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 우울증...치료 위한 용기내야
청년 우울증 10년 만에 3배 증가 … “스스로를 존중하는 태도 필요”
지난 2023년, 대학생 서모(24살.남자)씨는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바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집에 오면 가족에게 짜증내는 게 일상이 됐고, 일을 하며 두통과 복통을 느끼다 공황 증세까지 보였다.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 서씨는 고민 끝에 정신병원을 찾았고, 결국 그해 7월 우울증을 진단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청년기(19~39세) 우울증 환자 수는 2014년 약 11만 명에서 2023년 약 36만 명이 됐다. 청년 우울증 환자가 10년 만에 3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한림춘천성심병원의 이병용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한다. 우울증은 감기처럼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본인도 우울증에 걸려 동료 의사에게 약 처방을 부탁했던 과거를 언급하며 “우울증은 희귀병이 아니므로 누구나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마음의 감기는 초기에 잡는 게 중요하다”며 “심리상담과 약물치료를 적절히 병행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약물치료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처방 아래 복용하면 신체에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으니 거부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며 약을 먹지 않고 버티는 것보다 약을 알맞게 먹는 게 건강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오충광 한림대학교 카운슬링센터장은 “자신이 우울증인지 헷갈릴 때는 카운슬링센터에서 심리검사를 받는 게 정확하다”며 조기 검사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카운슬링센터에서는 우울증을 겪는 교내구성원에게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상태가 심각하다면 병원으로 직접 연결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오 센터장은 상담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주장한다. 매주 50분씩 상담을 진행해도 극적으로 증상이 개선되지는 않기에, 실망하지 말고 적어도 3달 이상 꾸준히 상담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 자신을 거쳐 간 학생들을 회상하며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타인을 불편하지 않게 하려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혹시라도 타인이 자기 때문에 아픔을 겪을까 걱정하다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 센터장은 “우울증을 이겨내려면 타인을 존중하는 만큼 스스로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씨는 노력 끝에 우울증을 극복한 상태로 의무복무를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우울 증상을 겪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전하거나, 병원에 가기 망설이는 사람에게는 용기를 북돋아주기도 했다. 서씨는 우울증을 겪는 청년이 병원을 찾게 하려면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역설한다. “병에 걸렸으면 치료받는 게 당연한 거잖아요. 주변인들도 우울증에 걸린 청년들을 너무 안타깝거나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치료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의 삶을 직시한 채로 용기를 내 병원을 찾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