우로 번갈아가며 2~30번씩 당기며 근육 움직임을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발바닥에서 머리끝까지 움직이는 곳과 움직이지 않는 곳을 알려고 했다.

 

2) 품밟기

도대체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탐구하는 과정에서 발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활쏘기 전에 꼭 발차기나, 발 벌리기, 발 딛기, 제기차기 등을 하고 활을 쏘면 활이 쉽게 당겨졌다학생들 벌 받듯이 '앉았다가 일어서기'  아침저녁으로 100번씩 하되 몸을 꼿꼿이 세워 조금도 흔들리지 않게 하였다. 그러다가 결련택견 품밟기를 알게 되어 20분 이상 품밟기를 했다기운이 충분히 쌓이면 땅이 물렁해지듯 길게 밟히고 숨이 이어졌다.

 

3) 참장

 

정진명 교두에세 참장을 배웠다. 기마자세 비슷한데 그것보다 무릎을 많이 펴면 별로 힘이 들지 않게 할 수 있다. 활쏘기나 무슨 무술이든 힘 빼는 것이 중요한데 이 참장을 하면 불필요한 힘이 빠진다. 기를 이해할 수 있다. 참장은 무술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참장을 한 번에 30분을 편안히 설 수 있으면 그 사람에게는 활을 더 가르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참장하듯이 그렇게 활을 쏘면 된다. 정신이 맑아지고 기운이 모이고 행복해진다. 두 팔이 둥글도록 자세를 갖추는데 양 손바닥 사이에서 말랑말랑한 고무풍선 같은 기를 느끼기 시작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련할 수 있다.

 

4) 정좌

학창시절부터 반가부좌를 좋아했고, 대학교 때에 방학이면 하루 6시간씩 앉아있기도 했다. 정 교두의 표현에 따르면 '가만히 앉아있으면 도사가 된다.' 특별히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척추를 꼿꼿이 세우고 벽 앞에 앉아있기만 하면 된다. 마음이 잡념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숨을 바라보고 있으면 된다. 숨을 일부러 쉬려고 하면 안 된다. 숨을 바라만 보면 된다. 숨은 내가 쉬는 것이 아니다. 몸이 저절로 쉬는 것이다. 나는 그저 바라만 본다. 그러면 숨이 깊어진다. 무엇을 하려고 하면 다친다. 숨이 불편할 때에는 '이 숨이 어디에서 오는가?'를 화두로 삼았다. 그러면 숨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알 수 없으므로 인위적인 것이 사라지고 자연스러워졌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마음이 안정되면, 뇌가 쉬게 되어 기력을 회복하고 정신이 든다. 뇌가 스스로 기억을 정리하고, 할 일과 당면한 문제를 풀 방법이 떠오른다. 내가 나다워지고 자유로워지고 행복감을 회복하게 된다.

품밟기와 참장과 정좌 중에서 정적인 정좌가 가장 어렵다. 마음이 산란하여 정좌가 어려울 때에는 숨을 바라보거나, 참장을 하듯 자세를 갖추어 숨과 기를 느끼면 마음을 모을 수 있다. 합장을 하면 온몸이 하나가 되어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데에 좋다.

 

아래에 글은 이러한 수련 체험에 관련하여 전에 쓴 글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2.청견스님 절하기

 

우연히 TV 아침마당에서 청견스님의 108배에 관해서 보았습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청견 스님의 강연 내용과 청견 스님에 대해 읽은 것을 대충 써봅니다.

 

운동과 수행은 다릅니다. 절을 빨리 할수록 좋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제가(청견) 한때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절을 빨리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108배를 4분에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한 4백만 배를 하고 나니 얼굴이 새까매지는 것이었습니다. 얼굴뿐만 아니라, 온몸이 새까맣게 되었습니다. 절을 빨리 하면 다른 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숨이 찹니다. 머리에 열납니다. 이것은 바로 화가 난 사람과 똑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머리에 열이 나면서 반대로 배는 차가와집니다. 그러면 그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질입니다.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제대로 잘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정신을 고도로 집중하여 정확한 동작을 해야 합니다.

제가 이 방식으로 6백만 배를 하였고 이것이 몸에 좋은 수행이라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건강은 수승화강(水乘火降)에 있습니다. 다른 말로 두한족열(頭寒足熱)입니다차가운 물 기운은 올라가고 뜨거운 불기운은 내려와야 합니다머리는 시원하고 발은 따뜻해져야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수행해도 이마를 만져보아서 뜨뜻해지면 즉, 상기되면 그것은 수행이 아닙니다. 수행이 잘되면 수승화강, 두한족열이 되어 최상 컨디션이 되므로 몸과 마음이 가볍고 상쾌해집니다.

절은 무조건 빨리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정확한 동작으로 호흡에 맞춰, 숨차지 않게, 헐떡거리지 않게, 맥박이 평상시보다 10%이상 더 뛰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절하는 사람을 보면 사람마다 동작이 다릅니다. 사람들이 등 너머로 절하는 것을 대충 배웁니다.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절을 합니다. 그리고 무릎이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건강한 젊은 사람이면 5분이면 정확히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습관을 형성해서 배운 사람은 나중에 제대로 다시 배우려고 해도 그 습 때문에 정확히 배우지 못합니다.

양발 모으고 가슴과 어깨를 반듯하게 폅니다. 눈은 70%만 뜹니다.

손은 앞가슴에 모읍니다. 팔꿈치가 겨드랑에서 떨어져서 손목에 힘이 들어가고 손목이 많이 꺾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되고, 팔꿈치를 겨드랑에 붙이면 자연스럽게 됩니다.

표정은 밝게 가져야합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절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강시 같은 표정은 에너지를 빠져나가게 합니다.

양 무릎과 엄지발가락을 붙이고 가슴을 반듯하게 펴고 서야합니다. 가슴을 당당하게 펴면 호흡이 저절로 아랫배로 쑥 들어옵니다. 모든 병은 아랫배로 숨을 쉬지 않기 때문에 오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 운동을 하다가 숨이 차서 가슴과 어깨를 들어올리며 숨을 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역호흡, 흉식호흡입니다. 해롭습니다. 호흡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되어야합니다.

양 무릎과 엄지발가락을 붙인 채 털썩 소리 내지 말고 가만히 무릎 꿇으면 발가락이 꺾이는데 반드시 새끼발가락도 함께 꺾여야합니다. 수승화강, 두한족열의 조건이 바로 새끼발가락을 꺾는 것입니다. 족태양 방광경의 혈이 있는 새끼발가락이 꺾여야합니다.

새끼발가락을 꺾으려면 양 엄지발가락을 붙여야 합니다. 엄지발가락을 그대로 두고 무릎을 꿇으면서 양 무릎을 붙여야 합니다.

양 무릎이 벌어지는 사람은 몸이 늙어서 할머니가 되어가는 사람입니다. 늘 기운이 없습니다. 보약 먹어도 소용없습니다. 양 무릎을 붙여야합니다.

몸을 낮추어 완전히 접을 때하심(마음을 낮추어야)해야 하고 숨이 완전히 나가야합니다. 일어설 때는 마음을 발가락에 얹어놓고 살며시 일어납니다. 벌떡 일어나면 기운이 머리위로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수행을 하면서, 숨은 내려와야 하고, 기운은 배에 모여야 하고, 정신은 맑아야하고, 표정은 밝아야합니다. 온몸에서 조금도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온몸이 털끝하나 움직이지 않게 통제해야 합니다.

방안 공기를 환기시킨 후 다시 창문 닫고, 옷은 두껍게 입고 양말도 두 겹으로 껴신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을 다한 후 덥다고 바로 샤워하지 말고, 차 한 잔에 담소를 나누며 몸을 충분히 식힌 후 비누 없이 샤워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강의를 들으며 어쩌면 저리 활쏘기와 똑같을까 생각을 하였습니다. 갑자기 108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3. 1

 

공부 못하는 사람들이 가방만 크다고 활을 쏘면서 잡념처럼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 맴돕니다. 잊어버리기엔 아깝고, 남에게 보여줄 만큼 확인된 것은 아니어서 때로 넋두리하듯이 온깍지 님에게 글로 털어놓을 때가 있습니다. 어쨌거나 주변에 이렇게 말을 털어놓을 사람이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앞글에서 온깍지 님이 잔뜩 멍석을 펴놓았으니 모른척할 수가 없네요...ㅎㅎ

기분이 좋아서 오늘은 활터에 올라가서 잘 쏘아보자고 다짐하고 활터에 올라가 활을 쏘아보면, 예상과 달리 한 두순 내어보면 '에이, 오늘은 내 몸이 아닌가봐!' 깨닫게 되곤 합니다. 올라갈 때는 정신도 몸도 좋은 것 같았는데, 막상 활을 쏘아보면 나 보다 활이 내 몸을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러면서 활은 내가 잘 모르는 내 속의 어떤 기운을 쓰는가보다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활터 올라가기 전에 생각했던 몸 상태와, 활을 쏴서 확인한 내 몸 상태가 거의 비슷하게 들어맞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는데그런 날은 발이 가벼운 날이었습니다마치 춤이라도 출 것처럼 발이 가벼운 날이 최상의 몸 상태라고 알겠습니다. 가면 갈수록 활을 쏘는 데 발의 중요성을 절감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걸어서 50분쯤 걸리는 활터까지 자주 걸어 다닙니다.)

택견의 송덕기 옹에게 물려받은 도기현의 책에 품밟기에 관한 글이 나옵니다. 결련택견 홈페이지에서 품밟기 동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품밟기는 택견에서 1년 동안 이 동작만 수련시킨다는 가장 기본 동작이면서 이것이 힘을 기르는 운동이랍니다한 변의 길이가 1미터 내외가 되는 정삼각형을 밟는 것인데 마치 땅에서 솟은 말뚝을 박듯이 힘을 주어 정면에 있는 꼭짓점을 번갈아 밟습니다좁은 공간에서 하체수련하기 딱 좋은 운동입니다제가 해보면 전날 술 먹어서 기운 없는 날은 땅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느껴지고 밟아도 턱 막혀서 길게 밟혀지지 않고 동작이 뚝뚝 끊어집니다생활을 며칠 절제하여 몸이 좋은 날은 땅이 쑤욱 길게 밟히고 밟은 땅에서 반탄력이 나오듯 사뿐사뿐하게 동작이 이루어집니다몸에 탄성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20 이상 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숨이 차오르지는 않습니다. 이런 느낌을 확인하고 싶어서 결련택견이 아닌 충주택견을 선수출전까지 할 정도로 오래한 사람에게 이런 것을 이야기하면 전혀 다른 각도에서 답했습니다. '그렇게 앞발에 체중을 실어 밟으면 대련할 때 앞발을 걷어차면 금방 넘어지는데요.'라고 실전적인 입장에서 답해버립니다. 이 품밟기는 기본동작이면서 힘을 기르는 동작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 충주택견한 사람은 오로지 경기라는 상황에서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충주택견에서는 헛다리밟기라고 해서 앞발을 밟을 듯 밟지 않는, 엉덩이를 실룩거리는 동작을 정통으로 알고 있습니다. 송덕기 옹은 이렇게 엉덩이를 흔드는 동작을 계집애 같다고 아주 싫어했다는데도 말입니다시합경기와 내공쌓기를 혼동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활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활을 쏜다는 것이 결국 자기 자신의 중심을 찾아나가는 운동이 아닌가 합니다. 처음에는 어찌 줌을 쥐느냐, 깍지는 어떻게 쥐는 것이냐가 고민이었고 그 다음은 팔꿈치를 어떤 각도로 하느냐, 어깨를 어찌하는 등등으로 점점 나아가서 몸의 중심을 찾아나가게 됩니다. 사람의 중심은 누구나 알듯이 단전입니다. 그런데 막상 이 중심에서 위쪽의 상체 쪽으로, 즉 단전에서 상체 쪽으로 힘을 쓰면 하체가 부실해졌습니다. 상체에 집중해서 쏘면 쏠수록 점점 하체는 부실해지고 신체의 중심인 단전으로 쏜다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이곳에 역설이 있습니다.  힘을 상체로 쓰면 점차 숨은 차오르고 기운은 가라앉지 않아 힘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위쪽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발을 밟으면 기운이 위로 올라왔습니다. 이는 우리 몸이 가진 역설인가 합니다. 상체의 힘을 쓰는데 하체의 힘을 써야한다니 역설이라 할 만합니다.  택견에서 품밟기를 하면 저절로 손동작도 발동작에 따라서 반응하는데 이 손동작은 발에서부터 기운이 흘러나오는 것이라서 자연스럽고 몸의 중심에서 나오므로 부드러워보여도 힘이 실립니다. 인체의 움직임은 이렇게 위아래가 즉, 발과 손이 함께 호응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합니다.

 

4. 2

 

 다음 글은 어떤 사이트의 게시 글을 옮긴 것입니다.

 

팔꿈치를 안으로 쪼여야한다. 손목을 꺾어선 안 된다. 어깨에 힘은 빼야한다. 배에 힘을 줘야한다. 목은 최대한 뽑아서 어깨선을 살린다. 손끝까지 에너지는 흐르지만 힘을 주어선 안 된다. 엉덩이가 뒤로 빠지지 않게 조심한다. 가슴은 내밀지 않는다.”

 

  이 글은 활쏘기 관련 게시 글이 아니라. 한국 춤에 관한 글에서 그대로 잘라옮긴 내용입니다. 조금 더 옮겨보겠습니다.(글쓴이가  배우는 학생인가 봅니다. 표현이 현대식인 걸 보니.)

 

든 동작의 시작은 굴신(무릎을 이용한 동작)이다. 굴신은 할 수 있는것보다 많이 한다. 춤은 상체가 아니라 하체로 추는 거다. 호흡 가는 데로 얽매는 거지 어깨나 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점프 동작은 힘이 아니라 반동과 호흡으로 뛰는 것이다. 호흡은 배에서부터 끌어올린다. 목에 호흡이 걸려선 안 된다. 동작은 멈춘듯하지만 머리위에서 호흡은 살아있다. 겉은 흐르는듯하지만 속은 강함이 있다.... 눈에선 눈물이 흐를지라도 표정은 웃고 있어야한다.”

 

또 다른 춤에 관한 논문을 옮깁니다.

 

느린 동작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듯하면서도 끝날 때까지 한 순간의 멈춤도 없다. 때때로 동작이 멈춘 듯이 보일지라도, 이것은 정지한 것이 아니라, 속도를 극단적으로 줄인 것이며여전히 움직이는 가락에 몸을 싣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특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비팔비정이란 용어가 있다. .... 이것은 준비자세 없이 곧바로 동작에 돌입하는 동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말이다. (허순선, 1996, p.17) .... 이런 정중동 미학은 무엇보다 호흡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글을 읽으면 그대로 활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전에 쓴 청견스님의 108배에 관한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과 수행은 다릅니다. 절을 빨리 할수록 좋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절을 빨리 하면 다른 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숨이 찹니다. 머리에 열납니다. 이것은 바로 화가 난 사람과 똑같습니다. 머리에 열이 나면서 반대로 배는 차가와집니다. 그러면 그 수행하는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수행을 하면서, 숨은 내려와야 하고, 기운은 배에 모여야 하고, 정신은 맑아야하고, 표정은 밝아야합니다. 온몸에서 조금도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온몸이 털끝하나 움직이지 않게 통제해야합니다.”

 

 우리 활에 있어서도 한국 춤이나 108배에서와 마찬가지의 움직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발로 밟으면 올라온다는 것이 우리 몸속에 작용하는 기운의 특성인가 봅니다. 활은 몸의 중심으로 쏘는 것인데 계속해서 힘이 중심으로부터 작용하기 위해서는 발을 밟아야하고 아래를 밟음으로써 끝까지 중심을 놓치지 않게 됩니다. 왜 기가 이런 식으로 작용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체험적으로 이런 식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강궁 백해무익인 것 같습니다. 활이 세어서 자기도 모르게 활을 당겨서 만작에 이르는데 신경을 쓰게 되고, 아래로 발을 밟기보다는 위로 팔을 당기는데 주력하여 기가 상기된다면 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강궁입니다. 이는 청견스님이 말하는 바와 같이 화를 내는 것과 똑같은 상태가 되며 결국 쏘면 쏠수록 "정신이 맑아지는 '수행'이 아니라 쏠수록 맥박이 빨라지고 이마가 뜨거워지는 소위 '운동'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활을 당기기 시작할 때 발을 밟아야하는데, 그것이 순간적인 반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만작하여 발시할 때까지도 그 힘이 끊어지지 않아야 합니다발을 밟는다는 것은 보폭이 넓어서는 불가능합니다. 보폭이 좁아야 밟으면 올라오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무릎이 시체처럼 딱딱해서는 밟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춤이든 무예든 무릎의 굴신(능청거림)이 작용합니다.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탄성이 숨어있어야 합니다. 밟아서 그 힘이 발시할 때에도 계속 이어진다는 것은 동작만으로 설명될 수있는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기운이 작용해야합니다우리 활이 양궁과 달리 과녁을 마주서는 것 또한 하체의 힘을 충실히 쓸수 있는 자세이기 때문입니다비껴선 자세에서는 하체의 힘이 위로 올라오지 않습니다. 발의 기운이 끊어지면 팔의 기운도 끊어집니다. 호흡이 끊어지면 상기됩니다.

  활은 온몸 운동입니다. 발을 밟아서 활을 만작하여 발시할 때에도 그 힘이 끊어지지 않으면 흔들림없이 중심으로부터 쏘였습니다. 이렇게 밟아서 위아래가 하나로 이어지면 그 밟고 있는 나는 중심에 있으며 참으로 있어야할 곳에 있습니다. 온몸이 한 덩어리가 되고 가득 찹니다

 

5. 몸 깨우기

 

요즘 안 해보던 산더미 같은 문서를 다루느라고 새벽부터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다가 저녁에 틈이 나면 잠시 활터에 도망갔다고 오곤 합니다. 몇 달 쉬었다가 활을 내니 활을 낼 수 있고 힘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반년을 쉬면 그동안 다른 운동이라도 할 것 같았지만아이들과 산에 두어 번 다녀왔을 뿐, 다른 운동을 거의 안했습니다. 등산이나 헬스 같은 힘을 쓰는 운동은 단조로워 재미가 없고, 탁구처럼 재미가 있는 운동은, 게임을 하다보면 이기려고 하게 되고 그러면 공의 속도에 적응해야하고, 공을 어느 쪽으로 주어야 상대방에게 불리한가를 따지다보면 금방 피곤해집니다

그러다가 요즘 활터에 나가서 지그시 활을 만작하고 내 몸 가운데에서 양손의 중심을 찾고 있다가 보면 세상만사를 다 잊게 되고 편안하고 즐거워집니다. 활을 낼 수 있는 시간이 있고 활 낼 상황이 되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고, 자신을 위하여, 몸을 깨우기 위하여운동을 위하여 활터에 올라온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게 되니 활을 처음 배우는 바른 초심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정진명 접장이 지적하는 대로, 건강을 위하여, 나 자신을 위하여 운동으로서 시작한 운동인데, 서서히 과녁을 맞히기 위해 활을 쏘는 것으로 착각하면서 활터의 온갖 불행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활 시에 쓰신 것처럼, 정말 '과녁 맞추는 데에 활은 없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과녁을 버리면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고, 과녁에 욕심 부리면 그 말로 표현할 듯 말 듯한 것을 다 잊어버립니다.

활은 중심을 일깨우는 것 같습니다. 활을 쏘다보면 점점 중심이 충실해집니다. 저는 정진명 접장이 이야기해준 대로 가끔 기마자세 비슷한 태극권의 참장 자세를 하고 있으면 중심이 충실해지면서 정신이 들면서 전신에서 불필요한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활을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내면 그 느낌이 참장하는 느낌과 똑같습니다. 양발바닥이 땅바닥에 착 붙어서 발시 후에도 흔들림 없이 밟고 있게 됩니다. 참장이나 활이나 중심을 채우는 것 같습니다. 과녁이 아니라 몸을 채우는 것입니다.

중심을 채우고 중심에서 움직이는 것이니, 충성(忠誠)을 배운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정신을 쓰든지 몸을 쓰든지 중심을 써야하는 데 그 중심은 뜨거운 마음, 기쁜 마음, 평안한 마음이 아니면 쓰지 못합니다.

주변은 쉽게 피곤해져도 중심은 쉽게 지치지 않습니다. 잡기에 빠지거나 잔머리를 쓰는 것은 주변을 쓰는 것이니 사람을 늙게 하고, 충심으로 헌신하는 자는 중심을 쓰는 것이니 늙지 않을 것입니다. 불만을 품는 자는 소통하지 않으니 늙으며, 기뻐하는 자는 젊어질 것입니다. , 그러니 송덕기 옹이 신문에서 말하기를 운동이나 일이나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하였으니 참 핵심을 지적한 말씀입니다.

중심은 서로 통한다.’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러므로 중심을 쓰는 자는 쓰러지지 않습니다. 이 중심에는 내가 없어서 내 힘이라고 자랑하지 않습니다.

 

6.맺음말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수련법이 있습니다. 그 수련법을 찾아서 수련을 해야만 몸도 좋고 마음도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 소개한 수련법의 저의 경우라는 것을 밝히며, 이런 사례를 굳이 소개하는 것은 몇 사람만 사례를 소개하면 그것을 바탕으로 뒤 따라 공부하는 분들이 자신의 것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오랜 역사가 있는데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서 좋은 것이 영원히 묻히고 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활쏘기는 오랜 운동이고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배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곁눈질을 하게 되는데, 하면 할수록 모든 동작에 통하는 공통된 원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활에만 있는 것이 아닌, 몸을 움직여서 하는 모든 것에 들어있는 원리가 활의 핵심 원리라는 믿음을 갖게 된 지는 얼마 안 됩니다. 다른 문파의 이런 자료들을 접하면서 우리 활의 깊이를 새삼 인식하게 됩니다.(국궁논문집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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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행복동행74 | 작성시간 20.01.18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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