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은 필수, 구독료는 부담… 대학생들 늘어난 지출
과거에는 인터넷 검색과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자료를 찾았다면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내용을 정리하거나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제와 발표 준비 과정에서 AI 활용이 늘어나면서 관련 구독 서비스도 대학생들의 새로운 지출 항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익명 설문조사 결과, 생성형 AI 이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한 106명 가운데 100명(94.3%)이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은 6명(5.7%)에 그쳤다. 이는 생성형 AI 활용이 일부 학생들만의 선택이 아닌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AI를 사용하기도 한다.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은 논문 초록을 요약하거나 인터뷰 녹취록을 정리하고 발표 대본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경영계열 학생들은 자기소개서 작성과 기업 정보 정리에 도움을 받고 있으며, 디자인 및 미디어 분야에서는 Midjourney나 Adobe Firefly를 이용해 광고 콘셉트 시안이나 포스터 레퍼런스를 제작하기도 한다. 영상 분야에서는 Runway 등을 활용해 스토리보드 제작과 영상 편집 보조 작업을 진행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AI마다 강점이 다르다는 점도 학생들이 여러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다. ChatGPT는 자료 정리와 글쓰기, 이미지 생성 등 다양한 작업에 활용되고 있으며 Claude는 긴 문서 분석과 보고서 작성에 강점을 보인다. Gemini는 구글 문서와 검색 기능 연동을 바탕으로 자료 조사에 활용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AI 활용이 늘어나면서 비용도 함께 늘고 있다. 현재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의 이용료는 월 2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3만 원 안팎이다. ChatGPT Plus와 Claude Pro를 함께 사용할 경우 한 달에 약 6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무료 버전도 제공되지만 반복적인 학업 활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료 버전은 일정 사용량을 초과하면 이용 제한이 발생하거나 일부 고급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반면 유료 버전은 더 많은 질문을 처리할 수 있고 긴 문서 분석, 이미지 생성 등 다양한 기능을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논문 내용을 여러 차례 수정·요약하거나 발표 대본을 반복적으로 다듬는 과정에서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세종대학교에 재학 중인 현모(25) 씨는 "처음에는 무료 버전만 사용했는데 논문 내용을 정리하거나 발표 대본을 여러 번 수정하다 보면 생각보다 빨리 제한이 걸렸다"며 "결국 과제를 끝까지 진행하기 위해 유료 버전을 구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도 GPT를 구독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예전에는 없어도 됐는데 지금은 없는 사람이 더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백석대학교에 재학중인 우모(22) 씨는 현재 ChatGPT Plus와 Claude Pro를 함께 구독하고 있는데 우 씨는 "발표 자료 아이디어를 정리할 때는 GPT를 사용하고, 20페이지가 넘는 논문이나 긴 보고서를 읽고 핵심 내용을 정리할 때는 Claude를 주로 활용한다"며 "과제 성격에 따라 사용하는 AI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두 서비스를 합치면 한 달에 6만 원 정도가 나간다"며 "학생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과제나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다 보니 쉽게 해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생들의 생활비를 묻는 익명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140명 가운데 50만 원대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2.7%로 가장 높았으며, 40만 원대가 29.9%, 70만 원 이상이 21%, 60만 원대가 16%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월 40만~50만 원 수준의 생활비로 생활하고 있는 가운데, AI 서비스 두 개를 구독할 경우 생활비의 10% 이상이 AI 이용료로 지출되는 셈이다.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AI 구독료가 이제는 대학생들의 새로운 지출 항목이 되고 있다. 한 달에 몇 만 원 수준의 비용이라도 장기간 누적될 경우 적지 않은 금액이 된다. AI 활용이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비용 부담을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관리할 것인지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