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마지막주 토요일, 26일 오케스트라가 찾은 곳은 북한산 산성을 따라 계곡따라 물길따라 삼천사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처음 공지에는 ‘북한산 계곡따라...’ 였는데 다녀와서 보니 북한산성길 옆 계곡, 물길따라 걷는 길이었습니다. 북한산으로만 대표되고 산성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이미지가 공지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네요.
6월 넷째주 토요일은 오케스트라 회칙에 의하면 총회를 열어 다음 기수 운영진을 뽑는 날, 작년에는 이말산-은평한옥마을-진관사-마실길-내시묘역길-북한산 입구로 30여 분이 모여 함께 즐겁게 걷고 총회도 성대하게 치른 기억이 생생합니다. 벌써 1년, 올해는 코로나 백신 접종 등 막바지, 지난해 연말 송년회도 안했는데 굳이 총회를 강행할 일이 없어 보통의 토요걷기로 대체했지만 26일이 다가올수록 아쉬운 마음이 마음 한 켠 커지더군요.
북한산성길, 걷는 코스나 시간을 보면 출발장소인 북한산 효자동파출소에서 오후 1시에 모여 출발해야 하는데 기운이 빠져서인지 1시 홍제역에 모여 버스를 타고 출발장소로 갑니다. 이 실수로 귀중한(?) 30분을 날렸습니다. 뭐에 홀린 것처럼 출발시간은 북한산 기준이어야 했는데 홍제역이라니... 깃발 생활 30여 년은 아니더라도 이제 8년차인데 아주 드믄 실수를 했습니다.
이번에 걸은 코스는 오케스트라에서 자주 가는 이말산-은평한옥마을-진관사-북한산 코스의 역순과 같은 곳, 지난 5월 19일 부처님오신날 진관사-백화사 가는 길, 삼천사가 눈에 띄자 피피사랑님이 걸으시면서 화두를 툭 던집니다.
“매번 가던데만 가지말고 삼천사 같은 새로운 곳도 가자고...”
이 화두를 안고 고민하길 한달 여... 사실 북한산성에서 삼천사계곡길은 아주 오래전에 갔는데 중성문 가기도 전에 같이 간 일행이 다쳐서 그분을 119산악구조대에 안내 하느라 중도에 돌아온 기억, 지도를 보고 여러 자료를 봤지만 중성문-부왕동암문-삼천사계곡의 전체적인 난이도 및 계곡의 특성은 사전답사 아니면 알 수 없는 곳, 난감했습니다. 시간은 다가오고 갈데도 마땅치않고 더운 날의 연속, 주중에 소나기, 이 정도면 계곡에 수량도 풍부하고 알탕이든 탁족이든 물놀이 할 수 있어 그냥 공지올렸습니다. 모르는 길(?)이지만 여러 명이 함께 가면 누군가 알 것이고 몰라도 즐겁게 걸을 수 있다는 용감무식함의 발로 였습니다.
시작부터 좋았습니다. 효자파출소부터 시작, 조금 걸으니 낙화 진행 오케스트라가 북한산 가면 뒷풀이 장소로 꼭가는 산들애보리밥상집 가는 길의 멋진 카페가 떡하니 나타납니다. 익숙한 곳을 거꾸로 가면 신선해 보입니다. 다들 여기가 거기냐고? 익숙한 곳 낯설게 하기는 공간을 재배치 하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죠. 그 길을 통해 북한산성 입구에서 치누정님을 만나 북한산동역사관 가는 무장애순환길로 갑니다. 가는 길 원효봉, 노적봉 가는 길이 나오고, 북한상동역사관을 지나 중성문으로 올라갑니다. 중성문 가는 길,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올라가고, 중성문루 아래서 한참을 쉬어갑니다.
중성문에서 부왕동암문 가는길, 부왕동암문만 지나면 삼천사(계곡)까지는 내내 내리막길, 당연히 올라가는 길이지만 많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힘들지 않게 올라가서 우리 일행에게 ‘여기가 정상’이라고 외치니 먼저 와 쉬고있던 산악회 사람들이 “여기는 정상이 아니다”라고 알려줍니다. 그래서 낙화가 말했습니다. 우리 수준에서는 ‘정상’이라고... 북한산성 입구부터 중성문을 거쳐 부왕동암문까지 참 쉽게 올라왔습니다.
올라가는 길, 피피사랑님이 공지에 부암동암문이라 해서 종로구 부암동인줄 알았다는 등 수화님은 시간이 안맞으면 부암동에서 중간합류 할 생각이었다는 등 공지에 잘못 기재한 것을 가지고 낙화를 내내 타박하더군요. 피피사랑님은 한걸음 더 나아가 “홍제역 출발은 깃발의 편의”라면서 연신내역이나 의정부나 서울 동북부에서 출발하는 단원들을 위해 북한산성 쪽에서 모여야 함을 역설하더군요. 묵묵히 듣기만 했습니다. 생각외로 힘들지 않고 신록과 계곡, 물길만 따라와서 긴장이 풀어지고 모든 것이 이뻐보여서 낙화를 구박하고 타박해도 흐뭇한 웃음만 나오더군요. 출발시간부터 실수한 낙화가 할말도 없고...
부왕동암문을 통해 내려가는 길, 중취봉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라 그런지 가파르더군요. 길이 험해서인지 계곡도 없고, 계곡이 있는 곳에는 물이 많지 않았습니다. 물론 밑으로 내려가면 물이 많겠지만, 바위산을 한참이나 내려와야 했습니다. 만약 삼천사에서 출발했으면 상당히 힘든 길, 원성이 높아졌을 것을 생각하니 식은 땀이 주르르 흐릅니다. 조금 힘든 길인데, 중간에 내려오니 탁 트인 전망 속 북한산의 사모바위, 비봉, 향로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설악산 만경대를 옮겨 놓은 풍경, 순간 감동했습니다. 전혀 생각지 못한 풍경, 풍경 좋은 가파른 너른바위에서 오래 오래 쳐다봅니다. 니키타님 보고 올라와서 풍경을 보시라고 했더니 니키타님은 25살에 대청봉 올라간 여자라고 큰소리 치시더군요. 북한산 연봉을 본 순간, 모든 피로도 사라지고, 깃발의 보람과 자부심이 넘쳐납니다.
피피사랑님에게 내내 구박을 받아서, 은근히 오늘 길 멋지고 편안하지 않냐고 은근슬쩍 자랑(질)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피피사랑님 한마디... ‘얻어걸린 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길, 멋진 풍경이 나오는 길을 ‘얻어걸린 길’이라고 하니... 삼천사에 도착 전, 물놀이도 하기 전이라 아무 소리 못하고 삼천사로 가는 길을 재촉합니다.
오후 1시 30분 출발, 길이 좋고 풍경도 좋고 부왕동암문 올라가는 길 많이 쉬었더니 어느덧 6시경... 낮이 가장 긴 하지 지난지 얼마 안돼 해는 중천에 걸렸지만 많이 늦었습니다. 이 시간이면 끝나는 지점이야 했는데.... 이윽고 삼천사에 도착, 사진을 찍고 내려가는 길 길 음식점들이 조성한 계곡물에 발만 담그고 잠시나마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은평한옥마을에 도착하니 7시경... 평소 걷기보다 많이 늦었지만 참가자분들 모두 길이 좋고 편안해서 힘든 줄 몰랐다고 하시더군요. 물론 의례적인, 깃발의 고생을 감안한 덕담이 대부분이지만, 낙화 스스로 매우 만족한 길, 아무 탈없이 고생 많이 안하고 걸은 길이라 뿌듯했습니다.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오늘 같이 ‘얻어걸린 길’을 생각합니다. 사전답사도 없이, 옛 기억과 지도만 보고 걸은 길이지만,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걷는다는 자체가 행복하고 신나는 길... 다음에는 더 멋진 ‘얻어걸린 길’을 기대합니다.
많은 깨우침(?)을 주신 피피사랑님, 멀리 제주도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오신 선라이스님, 함께 걸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북한산성 입구 무장애순환길로....
지도를 유심히 보시면 현위치 중심 지도의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한바퀴 빙 돌아가는 길입니다.
수화님 샤론님 피피사랑님 치누정님
원효봉이 웅장하게~~
가평 계곡보다 더 멋진 곳...
물도 많습니다.
북한산성 계곡길..물반 숲반의 길로...
선라이스님 산루이스님 치누정님
이런 평탄한 길을 오래 걷습니다.
쉬는 시간...
니키타님과 수화님
샤론님
선봉사... 아기부처 돌상이 재미있게..
가을에 오면 더 멋질 것 같아서 미리 한장
중성문입니다. 이름 그대로 북한산성 내성과 외성의 경계
중성문 앞에서...
수화님
니키타님
샤론님
부왕동암문 가는 길...
갈림길
부왕동 일대는 승려군대가 머물던 곳... 승병들은 국가 위기시 큰 역할을 했습니다. 부왕(扶王)이라 함은 왕을 도운다는 의미
글자를 새긴 큰 바윗돌 앞에서...피피사랑님
수화님
니키타님
예전에는 승려부대 중심의 큰 절이 있던 곳
부암동 암문 설명문
바로 위 풍경은 설악산 만경대 풍경인데... 니키타님과 샤론님 올라 오시라고 해도 너무 가파른 바위라서...
피피사랑님이 옆으로 찍은 사진... 경사가 상당히 가파른 곳입니다.
죽여주는 전망... 이것 하나만으로도 낙화는 만족...감동 받은 곳입니다.
산루이스님
너럭바위에서... 이 정도 가파른 경사가 있는 곳은 수락산에 있죠~~
니키타님이 표지판을 유심히 보네요. 다음에는 대남문 코스?
북한산성과 함께 한 오래된 나무 앞에서...피피사랑님이 갸날퍼 보이네요~~
멋진 모습~~ 산루이스님
드디어 삼천사 앞에서... 수화님
치누정님
니키타님이 햇살 들어오는 곳이라며...
삼천사의 자랑 마애여래입상
설명문
샤론님
북한산은 원래 이름이 삼각산입니다. 북한산 일대 모든 절들은 삼간사 **사 라고 하죠.
니키타님 샤론님 치누정님 선라이스님
삼천사 계곡에서 물놀이...
피피사랑님
물놀이 안햇으면 꽃뜰님이 엄청 실망햇을 것~~
니키타님과 샤론님
마지막 걸어 내려오는 길에서...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이프 작성시간 21.06.28 앵콜~!! ^^
부러움 가득 후기를 봤네요.
북한산은 갈때 마다 감탄하게 되는 서울에서 가장 멋진 산이라고 생각해요..
낙화님 수고 많으셨어요~ ^^ -
작성자곰이네 작성시간 21.06.28 드뎌 낙화님.북한산 접수하다~~^^
기대만땅 입니다 ~^^ -
답댓글 작성자낙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1.06.29 북한산 둘레길 완주하신 곰이네님은 고수, 낙화는 하수일 뿐입니다.
어여 곰이네님 깃발 드세요~~ 낙화가 쫄랑쫄랑 쫒아갈렵니다~~ -
답댓글 작성자곰이네 작성시간 21.06.29 ㅋ낙화님.그럼 합동으로 북한산 가볼까요.이번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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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낙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1.06.29 곰이네님이 앞장 서시면 무조건 무조건입니다~~ 단원들의 기대가 쓱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