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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풍경♣이야기

사라진 동화마을 / 반칠환

작성자어느덧|작성시간26.06.12|조회수25 목록 댓글 0

사라진 동화마을 / 반칠환  

 

더 이상 불순한 상상을 금하겠다

달에는 이제 토끼가 살지 않는다, 알겠느냐

물 없는 계곡에 눈먼 선녀가 목욕을 해도

지게꾼에게 옷을 물어달 줄 사슴은 없느니라

 

아무도 호랑이에게 쫒겨

나무 위로 올라갈 일이 없을 것이며

나무위에 오른들

더 이상은 삭은 동아줄도 내려오지 않느니라

 

흥부전 이후

또다시 빈민가에 박씨를 물고 오는

제비가 있을 것이며

 

소녀가장이

밑없는 독에 물을 부은들

어디 두꺼비 한 마리가 있더냐

 

이 땅엔 더 이상 여의주가 남아 있지 않나니

한때 지구 자체가

푸른 여의주였음을 알턱이 없는 너희들이

삼급수에서 비닐 봉다리 뒤집어쓴 용이

승천하길 바라느냐

 

자아, 더 이상 철부지 유아들을 어지럽히는

모든 동화책의 출판을 금한다

아울러, 덧없이 붉은 네온을 깜빡이는 자들이여

쓸데없는 기도를 금한다

 

하느님은 현세의 간빙기 동안 취침중이니

절대 교회문을 시끄럽게 두들기지 말거라

너희가 부지런히 종말을 완성할 때 눈을 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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