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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풍경♣이야기

늙은 소나무 / 김광규

작성자어느덧|작성시간24.07.25|조회수109 목록 댓글 0

늙은 소나무 / 김광규 

새마을 회관 앞마당에서

자연보호를 받고 있는 늙은 소나무

 

시원한 그림자 드리우고

바람의 몸짓 보여주며

백여 년을 변함없이 너는그 자리에 서 있었다

 

송진마저 말라버린 몸통을 보면

뿌리가 아플 때도 되었는데

너의 고달픔 짐작도 못하고 회원들은

시멘트로 밑둥을 싸바르고

주사까지 놓으면서 그냥 서 있으라고 한다

 

아무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해도

늙음은 가장 자연스러운 일

오래간만에 털썩 주저앉아 너도

한번 쉬고 싶을 것이다

 

쉬었다가 다시 일어나기에

몇 백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너의 졸음을 누가 막을 수 있으랴

 

백여 년 동안 뜨고 있던

푸른 눈을 감으며 끝내 서서 잠드는구나

가지마다 붉게 시드는 늙은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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