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송 숲
딱각발이 이발기로
씹힌 머리 아랑곳 않고
홀랑 다 밀어버려 허전한 까까머리
손바닥으로 매만지던
허허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고슴도치 가시 털 같던
그 산정(山頂)에
하늬바람 마파람 다 막아내느라
겨울 만도 한데
싸묵싸묵
키를 더하여
서로 어깨동무 울러메고
훌쩍 커버린 어른이 되어
오가는 이 다 지켜 보았을
그 해송 숲
하늘 높은 날은
발 뒷꿈치 들고 쪽빛 하늘 잡을 듯 올곧게 크는 꿈을 꾸고
맑게 게인 날은
퍼런 수평선에 손 담구며 푸렁물이 든 모습을 하고
생각깊은 망부석 마냥
수용산 자락 깔고 앉아
키를 더 해가고 있다.
- 2012.1.27. 詩木
* 수용산 : 고향인 완도 넙도의 최고봉(해발153m)/사진은 방축리쪽에서 촬영한 것으로 산자락만 보이고 정상은 보이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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