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창문과 난간 |
| 2-2. 取景在借(차경을 통해 경치를 얻는 법) |
| 開窓莫妙于借景, 而借景之法. 予能得其三昧, 向猶私之, 乃今嗜痂者衆, 壯來必多依樣葫蘆. 不若公之海內, 使物物盡效其靈, 人人均有其樂, 但期于得意酣歌之頃, 高叫笠翁數聲, 使夢魂得以相傍, 是人樂而我亦與焉, 爲願足矣. |
| 창을 열었을 때 차경(借景)보다 오묘한 것이 없으나, 경치를 빌려오는 것(借景)에도 방법이 있다. 나는 능히 이 방법을 얻었으나 아직까지 나만의 것으로 하고 있던 것은 지금 취향이 괴이한 사람이 많아, 장래에는 반드시 단순하게 모방(依樣葫蘆)하는 자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개하지 못한다면, 사물마다 그 영험함을 드려내게 하여 사람마다 공평하게 그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다만 (스스로) 득의한 것에 기뻐한 나머지 노래를 부르고, 높이 절규하는 여러 번의 목소리가 꿈 속의 혼과 서로 어울리게 함으로써 타인의 즐거움이 나의 즐거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
| 向居西子湖濱, 欲購湖舫一隻, 事事猶人, 不求稍異, 止以窓格異之. |
| 옛날 서호(西湖) 주변에 거주할 때 호수에 띄우는 배를 한 척을 구입하여, 건건이 사람들과 같게하여 조금도 특이한 것을 추구하지는 않았으나, 창틀(窓格)만은 상이하게 하였다. |
| 人詢其法, 予曰, 四面皆實, 獨虛其中, 而爲便面之形. 實者用板, 蒙以灰布, 勿露一隙之光. 虛者用木作框, 上下皆曲而直其兩旁, 所謂便面是也. 純露空明, 勿使有織毫障翳. 是船之左右, 止有二便面, 便面之外, 無他物矣. |
| 사람들이 방법을 물어봐 내가 대답했다. 즉 사면을 모두 막고 오직 중앙을 비워 사각형 부채(便面) 형태로 한 것이다. 판자를 사용하고 막고, 어둡게 하기 위해 회(灰)로 덮어 한 줄기의 빛도 새지 않도록 한다. 비운 부분에 나무를 사용하여 틀(框)을 만들고, 아래위는 모두 곡선으로 양쪽은 직선으로 한다. 이를 소위 사각형 부채(便面) 형태라는 것이다. 순수 이슬만 허락하게 비워 밝게하여 어떠한 것이 조금이라도 가릴 수 없도록 한다. 이 배의 좌우로는 다만 두 개의 사각형 부채 만 있다. 이 부채 밖으로는 다른 외물은 없다. |
| 坐于其中, 則兩岸之湖光山色寺觀浮屠雲烟竹樹, 以及往來之憔人牧堅醉翁遊女連人帶馬, 盡入便面之中, 作我天然圖畵. 且又時時變幻, 不爲一定之形. 非特舟行之際, 搖一櫓, 變一像, 撑一篙, 換一景. 卽繫纜時, 風搖水動, 亦刻刻異形. 是一日之內, 現出百千萬幅佳山佳水, 總以便面收之. |
| (배의) 그 속에 앉으면 양 기슭의 호수빛, 산색, 사찰을 떠가는 중에 멈추어 볼 수 있고, 구름 안개가 자욱한 죽림과 숲을 보고, 오고 가는 나무꾼, 강건한 목동, 취한 노인, 유람하는 여인과 말을 탄 행렬이 모두 사각형 부채꼴 창문 속으로 들어와 나에게 자연의 그림을 만들어 준다. 또 때때로 변하며 미혹하니 일정한 형상이 아니다. 배가 지멋대로 흘러갈 때뿐만 아니라 노를 한 번 저으면 형상이 한 번 변하고, 삿대를 한 번 저으면 하나의 경치가 바꾼다. 닻줄을 묶어 정박했을 때에 바람이 불어 물결이 일면 또한 시시각각 형상이 달라진다. 하루 동안에 수많은 아름다운 산수가 나타나도 모두 이 사각형 부채꼴 창으로 거두어 들인다. |
| 而便面之制, 又絶無多費, 不過曲木兩條直木兩條而已. 世有擲盡金錢, 求爲新異者, 其能新異若此乎. |
| 그리고 부채꼴 창의 제작에는 절대로 많은 비용이 들지 않으며, 구부러진 나무 두 쪽과 곧은 나무 두 쪽에 불과하다. 세상의 돈을 다 써가며 신기한 것을 추구한 자들이 있지만, 이 능력보다 새롭고 신기할 수 있을까? |
| 此窓不但娛己, 兼可娛人. 不特以舟外無窮無景色攝入舟中, 兼可以舟中所有之人物, 幷一切几席杯盤射出窓外, 以備來往遊人之玩賞. 何也. 以內視外, 固是一幅便面山水. 而以外視內, 亦是一幅扇頭人物. |
| 이 창은 나를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즐겁게 할 수 있다. 배 바깥의 무궁한 경치를 배 안으로 끌어 들일 뿐만 아니라, 겸하여 배 안의 모든 사람 및 일체의 탁자와 그릇을 창밖으로 투사하여, 왕래하며 노니는 사람들이 감상하도록 제공할 수 있다. 왜 그런가? 내부에서 외부를 보면 분명 한폭의 부채에 그려진 산수화이지만, 외부에서 내부를 보아도 부채에 그려진 인물화이기 때문이다. |
| 譬如拉妓邀僧, 呼朋聚友, 與之彈棋觀畵, 分韻拈毫, 或飮或歌, 任眠任起, 自外觀之, 無一不同繪事. 同一物也, 同一事也, 此窓未設以前, 僅作事物觀. 一有此窓, 則不煩指點, 人人俱作畵圖觀矣. 夫扇面非異物也, 肖扇面爲窓, 又非難事也. |
| 비유하자면 기녀를 부르고 승려를 맞이하며 벗을 불러 더불어 바둑을 두고 그림을 감상하며 운을 나누어 시를 짓는데, 술 마시거나 노래하거나 멋대로 잠을 자거나 일어나거나 외부에서 보면 그림과 같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동일한 사물이고 동일한 사실이지만, 이 창문이 설치되기 이전에는 겨우 만들어진 사물로 보았다. 일단 이러한 창이 있으면 가리키며 알려줄 필요 없이, 모든 사람들이 모두 그림으로 볼 것이다. 대체로 부채는 특이한 물건이 아니며, 부채를 모방하여 창을 만드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다. |
| 世人取像乎物, 而爲門爲窓者, 不知凡幾, 獨留此眼前共見之物, 棄而弗取, 以待笠翁, 詎非咄咄怪事乎. 所恨有心無力, 不能辦此一舟, 竟成欠事. |
| 세상 사람들이 사물에서 형상을 선택하여 문을 만들고 창을 만든 것이 부지기수이지만, 오직 이 눈앞에서 함께 바라보는 사물은 버려두고 선택하지 않은 채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어찌 매우 괴이한 일이 아니겠는가? 한스러운 것은 마음은 있으나 힘이 없어 이러한 배 한 척을 마련할 수 없어 끝내 유감스러운 일이 되고 만 것이다. |
| 玆且移居白門, 爲西子湖之薄幸人矣. 此願茫茫, 其何能遂, 不得已而小用其機, 置機窓于樓頭, 以窺鍾山氣色, 然非創始之心, 僅存其制而已. |
| 이제 또 남경으로 이사하여 서호(西湖)에 무심한 사람이 되었다. 이러한 바람은 아득해져버렸으니 어떻게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수 없이 기지를 발휘하여 누각 머리에 창문을 설치해서 종산(鍾山)의 경치를 엿보았으나, 부채꼴 창을 처음 만들때의 원래 의도는 아니며 그러한 양식을 보존한 데 그칠 따름이다. |
| 予又嘗作觀山虛牖, 名尺幅窓, 又名無心畵, 姑妄言之. |
| 나는 또 일찍이 산을 바라보는 빈 들창을 만들어 ‘척폭창(尺幅窓, 작은 크기의 그림처럼 창을 통해서 보이는 경치가 그림의 내용이 되도록 창틀만을 만들어 놓은 창)’이라 했으며, 또 ‘무심화(無心畵, 척폭창을 통해 보이는 장면을 그림으로 간주)’라 했는데 잠시 두서없이 말해볼까한다. |
| 浮白軒中, 後有小山一座, 高不逾丈, 寬止及尋, 而其中則有丹崖碧水, 茂林修竹, 鳴禽嚮瀑, 茅屋板橋, 凡山居所有之物, 無一不備. 蓋因善塑者肖予一像, 神氣宛然, 又因予號笠翁, 顧名思義, 而爲把釣之形. |
| 부백헌(浮白軒, 남경 介子園에 있었던 李漁의 서재) 뒤에 작은 동산이 하나 있는데, 높이는 한 길(丈)을 넘지 않고 폭은 넓었으나 깊지는 않았고, 그 안에는 아름다운 바위와 푸른 물이 있으며, 숲이 무성하고 대나무가 뻗어 있으며, 새가 울고 폭포 소리가 울리며, 모옥(茅屋)에 판자 다리가 있었다. 무릇 산에 살면서도 물건 하나도 갖추어지지 않은 게 없었다. 흙을 잘 빚는 사람이 나를 모방한 형상을 만들었는데, 표정이 매우 흡사하였고 또 나의 호가 ‘삿갓 쓴 늙은이(笠翁)’이므로 글자 그대로 낚시대를 잡은 모습으로 만들었다. |
| 予思旣執綸竿, 必當坐之磯上, 有石不可無水, 有水不可無山, 有山有水, 不可無笠翁息釣歸休之地, 遂營此窟以居之, 是此山原爲像設, 初無意于爲窓也. |
| 내 생각에 기왕 낚시대를 잡았으므로 반드시 바위 위에 앉아야하며, 바위가 있으면 물이 없어서는 안되고, 물이 있으면 산이 없어서는 안된다. 산이 있고 물이 있으니, 내가 낚시를 마치고 돌아가 쉴 곳이 없어서는 안되므로, 마침내 이 장소를 만들어 조각상을 놓았다. 이 산은 본래 조각상을 설치하기 위한 곳으로, 처음에는 창을 만들 의도가 없었다. |
| 後見其物小而蕴大, 有‘須彌芥子’之義, 盡日坐觀, 不忍闔牖, 乃瞿然曰, 是山也, 而可以作畵, 是畵也, 而可以爲窓. 不過損予一日杖頭錢, 爲裝潢之具耳. |
| 이후에 사물은 작으나 함축하고 있는 의미가 큰 것을 보니 “수미산이 겨자 속에 있다(須彌芥子)”는 의미가 있었다. 온종일 앉아서 관상하다 들창을 닫으려다가, 깜짝 놀라서 “이 산은 가이 그림이라 할 수 있으며, 이 그림은 가이 창으로 되었지만 겨우 나의 하루 술값을 덜어낸 비용을 들여 표구(裝潢)한 것”이라고 했다. (아주 적은 돈으로 산이 그려져 있는 창의 풍경이 표구가 되었다.) |
| 遂命童子裁紙數幅, 以爲畵之頭尾, 乃左右鑲邊. 頭尾貼于窓之上下, 鑲邊貼于兩旁, 儼然堂畵一幅, 而但虛其中. 非虛其中, 欲以屋後之山代之也. |
| 마침내 동자에게 종이 몇 장을 재단하여 그림의 윗 부분과 아래 부분 및 좌우 변에 거푸집(鑲, 테두리를 만들기 위한 홈)을 만들게 하였다. 그림의 윗 부분과 아래 부분이 되는 종이를 창의 아래와 위에 붙이고 테두리는 양측에 붙이자, 엄연히 벽에 걸어 놓은 그림 한 폭과 같았으나, 중간이 비었을 뿐이었다. 중간이 그냥 빈 것이 아니라 집 뒤의 산으로 이를 대신하려는 것이었다. |
| 坐而觀之, 則窓非窓也, 畵也, 山非屋後之山, 卽畵上之山也. 不覺狂笑失聲, 妻孥群至, 又復笑予所笑, 而無心畵尺幅窓之制, 從此始矣. |
| 앉아서 바라보면 창(窓)이나 창이 아니고, 한 폭의 그림(畵)이라, 산(山)이 집 뒤에 있는 산이 아니라, 바로 그림 속의 산이었다. 나도 모르게 미친듯이 웃고 무심결에 소리를 지르자, 처자식이 몰려와서 또 다시 내가 웃는 것을 보고 웃었다. ‘무심화(無心畵)’와 ‘척폭창(尺幅窓)’이라는 양식이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
| 予又嘗取枯木數莖, 置作天然之牖, 名曰梅窓. 生平制作之佳, 當以此爲第一. 己酉之夏, 驟漲滔天, 久而不涸, 齋頭淹死榴橙各一株, 伐而爲薪, 因其堅也, 刀斧難入, 臥于階除者累日. |
| 나는 또 일찍이 말라 비틀어진 오래된 나무(枯木) 몇 그루를 가져다 자연 그대로의 들창을 만들고 이름을 ‘매창(梅窓)’이라 했다. 평생 제작한 멋진 것 가운데 이것이 최고이다. 기유년(1780) 여름, 하늘에 닿을 듯이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오래도록 빠지지 않아서, 서재(浮白軒) 앞의 석류나무(榴)와 등자나무(橙) 각각 한 그루가 물에 잠겨 죽어있어, 베어 땔감으로 하려는데, 단단하여 칼과 도끼가 들어가기 어려워 며칠 동안 계단(階除)에 눕혀져 있었다. |
| 予見其枝柯盤曲, 有似古梅, 而老幹又具盤錯之勢, 似可取而爲器者, 因籌所以用之. 是時棲雲谷中幽而不明, 正事辟牖, 乃幡然曰, 道在是矣. |
| 내가 보니, 가지가 이리저리 구부러진 것이 나이든 매화나무(古梅)와 비슷하고, 늙은 가지와 서린 뿌리와 얼크러진 마디를 가진 형세를 지니고 있으므로, 골라서 기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쓸 곳을 꾀(籌)를 내보았다. 마침 그때 날씨가 운무에 뒤덮인 계곡에 있는 듯 어두워 들창을 열려다가 불현듯 “방법이 여기에 있구나!”라고 말했다 |
| 遂語工師, 取老幹之近直者, 順其本來, 不加斧鑿, 爲窓之上下兩旁, 是窓之外廓具矣. 再取枝柯之一面盤曲一面稍站者, 分作梅樹兩株, 一從上生而倒垂, 一從下生而仰接, 其稍平之一面則略施斧斤, 去其皮節而向外, 以便糊紙. |
| 따라서 장인(工師)에게 말해 늙은 가지의 곧은 부분을 취하여 본래의 모습에 따라 베어내고 뚫지 않고, 창의 위 아래와 양쪽에 사용하면 창의 외곽(틀)이 갖춰질 것이다. 다시 가지들을 가지고 한 면은 구부러진 것과 한 면은 조금 곧은 것을 골라서 나누어 매화나무 두 가지를 만들되 한 가지는 위에서 난 것이 아래로 드리우고, 한 가지는 아래서 나서 위로 올라가게 접하게 하고, 그 끝을 평평하도록 한 면을 연장(斧斤)으로 대충 다듬으면서, 껍질과 마디를 제거하고 밖으로 향하게 만들면 종이를 풀칠하기도 편하다. |
| 其盤曲之一面, 則匪特盡全其天, 不稍戕斫, 幷疏枝細梗而留之. 旣成之後, 剪彩作花, 分紅梅綠萼二種, 綴于疏枝細梗之上, 儼然活梅之初着花者. 同人見之, 無不叫絶. 予之心思, 訖于此矣. 後有所作, 當亦不過是也. |
| 그 밑둥이 구부러진 면은 특별하지 않고 완전한 자연의 모습으로, 조금도 베어 죽이지 않고 성긴 가지(枝)와 가는 줄기(梗)도 모두 남겨두었다 이렇게 만든 뒤에 채색 종이를 오려서 꽃을 만들어 붉은 매화꽃과 푸른 꽃받침 두 종류를 성긴 가지와 가는 줄기 위로 연결하니, 엄연히 살아 있는 매화가 처음으로 꽃을 피운 듯했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同人)들이 보고 극찬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나의 품은 생각은 이것으로 그만 하겠다. 뒤에 만드는 것은 당연히 이것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다. |
| 便面不得于舟, 而用于房舍, 是屈事矣. 然有移天換日之法在, 亦可變昨爲今, 化板成活, 卑耳目之前, 刻刻似有生機飛舞, 是亦未嘗不妙, 止費我一番籌度耳. |
| 네모난 부채꼴 창(便面)을 부득이 배에 사용하지 못하고 집의 방에 사용하는 것은 굴욕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하늘을 옮기고 해를 바꾸는 방법이 있으며, 또 어제를 오늘로 바꾸고, 판자도 살아있게 할 수 있으며, 비천한 눈 앞에 있는 것들이 각각 살아서 춤추는 것 같으니, 이런 것들 또한 오묘함을 알 수 있는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내가 방법을 생각해낸 것 뿐이다. |
| 予性最癖, 不喜盆內之花, 籠中之鳥, 缸內之魚, 及案上有座之石, 以其局促不舒, 令人作囚鸞縶鳳之想. 故盆花自幽蘭・水仙而外, 未嘗寓目. 鳥中之畵眉, 性酷嗜之, 然必另出己意而爲籠, 不同舊制, 務使不見拘囚之迹而後已. 自設便面以後, 則生平所棄之物, 盡在所取. |
| 나의 성격(性) 중 최고 버릇(癖)은 화분의 꽃, 새장의 새, 어항의 물고기, 책상 위의 박침대가 있는 수석을 좋아하지 않는데, 협소하여 기(氣)를 펼 수 없게 되어 있어 사람으로 하여금 난새와 봉황을 가두어 매어놓은 듯한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화분의 꽃은 난초(蘭)와 수선화(水仙花) 외에 일찍이 눈길을 주지 않았다. 새 가운데 화미조(畵眉鳥, 흰눈썹웃음지빠귀)는 천성적으로 매우 좋아하지만, 반드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새장(籠)을 옛 양식과 다르게 만들어 구속되어 갇힌 자국이 보이지 않도록 한 것으로 마쳤다. 내가 네모난 부채꼴 창을 설치한 뒤부터 평생 동안 버렸던 사물을 모두 취할 수 있게 되었다. |
| 從來作便面者, 凡山水・人物・竹・石・花鳥以及昆蟲, 無一不在所繪之內. 故設此窓于屋內, 必先于墻外置板, 以備承物之用. 一切盆花籠鳥蟠松怪石, 皆可更換置之. 如盆蘭吐花, 移之窓外, 卽是一幅便面幽蘭. 盎菊舒英, 納之牖中, 卽是一幅扇頭佳菊. 或數日一更, 或一日一更. 卽一日數更, 亦未嘗不可. |
| 옛날부터 만들던 부채꼴 창은 산수와 인물, 대나무와 바위, 화조, 곤충 가운데 그려지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창을 집안에 설치하려면, 반드시 먼저 담 밖에 판자를 설치하여 사물을 받치는 용도를 갖추어야 한다. 모든 화분의 꽃, 새장의 새, 뒤틀린 소나무, 괴석은 바꿔 놓을 수 있다. 만약 화분의 난초가 꽃을 피워 창밖으로 옮기면, 바로 네모난 부채꼴 창에 그린 한 폭의 그윽한 난초 그림이 된다. 화분의 국화가 꽃들을 피워서 들창에서 보이는 곳으로 들여놓으면 바로 한 폭의 부채에 그려진 아름다운 국화가 된다. 혹은 몇일에 한 번 바꾸고 혹은 하루에 한 번 바꾼다. 하루에 여러번 바꾸어도 안 될 것이 없다. |
| 但須遮蔽下段, 勿露盆盎之形. 而遮蔽之物, 則莫妙于零星碎石. 是此窓家家可用, 人人可辦, 詎非耳目之前第一樂事. 得意酣歌之頃, 可忘作始之李笠翁乎. |
| 다만 아랫부분을 잘 가려서 화분의 형태가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리는 물건으로 자잘한 자갈(碎石)보다 오묘한 것이 없다. 이러한 창은 집집마다 사용할 수 있고 사람마다 만들 수 있으니, 어찌 귀와 운 앞에 펼쳐지는 가장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마음먹은 대로 되어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를 때, 이것을 시작한 나 입옹(李笠翁)을 잊을 수 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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