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 글을 가끔 인터넷에 올리면, 사람들이 몹시 뜳어하며 한 마디 합니다.
<당신은 도대체 전통사법에 대해 얼마나 알길래,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대놓고 떠드냐?>
이에 대한 저의 답은 이렇습니다.
<저는 사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러나 물어볼 사람이 옆에 있습니다.>
저는 어쩌다가 활터에 입문한 뒤로 해방전후에 집궁한 구사들을 만났고, 온깍지궁사회 활동을 했으며, 그 많은 분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활터의 풍속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그 소종래와 유래와 모습에 대해 압니다.
하지만 사법에 대해서는 아직도 캄캄절벽입니다. 지금도 헤맵니다. 그러나 이런 의문이나 궁금증이 일 때 저에게 답을 해주는 분이 옆에 있습니다. 청주 우암정의 류근원 사범입니다.
류근원 사범은 저에게 활을 배우다시피한, 말하자면 저의 제자쯤 되는 접장입니다.
그러나 저는 원래부터 사법에 관심이 없어서, 온깍지궁사회 활동을 하면서도 사법 논의나 논쟁에서는 한 발 빼고 뒷짐진 채 구경만 했습니다.
그러나 류근원 사범은 다릅니다. 직접 성낙인 옹에게 <조선의 궁술>속 사법에 대해서 시시콜콜 물었고, 온깍지궁사회 사계원들의 주옥같은 말들을 몇 달이고 곱씹어 자기화하려고 애썼습니다. 이건 제가 옆에서 늘 봐왔기 때문에 류 사범의 성실성과 그 깊이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압니다.
게다가 류사범은 교사 출신이어서 가르치는 데 일가견이 있고, 온깍지활쏘기학교 교육을 지난 10여년간 해왔기 때문에 명과 실이 상부한 실력을 갖추었습니다.
류 사범의 수준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다른 무술에 대한 이해도 남달라서 우리 사법이 다른 무술들과 어떤 맥락에서 같고 다름을 정확히 꿰고 있습니다. 가끔 온깍지활쏘기학교 수업 시간에 태껸이나 중국무술에 대해서도 언급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제가 깜짝깜짝 놀랍니다. 아마 그 수업을 들으신 분들은 저의 이 말을 실감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전통 사법에 의문이 생기면, 류근원 사범에게 묻습니다. 그러면 답이 그 즉시 나옵니다.
저는 사법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궁금증이 생기면 언제든지 물어볼 사람이 곁에 있습니다.
사법에 대해서만큼은, 저는 저의 제자뻘인 류근원 사범을 스승으로 모시고 배웁니다.
그런데 실제로 류근원 곁에서 활을 쏘는 사람들은, 류 사범에게 별로 묻는 것 같지 않더군요.
옆에 있는 보배를 알아보는 것은, 보배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볼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거듭 듭니다.
세상 삶이 모두 제 눈에 제 수준만큼만 보며 사는 것이니, 누굴 탓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여간에 그렇습니다. 저는 사풍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 않게 많이 알고 정확히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법에 대하는 캄캄절벽입니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 절벽에 손잡이와 발턱을 만들어주는 사람을 알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