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야기[618] 94년 9월, 보로부두르 대탑 순례 1. 싱가포르.
94년 9월 중앙승가대학 3기 동창들이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있는 보로부두르(Borobudur) 대탑을 순례하는 성지순례에 동참하게 되었다. 봄부터 시작된 조계종개혁운동이 여름을 지나면서 걱정스러운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을 염려하다가, 잠시 생각을 내려놓고 성지를 참배키로 한 것이다.
사실 해외여행은 처음이었다. 그동안 총무원에서나 불교방송국 등에서 해외에 나갈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맡은 소임에 충실하자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양보했던 것이다.
보로부두르 대탑은 세계의 불탑에 대해 연구할 때 관심을 가지고 조사했던 것인지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여행은 싱가포르를 거쳐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Jogjakarta-네덜란드식)로 가서 보로부두르를 참배한 후 발리 섬으로 가는 것으로 일정이 정해져 있었다.
***1994년 9월 27일. 싱가포르 분수쇼
우리 여행은 먼저 싱가포르에서 하룻밤을 쉬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우리는 호텔에 체크인을 한 후 유명한 분수쇼를 보러 갔다. 국내에서는 분수다운 분수를 볼 수가 없었던 터라 감탄을 하며 보았다. 잠시 들린 건강보조제 등을 파는 약국(?)에서 우리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건강보조제를 사는 스님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귀국해서 알아본 결과는 대부분 가짜였다.
94년의 싱가포르는 밤이 되자 적막했다. 화려한 불빛도 찾아보기 어려운 거리풍경이 전부였다. 덕분에 저녁만 먹고는 바로 방에 돌아가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첫날 밤에 본 싱가포르 분수쇼의 한 장면]
***1994년 9월 28일. 싱가포르 식물원과 동물원
싱가포르는 섬나라이다. 도시국가라고 하는 것이 적당하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나라를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을 유혹하는 곳으로는 세계적인 식물원이 있는데, 바로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s)이다. 먼저 들린 곳이 바로 보타닉 가든이었다. 남산식물원 정도에서 겨우 눈요기만 하던 열대식물들이 하나의 공원을 이루고 있는 곳을 보면서 감탄도 했지만 그보다도 휴식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는 곳마다 연꽃이나 수련을 볼 수 있었던 것도 큰 기쁨이었다.
[나무와 꽃이 어울려 있는 보타닉 가든]
[수련이 피어 있는 보타닉 가든의 연못]
[열대의 숲 안에 동물모양을 갖춘 조경수]
다음으로 싱가포르 동물원을 둘러보았다. 28ha가 넘는 열대 우림 속에 울타리나 철조망을 최소화하는 대신 웅덩이나 나무, 바위 등으로 경계를 삼아 만든 개방식 동물원임을 알 수 있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홍학의 무리를 비롯한 수많은 새들을 볼 수 있었고, 또 새들을 훈련해서 하는 쇼도 보았다. 건물 내부에서는 인공의 얼음동산에 펭귄들이 조련사와 놀고 있었다.
[싱가포르 동물원의 홍학이 있는 연못]
[훈련된 새들과 조련사들이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는 쇼]
[건물 안에 특수시설을 갖춘 곳에서 조련사와 함께 있는 펭귄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둘러본 후 우리는 다음 일정 때문에 해가 지기 전에 족자카르타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