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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야기[605] 95년 5월 7일(음4.8) 부처님 오신 날.

작성자時雨松江|작성시간20.01.08|조회수734 목록 댓글 0

인연이야[605] 9557(4.8) 부처님 오신 날.

 

   1995년의 부처님 오신 날은 개혁의 폭풍 속에 봉행한 전년의 부처님 오신 날에 비해 외형적으로 크게 안정을 되찾았다.

 

   미타사는 주소를 개화동이라고 썼지만 행정동은 방화2동에 속했다. 나는 방화2동 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불우이웃들에게 쌀 30가마를 전달하기로 했다. 아주 어려운 가정마다 쌀 한 가마씩을 전하는 것이었는데, 미타사의 이름을 일체 밝히지 말고 동사무소에서 위탁받아 주는 방식으로 하라고 했다. 심부름을 한 이를 제외하곤 미타사 신도들도 내가 베푸는 일을 모르게 했다. 무엇인가를 베풀 때는 그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상대에게도 자신에게도 가장 좋은 방식이다.


[법당 앞에 신도들이 만든 연등이 걸려 있음(초파일 전날 촬영)]

  

   봉축행사 또한 94년에 비해 알차게 준비했다. 신도들은 신심을 내어 연잎도 직접 비벼 등을 만들어 비나 이슬을 맞지 않는 법당 앞에는 수제품 연등을 달았다. 마당에는 전날부터 달아 두어야 했기 때문에 이슬이나 비에도 괜찮은 비닐 등을 구입해서 도량 가득 달았다. 마당에는 차일(遮日)을 치고 약간의 성의를 표하고는 간단하게 차와 기타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


[종무소 앞에 설치한 차일(遮日)과 음료수 마시는 자리(초파일 전날 촬영)]

 

   초파일 전날에는 방화2동 사무소를 비롯해서 파출소, 검문소, 소방서, 군부대, 노인정 등에 빠짐없이 떡을 돌렸다. 물론 그때는 미타사 이름을 밝히고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의미로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는 뜻임도 밝혔다.

 

   초파일이 되자 이른 아침부터 밀려드는 불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예쁜 절이라는 이미지도 한 몫 했고, 가마솥으로 짓는 밥이 맛있다는 소문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미타사 신도들의 맑고 밝은 마음이 오는 이들을 편안하고 기쁘게 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거나 기쁜 날은 그 기쁨을 많은 이들과 나눌수록 커지는 법이다.


[산비탈에서 본 미타사 모습(초파일 전날 촬영)]

 

   나는 언제나 인연 닿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며 사는 것을 삶의 모토로 삼고 있다. 그 인연이 비록 내게 좋지 못한 일을 만든다고 해도 그 일을 통해 나를 잘 살필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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