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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엥카 성곽 도시(Historic Walled Town of Cuenca)
보존 상태가 뛰어난 중세의 요새 도시로 도시 경관을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자연을 아우르는 건축으로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을 창출한 ‘성곽 도시’이며, ‘경관 도시’의 원형으로 간주된다. 요새 안에는 공간이 부족해 강의 계곡에 걸터앉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독특한 토착적 건축 양식을 탄생시켰다. 무어인이 스페인을 정복하면서 성곽 도시로 건설한 이곳은 카스티야가 점령한 이후, 생산거점이자 행정, 경제권의 중심지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6세기에 섬유산업과 교역의 중심지로 전성기를 맞으면서 교회와 수도원의 높이 솟은 탑들이 지배하는 요새화된 Upper Town은 폐쇄되고 밀집된 중세의 도시 공간으로 발전했으며, Lower Town은 개방되고 정돈된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17세기 초에 섬유산업이 붕괴되면서 경제 위기가 닥쳤고, 인구 또한 급격히 줄었다. 쿠엥카는 수도원과 같은 도시가 되었으며, 바로크 양식의 건축이 도시 경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17세기 말부터 서서히 도시가 부활의 조짐을 보였지만, 도시의 여러 구역의 기능을 분리하는 과정이 중단되면서 18세기 말에 도시는 퇴보했다. 고대의 건물들은 붕괴되거나,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철거되었다. 부유한 거주민들은 사실상 이 역사적인 성곽 도시 내부를 버렸고, 이곳엔 노동자 계급과 수도원만 남았다. 1920년에 들어서야 쿠엥카 시민들의 의식이 달라졌으며, 1940년 이후 체계적인 보존과 복원 계획이 시행되었다. 이곳은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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