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접(移椄)
최 성관
나무가 제 한철의 잎들을
땅위로 내려놓는 것은
허공을 앓았기 때문이다
옹이로 내려앉은 묵은 목리
치열하게 받아 낸 햇볕과
등을 맞대던 그늘을 거두어
뿌리의 암전 속으로 밀어 넣는다
이것은 재가 되는 낙하가 아니라
스스로를 베어낸 자리에 가두는 뜨거운 응축
소리없이 묵은 계절을 절개하는 칼날이다
상처 입은 지층이 제 몸을 밀어올려
새로운 산을 빚어내듯,
다른 결의 두 개의 생이
서로의 흉터를 핥으며 엉겨 붙을 때,
베어진 몸통 위로
다른 향기의 움이 돋아 난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