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고, 제대로 버리는 '투트랙' 해법
배달 문화가 확산하며 늘어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가 직접 다회 용기에 포장해가는 '용기내요.' 캠페인과 공공, 민간의 '플라스틱' 저감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배달이 남긴 숙제,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
자취생 A씨는 알바가 끝나고 돌아온 뒤 만오천원 남짓의 1인 세트를 시켜먹었다. 늦은 저녁,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차려먹는 것조차 힘들어 배달 어플을 자주 이용하곤 하지만 한번 시켜 먹을때마다 쌓이는 플라스틱을 보자니 죄책감이 들었다. 배달 음식을 먹고 깨끗이 씻어서 분리배출을 한다고 해도 양념이 제대로 닦이지 않았거나 복합 재질인 경우에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이나 매립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의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사진 속 세척한 플라스틱 중 절반은 배출되지 못한다. 양념이 배어있는 있는 용기와, 색이 들어가거나, 기름기가 묻은 플라스틱 용기, 그리고 크키가 작아 선별되지 못하는 숟가락은 모두 분리배출해도 폐기 처리된다.
환경 캠페인 단체인 그린피스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1인당 연간 1312개의 플라스틱을 소비한다. 그 중 일회용품 플라스틱을 일컫는 국내 생활용 폐기물의 물질 재활용률은 16.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음식물이나 기름기 등 오염이 심한 경우엔 종랑제 봉투에 버려야하며, 복합재질이나 유색 페트 같은 경우에도 재활용이 될 수 없다. 결국 열심히 씻어서 버려도 결국 다시 쓰레기장으로 향하는 것이다.
개인의 '올바른 분리배출' 에만 기대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이처럼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단순히 '잘 버리는 방법'을 넘어, 시민 사회의 연대와 지자체의 시스템 구축이 결합된 거시적이고 집단적인 형태의 자원 순환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배달 문화를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세 가지 움직임을 살펴보려한다.
지구를 위해 용기 내세요...'용기내' 캠페인
분리배출만으로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재사용' 문화가 새로운 캠페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용기내' 캠페인이다. '용기내' 캠페인은 2020년, 그린피스를 중심으로 시작된 직접 식당이나 카페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고 다회용기에 담아오는 시민 주도형 환경 운동이다. '환경을 위해 용기를 가져가는 용기를 보이자.' 라는 의미를 담은 이 실천은 개인이 그릇을 챙기는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고 환경을 위해 힘을 쓰는 시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장에서의 체감도가 낮다는 점이다. 평소 환경 보호를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대학생 B씨는 "용기내 캠페인은 잘 몰랐다."고 전했다. "평소 배달을 시키면 플라스틱이 많이 나와 배달을 시키는 것이 우려됐다."며 "방법을 알게 된 만큼 캠페인에 참여할 의향이 크다." 고 말했다. 이처럼 아직 온라인상의 관심에 비해 오프라인에서의 체감 홍보율은 여전히 아쉽다.
커피는 테이크 아웃 잔 말고..'춘천 e-컵'에
지자체 차원의 '플라스틱 줄이기' 노력도 본격화되고 있다. 춘천시는 2023년, 일회용 테이크 아웃 잔을 대체하고 자원 순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춘천 e-컵을 도입하였다. 소비자가 전용 앱을 통해 제휴 카페에서 보증금을 내고 다회용 컵에 음료를 받아 이용한 뒤, 시청 등 공공기관이나 제휴 매장에 설치된 무인 반납기에 컵을 돌려주면 보증금을 전액 환불받는 방식이다. 반납된 컵은 전문 세척 업체의 철저한 살균·소독 과정을 거쳐 다시 매장으로 공급된다. 이는 매번 개인 텀블러를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동시에, 지역 사회 내 무분별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마련책이다. 현재 춘천시 내에는 총 29개의 카페가 '춘천 e-컵' 운영 매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쓰레기는 제대로...'순환자원 회수로봇'
하지만 다회용기 사용을 생활화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소비하게 되는 일회용품도 존재한다. 이런 폐기물은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해 재활용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2019년부터 춘천 도심에 설치된 순환자원 회수로봇은 이러한 재활용의 변화를 보여준다. 라벨을 제거하고 내용물을 비운 투명 페트병이나 알류미늄 캔을 기기에 투입하면 현금으로 전환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를 통해 무심코 버려지던 쓰레기가 재활용됨과 동시에 시민에게는 경제적 보상을 제공한다. 현재 춘천시에는 대학 캠퍼스 내에 있는 회수로봇을 포함해 총 19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캔과 투명페트병 3천600만여개 이상을 회수했다.
그동안 플라스틱 문제의 책임은 주로 쓰레기를 배출하는 개인에게 지워지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자발적인 시민 운동인 '용기내 캠페인'에 이어 '춘천 e-컵'이나 '순환자원 회수로봇' 같은 공공의 인프라가 결합하면서 자원 순환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플라스틱은 화석 연료로 만들어지며, 완전히 분해되지 않아, 미세 플라스틱이라는 작은 조각으로 우리의 식탁에 다시 오른다"고 전했다. 또 "일회용 플라스틱의 대부분이 대체 가능하다"고 답하며, 그동안 편리함을 위해 수많은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소비, 폐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 단체에 따르면 지구를 위한 챌린지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텀블러를 이용하거나 재사용 빨대를 사용하고, 배달 음식 시킬때 일회용 수저를 빼달라고 하는 것도 중요한 환경 운동이 된다.
소비자의 실천 의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지자체의 다각적인 지원 시스템 이 맞물릴 때, 환경 보호는 더 이상 번거로운 숙제가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다.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이 모일 때 세상은 긍정적으로 변한다. 쓰레기 없는 식탁을 향한 두가지 노력이 앞으로 배달 문화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기대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