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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문화사

이기발(李起浡)의 비비정(飛飛亭) 쌍괴석기(雙怪石記)

작성자석산|작성시간25.07.27|조회수16 목록 댓글 0
飛飛亭雙怪石記(비비정쌍괴석기) / 李起(이기발)  <西歸遺藁(서귀유고)>권6
津山舅氏. 要余坐堂. 開南窓. 見庭畔頹牆下. 有前所無丈可數尺許者相對立焉. 
余不知爲何物. 疑禽而視之. 似是白鶴, 靑鶻. 爭上九萬之蒼蒼. 中塗而誤落人間. 於是竦兩肩仰眷. 而更欲飛騰於此時者也.
 진산(津山) 외삼촌(舅氏)께서 나에게 당(堂)에 앉아서 남쪽 창문을 열고 뜰을 보라 하셨다. 무너진 담장 아래에는 전에 없던 키가 몇 자쯤 되는 것이 서로 마주 서 있었다.
 나는 그것이 무슨 물건인지 알 수 없었다. 날 짐승인가 하고 보면, 새하얀 학이나 푸른 송골매가 구만 리 푸른 하늘을 다투어 올라갔다가 중도(中塗)에 잘못하여 인간 세상에 떨어지자 양 어깨를 움츠리고 우러러보면서 다시 날아오르려 하는 모습 같았다.
疑獸而視之. 似是驚豹怒虎. 夜投人居. 日出不敢交乎人. 戢其勇斂其猛. 就僻處同蹲. 而恐爲人知者也.
 들짐승인가 하고 보면 놀란 표범이나 성난 호랑이가 밤이면 인가로 내려왔다가 해가 뜨면 감히 사람들을 접하지 못하고 용맹함을 감추고 구석진 곳으로 가서 웅크리고 앉아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하는 모습 같았다. 
疑木之楂者. 有摧之痕. 有蠱之跡. 得非崐山老松. 自閱千霜之久. 枝榦落乎風. 根本揭乎水. 有餘體不盡朽. 介而爲二. 重苔疊紋. 纏深淺而有天然狀度者乎.
 나무의 그루터기인가 의심해 보면, 꺾인 흔적이 있고, 벌레 먹은 흔적이 있었으니 곤륜산(崑崙山)의 오래된 소나무가 천 년의 오랜 풍상을 겪어 가지와 즐기는 바람에 떨어지고, 뿌리와 밑둥은 물에 잠겼으나 남아 있는 몸통은 다 썩지 않고 두 겹의 이끼가 끼어 무늬가 겹겹으로 깊고 얕게 얽혀 자연스러운 모습이 있는 것 같았다.
疑人之老者. 有頭頂也. 有腹背也. 曲腰而垢浮其面. 得非武陵仙翁. 聞津山山水之勝. 共其友來訪. 旣來仙凡殊風. 不得與世人容接. 嘿嘿然相對而無所歸者乎.
 늙은 사람인가 하고 보면, 머리와 정수리가 있고 배와 등이 있으며, 허리는 구부러지고 얼굴에는 때가 끼어 무릉도원(武陵桃源)의 신선이 진산(津山)의 산수 경치가 좋다는 말을 듣고 그 친구와 함께 찾아왔다가, 이윽고 신선과 보통 사람들의 풍도가 달라 속세 사람들과는 만날 수 없는지라 갈 곳 없는 사람처럼 묵묵히 마주 앉은 듯 하였다.
忘其小以爲山焉. 而視之層峯宛焉. 斷壁依焉. 巖巒列如. 洞壑幽如. 佳草森翠烟生.
 그것이 작은 줄도 잊은채 산이라 여겨 바라보면, 층층의 봉우리가 구부정하고 깎아지른 절벽이 서 있으며, 바위와 산등성이가 줄지어 서 있고, 골짜기가 깊고 그윽하여 마치 아름다운 풀이 무성하고 푸른 안개가 생겨나는 듯하였다
余不知爲何物. 遂手摩. 然後知不飛不走不根不靈不爲山. 而兩箇頑然也. 
然後知其形甚怪也. 然後知舅氏之所以置諸堂之前也.
 나는 무슨 물건인지 알지 못하여 마침내 손으로 어루만져 본 뒤에야 날 짐승도, 길 짐승도, 뿌리가 있는 것도 신령한 것도 산도 아니고 그저 두 개의 딱딱한 바위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 뒤에야 그 모양이 매우 괴이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런 뒤에야 외삼촌께서 당(堂) 앞에다 갖다 놓은 까닭을 알게 되었다.
•이기발(李起浡, 1602~?): 본관 韓山. 자 패연(沛然). 호 서귀(西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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