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야기[645] 초다대사(炒茶大師)가 법제한 서호용정(西湖龍井) 2.
<초다대사가 법제한 서호용정 1에서 이어짐>
사봉산(獅峰山)은 좌우의 날개가 두텁게 좌청룡우백호처럼 에워싼 가운데 중앙으로는 마치 용처럼 길게 주맥이 흘러내렸는데, 우리가 오르는 길은 그 주맥위에 있었다. 등에 땀이 솟을 정도로 걸었을 때 그곳이 서호용정차(西湖龍井茶) 군체종자원보호구(群体種資源保護區)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었다.
[차밭 사이에 있는 서호용정차 군체종자원보호구임을 알리는 표지석]
차 품종에서 군체종(群体種)이라고 하면 옛날부터 내려오던 재래종을 가리키는데, 이를 노품종(老品種)이라고도 한다. 바로 이 군체종으로부터 여러 가지 개량종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국차품종개량이라고 이해해도 된다. 다른 차에서는 군체종을 최고로 평가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사봉용정에서는 군체종을 귀하게 여기며, 차를 즐기는 이들은 군체종으로 만든 것을 더 좋아한다. 군체종은 비록 산출량은 적지만 가뭄 등에는 피해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가던 서자강(徐自强) 초다대사(炒茶大師)가 자기 차밭의 일부라며 왼쪽 산비탈의 차밭을 가리켰다. 모두 군체종 차나무로 한 그루씩 둥글게 손질이 되어 있었다. 차나무 수령은 70년 이상이라고 했다.
[서자강(徐自强) 초다대사(炒茶大師)의 차밭 일부]
서호용정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용정(龍井)43호이다. 이 품종은 전 절강농대 육종학과(育種學科) 류조생(刘祖生) 교수가 개발한 신품종으로 1976년부터 재배되기 시작했고, 1987년 국가급우량품종으로 인증 받아 보급된 것이다. 용정43호는 관목형에 찻잎이 중간정도인 중엽류이다. 찻잎은 견고하며 향기가 뛰어나다. 발아능력이 우수하고 병충해에 강해서 산출량이 많으며, 차를 만들면 모양이 일률적인 장점이 있다. 항주의 용정차는 90년대부터 이 품종으로 바꿔서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 사봉산의 용정43호는 울타리처럼 관리가 되어 있어서 둥글게 손질된 군체종과 한눈에 구분이 되었다.
[내려가며 본 차밭. 한 그루씩 둥근 모양이 군체종이고, 울타리처럼 손질된 것이 용정43호]
차밭의 끝부분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며 보니 거의 개량종 43호가 차지하고 있어서 군체종이 귀한 차나무가 되고 말았음을 알았다. 중간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쉬며 사봉산 전체를 둘러보았는데, 눈대중으로 봐서는 군체종이 사봉산 차밭의 2~3% 정도로 보였다.
항주의 서호용정차 1년 생산량은 550톤 정도이고, 사봉산의 용정차 1년 생산량은 약 30톤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 군체종으로 생산되는 사봉용정은 1년에 100kg을 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중간의 정자에서 잠시 쉬며 차밭을 살피던 모습]
전설의 우물인 용정(龍井)을 보기 위해 차밭 사이의 좁은 길로 가노라니 활짝 개화한 차꽃이 향기를 선물로 주었다. 좀 더 내려가 관광객들이 다니는 큰길에 이르니 ‘항주시도시농업시범원구(杭州市都市農業示範園區)’라고 새긴 표지석이 보였다.
[차꽃이 핀 모습]
[큰길가에 있는 항주시도시농업시범원구(杭州市都市農業示範園區)라고 새긴 표지석]
그곳으로부터 한참 마을길을 걸어 끝에 이르니 노용정(老龍井)이라고 새긴 돌문이 서 있었다. ‘용정촌(龍井村)’이라고 새긴 나무문이 있던 낭당령고개 밖에도 용정촌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그곳에도 용정(龍井)이라는 우물이 있다. 그래서 바깥의 우물을 신용정(新龍井)이라고 하고, 옛날부터 내려오던 우물을 노용정(老龍井)이라고 한다.
[노용정 입구에 있는 돌문]
<다음에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