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8 목. 고린도전서 11:17-34
평등의 식탁인 성찬
고린도 교회의 성찬은 식사를 겸한 애참의 형태였
는데, 일찍 모임 부자들이 일을 마치고 늦게 오는
가난한 사람들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자기들끼
리 배불리 먹고 술에 취해서 음식을 남겨 두지 않
은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식사 예절의 문제가 아
니라 가난한 지체들을 공개적으로 수치스럽게 만
드는 일이자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업신여기는
행위입니다. 우리의 성찬은 사회적 신준을 초월해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임을 확인하는 자리여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몸을 찢어 주신 목
적은 우리 모두가 그 희생 안에서 조건 없이 연합
하게 하려 함이었습니다. 주님의 '전적인 희생'을
기념하는 예식에 참여하면서, 정작 자신은 형제를
위해 작은 '배고픔' 조차 참지 못하는 이기심은 십
자가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성찬은 주님의
죽으심을 다시 오실 때까지 세상에 선포하는 사명
을 띠고 있습니다. 이 선포는 오직 탐욕을 버리고
형제와 하나 되는 실천을 통해서만 그 진정성을 획
득합니다.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것'은 형제
를 업신여기는 마음으로 성참에 참여하는 교만을
말합니다.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은 내 옆
에 앉은 빈궁한 지체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존
귀한 지체임을 깨닫지 못하는 무지를 뜻합니다.
가난한 형제를 소외시킨 채 떡만 먹는 행위는 그리
스도의 몸을 다시 찢는 것이며 스스로 심판을 자
초하는 일입니다. 성찬에 참여하려면 공동체 안에
내가 무시하거나 차별한 지체가 없는지 확인하고
그들을 그리스도의 몸으로 대접하겠다는 회개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서로 기다리라"는 말은 성찬
이라는 예식을 넘어 교회 공동체 전체에 어떠한 차
별과 분열도 발붙이지 못하게 하라는 명령입니다.
'기다림'은 상대의 처지를 헤아리고 공동체의 하나
됨을 지키려는 능동적인 발현입니다. 공동체 안에
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먼저 서로를 보살피는
것, 그것이 성찬 공동체를 온전하게 보전하는 길입
니다.
오늘의 기도 / 내 곁의 지체를 주님의 몸으로 귀히
여기며 사랑으로 하나 됨을 지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