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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야기[580] 순천발효차 동산무위차.

작성자時雨松江|작성시간19.11.10|조회수747 목록 댓글 0

인연이야기[580] 순천발효차 동산무위차.

 

   2019119일 밤, 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끼며 선물로 받아 몇 차례 마셨던 우리나라 발효차인 동산무위차를 마시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의 발효차는 법제한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다. 그것은 현재의 우리 차나무가 녹차에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산무위차도 녹차를 전문으로 법제해온 다인의 솜씨이다. 아마도 꾸준히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듯하다.


   약간 옅은 주황색 포장 안에는 밀봉된 두 개의 포장이 들어 있는데, 한 개의 무게는 35g이었다. 찻잎은 완전 발효된 상태의 색을 보여주는데, 황금색 털색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정산소종이나 기문홍차의 색과 비슷했다. 찻잎의 크기는 대략 2~3cm가 되었다.

[동산무위차의 겉포장]


[완전히 발효시킨 찻잎]

 

   동산무위차를 우릴 다기로는 15년째 인연을 이어온 곤지암 보원요(寶元窯)의 지헌(知軒) 김기철 선생의 다관을 택했다. 1년 반 만에 작품을 구워 용가마를 열었던 20191021일 오후에 방문해 한담을 나누고 선물로 받아온 것이다. 완전히 수작업으로 만들고 장작가마에서 1350도로 구워낸 것인데, 안에는 유약을 사용했으나 표면은 흙 그대로 구워 아름다운 색으로 바뀐 것이다.

[지헌 김기철 선생이 손으로 만들고 장작가마에서 1350도로 구워 낸 다관]

 

   차를 마셔보니 부드러웠기에 6g으로 정했고, 끓는 물을 부어 바로 우려내는 방법을 택했다.

   먼저 다관을 뜨겁게 만든 후 차를 넣고 30초 후에 향을 맡아보니 구수하며 약간 단 향이 느껴졌고, 잠시 후 홍차의 향이 올라왔다.

   (1)찻물은 짙은 황금색. 탕에서 부드러운 꽃 향이 피어오름. 머금으니 아주 부드러운 홍차의 맛. 마치 운남 대엽종 싹으로 만든 홍차 대금침(大金針)과 흡사함. 입안에 들큰한 향이 퍼짐. 타닌은 거의 느껴지지 않음.

   (2)찻물은 홍차의 색. 탕에서 은근한 홍차 향이 올라옴. 머금으니 높은 온도의 가마솥 분위기가 느껴졌고 약간 새콤함. 빈 잔에서는 발효시킨 한약재의 향이 느껴졌음.

   (3)찻물은 레드골드색. 탕에서 맑은 홍차 향과 옅은 꿀 향이 피어오름. 머금으니 가마솥의 열기와 미세한 타닌의 느낌. 입안은 맑음. 잔향은 야생화의 향기.

   (4)찻물은 짙은 황금색. 탕에서 옅은 홍차 향이 피어오름. 머금으니 맑은 홍차 맛에 아주 부드러운 타닌의 느낌. 시원한 차 트림.

   (5)찻물은 짙은 황금색. 탕에서 미세한 홍차 향이 피어오름. 머금으니 구수한 맛에 미세하게 오는 떫은 맛. 잔향은 부드러운 꿀 향.

   (6)찻물은 황금색. 탕에서 숨바꼭질하듯 미미한 홍차 향이 올라옴. 머금으니 구수한 맛. 입안은 깔끔함.

[동산무위차의 찻물. 위 좌측에서 우측으로 이어 아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됨]


[다 우린 뒤 퇴수기 물에 잠긴 찻잎]

 

   우리나라 발효차와 홍차를 마실 때면 항상 아쉬운 것이 차나무의 품종개량이다. 중국 차밭을 다니면서 차의 싹이나 어린잎을 따서 씹어보면 우리나라의 찻잎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질기고 이빨로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기운 또한 강해서 그 향이나 맛이 오래간다.

   찻잎이 다양한 성분이나 강한 기운을 지니지 못했다면 법제하는 이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어렵다. 물론 다양한 시도로 최적의 향과 맛을 찾아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이 다양한 차나무의 재배이다.

 

   수행자가 자신이 경험한 것을 계속해서 부정하고 넘어섬으로써 새로운 경지를 터득하듯, 차에 애정을 가진 이들도 그런 정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굳이 다도(茶道)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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