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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초대석

시를 읽는다 - 박완서

작성자예랑|작성시간26.06.10|조회수1 목록 댓글 0

 

 

시를 읽는다 - 박완서

 

  
심심하고 심심해서 시를 읽는다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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