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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12.14~12.22 동유럽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후기

작성자알렉산드라|작성시간24.01.09|조회수358 목록 댓글 5

해가 진 후의 비엔나는 너~무 로맨틱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비엔나 크리스마스 마켓은 뉘른베르크보다 생기발랄한 분위기였어요. 온통 조명으로 장식된 비엔나 시청사와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 오색현란한 조명, 놀이기구와 아이들 웃음소리, 따뜻하고 향긋한 뱅쇼... 여기는 천국일까요? 

 
 
와~ 시내 한복판에 저렇게 거대하고 근사한 사원이 있다니요. 밤에 보는 슈테판 사원(Domkirche St. Stephan)은 웅장함을 넘어서서 고귀함이 느껴져 넋을 잃고 봤어요. 오스트리아 최대의 고딕양식 건축물이자 오스트리아의 중요한 역사마다 산 증인의 역할을 한 슈테판 대성당은 모짜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도 모두 이 곳에서 치러졌다고 하네요. 우리는 슈테판 성당과 게른트너 거리(Karntner strasse)를 짧게 느껴보고 내일 밝을 때 다시 오기로 하고, 비엔나 전통 음식 호이리게(Heurige) 맛집으로 향했습니다. 호이리게는 소시지, 햄, 치킨, 감자, 채소 절임 등이 플래터처럼 나오는 음식인데 와인 안주로 딱이었어요~

 
 
 
여행 7일째 비엔나의 아침은 부슬부슬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어요. 이상하게 한국보다 더 따뜻하다 했더니 이제 동유럽 날씨 같네요. 눈이 내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만은 기온이 높은 탓에 비로 내리나 봅니다. 숙소가 비엔나 시내에 있다보니 조식 후 아침 일찍 슈테판 성당이 있는 시내로 나왔어요. 낮에 보는 대성당은 뾰족한 첨탑과 사람이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만큼 섬세하고 정교한 외벽 조각과 각종 천장 타일이 경이로움을 자아냈습니다. 어떻게 그 옛날 장인들은 이런 건축물을 완성해냈을까요? 그리스교 역사상 최초의 순교자로 기록된 슈테판의 이름을 딴 이 곳은 사암으로 지어져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검게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거뭇거뭇한 외벽이 건물을 더 웅장하고 근엄하게 보이게 하네요.
 
 

 
 
슈테판 성당이 가장 잘 보이는 야외 까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한잔 시켰습니다. 비오는 날 아침 비엔나에서 모닝커피라니요..매일매일이 비현실적입니다. 우리는 비 맞으면서 사진찍고, 수다떨고, 쇼핑도 하고 그렇게 한참을 비엔나 부띠끄 거리를 걸었어요. 비도 더 많이 내리고 바람도 더 많이 부네요. 얼른 쉔부른 궁전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아름다운 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쉔부른 궁전(Schloss Schönbrunn)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으로,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궁전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여러 차례 개조와 증축을 거쳐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 Walburga Amalia Christina) 때 현재의 화려한 로코코 양식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 총 1,441개의 방 중 45개만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해요. 각 방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각종 회화와 가구, 도자기 등의 테마로 꾸며져 있어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위를 계승한 여왕이자 18세기 유럽의 왕권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와네트(16명 자녀 중 15번째)의 어머니인 마리아 테레지아에 대해 미리 공부를 하고 간다면 쉔부른 궁전이 달리 보일 것 같습니다~ 사진 촬영이 금지라 쉔부른 궁전 사진이 없네요. 
 
 
궁전 뒷뜰에서 자그맣게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있었습니다. 출출해서 간식을 하나 사먹었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이름은 모르겠는데, 생긴거는 프레츨처럼 생겨서 맛은 패스츄리랑 크로와상 섞은 맛이었어요. 또 먹고 싶당... 쉔부른 궁전 바로 앞에 레스토랑에서 슈니첼을 마지막 식사로 하고 오스트리아를 떠났습니다. 이 곳도 평점도 좋고 아주 유명한 식당이었어요! 

 
 
 
 
부다페스트(Budapest)로 넘어오니 컴컴해졌습니다. 세계 3대 야경(파리, 프라하, 부다페스트) 중 하나라고 하는 다뉴브강
(Danube, 독일어로 도나우강 Donau) 유람선을 타러 갔습니다!! 300인승 3층 유람선을 우리 15명을 위해 통째로 빌렸대요~ 카이님 이리 통큰 남자였나? ~~ 겁나 멋져!! 
 
유람선에서는 요한 스트라우스(Johann Strauss)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An der schönen blauen Donau der)"이 흘러나오고, 눈 앞에서는 국회의사당(Országház), 세체니 다리(Széchenyi Lánchíd), 에르제베트 다리(Erzsébet híd), 황제의 다리 등등...멋진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는데, 특히 국회의사당은 궁전이 불타고 있는 것 같았어요. 다뉴브 강바람은 매서웠지만, 겨울의 부다페스트는 사(死)의 찬가로 불리는 셰레시 레죄(Seress Rezső)의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처럼 뭔가.. 허무하고, 쓸쓸하고, 슬프고, 적적한 아름다움이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다뉴브강 위로는 대형 크루즈들이 많이 다니고 있었는데요. 다뉴브강이 독일에서 시작해서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등 많은 나라에 걸쳐 흐르고 있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뉴브강 크루즈 여행도 좋을 것 같았어요. 

 
 
이 어리고 순수한 우리 서원이는 이모가 만세하고 찍자하면 만세하고, 이모가 점프하자고 하면 점프하고... 귀여워 죽겠어요.ㅎ

 
 
 
카이님~ 숙소 뭐에욧~~~ 꺄~~~악!!! 나 신혼여행 왔어??? 다뉴브 강변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엄청나게 근사한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됐어요~~ 저 한국 안갈래요!! 마지막 밤이라니.. 아쉬운 마음에 호텔 1층에서 한잔 했지요. 호텔 직원의 유려하지만 못알아듣는 말솜씨에 넘어가 우리는 전부 브랜디를 한잔씩 마시고 나서 맥주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매 끼니마다 맥주와 와인과 커피를 사주신 낭만자객님, 여울이님, 구리구리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제 후기 읽고 힘내셔서 열심히 돈벌어서 다음에 또 사주세요^^

 
카사장님이 머라머라하는 거 같은데, 기억 하나도 안남.ㅎ 그냥 즐거웠다는 거 밖에.ㅎㅎ~~ 뭔가 사장님과 직원 분위긴데? 사람들이 내보고 자꾸 직원이냐고 그런단말야!! ㅎㅎ

너무 신나서 술마시고 밖에 뛰어나가서 호들갑떨었어요. 세상에~ 우리가 지금 다뉴브 강변에 있어요~~~~!! 아이들처럼 신이 나서 떠들고 있는 우리를 객실에서 멋지게 찍어주신 블루마린님 감사드립니다. 언니~ 담에 라면 끓여드릴께요^^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우리는 제 방에서 남은 맥주, 소주, 한국에 가져갈 술까지 꺼내서 다 마시고, 라면으로 마무리까지 하고나서야 새벽 늦게 잠들었습니다. (왼쪽부터 맑은하늘 자매님, 알렉산드라, 낭만자객님, 구리구리님, 여울이님, 써니님)
 
 
 
부다페스트에서 맞이하는 아침이자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하늘과 강이 눈부시게 아름다웠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글루미해지네요... 이게 헝가리의 매력인가봐요.

 
 
 
부다페스트는 남북으로 뻗은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왼쪽 지역을 부다(buda), 오른쪽 지역을 페스트(pest)라고 합니다. 우리 호텔과 그 근처 부다지역부터 둘러 보겠습니다. 부다페스트에 오면 꼭 들려야 하는 곳 부다 왕궁(Budavári Palota), 겔레르트 언덕 (Gellért-hegy), 어부의 요새에 왔습니다. 이 곳에서 내려다본 부다페스트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네요. 

 
 
 
세체니 다리에서 귀여운 꼬맹이랑 추억을 남겨봅니다. 순수한 천사는 손가락 펴서 가리키라하면 그렇게 하고, 알 수없는 표지판 글을 쳐다보라고 하면 따라서 해요. 서원아~ 너거 엄마보다 훨~씬 나이 많은 이모한테 언니라 불러줘서 고맙다. 니는 커서 뭐가되도 될끼다. 카이 회사 취직해라. 사람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드라~ ㅎㅎ 

 
 
헝가리에서 토카이(Tokaj) 와인 한병은 마셔줘야쥬~ 토카이 와인은 귀부 포도(곰팡이 핀 포도)의 발상지인 헝가리 토카이 지역 특산품이자 신의 물방울 4권에도 등장하는 최고급 와인입니다. 달달한 디저트 와인이라 드라이한 맛을 선호하시는 분은 익숙하지 않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비싸답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만찬은 토카이 와인과 함께한 헝가리 로컬 푸드였습니다.

 
 
이제 페스트 지역으로 넘어왔습니다. 영웅광장(회쇠크 광장, Hősök tere)에서부터 지금은 헝가리 농업 박물관을 겸하고 있는 버이더후녀드 성(Vajdahunyad vára)으로 가는 방향으로 걸어서 갔는데, 우리는 성까지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Gatehouse Tower 입구에서부터 예배당(Jaki Chapel)까지 길이 너무 이쁜 공원 산책로였어요. 여기는 겨울보다 봄이나 여름에 오면 호수와 수풀과 공원이 정말 이쁠거 같았어요. 다음에 헝가리를 한번 더 온다면 따뜻한 날 와서 세체니 온천도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마지막 장소입니다. ㅠㅠ 성 이슈트반 대성당(Szent István Bazilika) 앞 광장에서 마지막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고 헝가리를 상징하는 고추 모양 마그네틱도 샀어요. 옆에서 하고많은 것 중에 왜 고추 모양을 사냐고 뭐라 그럽니다. 내 맘이죠. 땡기는 걸 어떡해요? ㅎ 아쉬운 마음에 헝가리 와플을 하나 사서 우리는 또 넷이서 사이좋게 나눠먹었어요. 와플 만들기를 기다리는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호객행위를 좀 했더니, 브라더 3명이 모른 척 저멀리 떨어집니다.;;; 첫날 서먹서먹 눈인사만 하던 사이가 이젠 티격태격 아주 그냥 4남매처럼 친해졌는데,, 이제 곧 부다페스트 공항으로 가야합니다. 여행이 그렇지요뭐.. 친해질만하면 헤어지잖아요.ㅠ

 
 
후기를 쓰면서 2천장 가까이 되는 사진을 하나하나 보니,,, 우리 참 즐거웠네요. 평소 이런 표정을 지으며 살 일이 잘 없잖아요. 그래도 9일동안 모르는 사람끼리 동거동락하며 서로 챙겨주고, 걱정해주고, 아껴주며 가족처럼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건 여기 밖에 없는 거 같아요.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 오신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다들 좋은 추억 많이 갖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2년 전 처음 이 까페 여행에 왔을 때 공항 라운지도, 식당도 문 닫고, 면세점도 불꺼진 컴컴한 인천공항에서 밤 비행기를 홀로 기다리면서 괜히 부산에서 이까지 왔나,, 외롭게 출발하였다가... 열흘 뒤 한국 돌아올 때는 회원 대통합을 시전하며, 다같이 어깨동무를 하고 돌아왔어요~ 여행이 그렇잖아요. 서로 안맞으면 가족이랑도 싸우고, 친구랑도 절교하고 오고, 애인이랑도 헤어져서 오잖아요. ㅎㅎ 그런데 우리는 여행을 좋아한다는 공통된 취미 하나만으로 함께 하는 시간이 이토록 즐거울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제가 너무 깨발랄해서 혹여나 불편하셨던 분들도 계실 수도 있고, 자꾸 술마시자 그래서 귀찮은 분도 계셨을텐데, 그냥 천방지축 말괄량이인갑다하고 너그럽게 봐주신 거 깊게깊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 내내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제 친구가 되어주신 낭만자객님, 여울이님, 구리구리님 정말 마음깊이 고맙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내한테 잘해라~)
 
다들 2024년 올해도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여행은 우리가 만드는 거니까요~
 
날 좋은 날, 좋은 곳 어딘가에서 반가운 인연으로 또 만나뵙길 희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카이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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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낭만자객 | 작성시간 24.01.09 완결~!!
  • 작성자알렉산드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1.09 1호독자가되어준다고고생하셨어요~ 얼른주무셔요~ㅎ
  • 작성자★미스터카이 | 작성시간 24.01.14 마지막 부다페스트 호텔은 리버뷰까지 확정이 안되고, 출발하고 확정받아서 중간부터 마음이 편해진 마지막 밤이었어요. 잘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초밥집 간건? ㅋㅋㅋㅋ
  • 답댓글 작성자알렉산드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1.14 체스키 부데요비체 회전초밥집? ㅎㅎ 정부장님 자기 가이드인생 체코에서 스시집 가는 여행 첨본다고 느무 햄뽁해하심.ㅎ 우리보다 둘이 젤 좋아하셨음.ㅎ~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알렉산드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1.16 생일축하해요~ 노르웨이에서미역국은먹엇나몰겟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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