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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고구마 캐는 날(141004)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14.10.05|조회수22 목록 댓글 0

올해 민통선은 예년보다 좀 빨리 고구마를 캡니다.

연휴를 맞이하여 달려가서 고구마 덩쿨을 걷어내고 비닐을 벗긴 다음

궁둥이 방석을 달고서 호미로 문화재 발굴하듯 조심조심 고구마를 찾아냅니다. 

 

5월초에 모종을 심었으니 약 5개월만에 수확을 하는군요.

빠알간 몸매를 드러내는 고구마의 모양새도 갖가지입니다.

큰 놈은 구워먹기에 좋고 아주 작은 고구마는 형님이 좋아하지요.

2고랑에서 대여섯 박스가 나왔으니 농사가 잘 되었습니다.

 

누나는 동생이 좋아하는 콩잎장을 담아준다고 콩잎을 열심히 따고,

김회장님 사모님은 또 고구마 캐기에 열중합니다.

 

김장배추가 잘 자라고 있는지 가보니....

모든 배추에 구멍이 뚫렸네요.

작고 까만 배추벌레가 아주 포식을 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보이는대로 잡았지만 아차 하면 동그르르 밑으로 떨어져 배추잎 사이로 들어갑니다.

 

누렇게 가을이 물들어가는 텃밭은 풍성하기도 하지만 쓸쓸한 마음도 전해집니다.

 

시들어가는 풀섶을 뒤져보면 의외로 열매들이 나타나기도 하지요.

까치에게 많이 빼앗기기도 했지만 그래도 건질게 있습니다.

 

함께 배추를 심은 허안드레아가 회장님의 농약통을 짊어지고 벌레 퇴치에 나섭니다.

정말 친환경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들깨도 누렇게 물들어갑니다.

이제 때가 되었다면서 회장님이 낫으로 하나하나 베기 시작하네요.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고구마를 캐면서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가 정겹습니다.

 

범같은 두 아들도 주말에 달려와서 농사일을 거듭니다.

다음주면 들깨 타작이 시작되겠지요.

 

점심을 먹다가 문득 쳐다본 가을하늘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 풍성하고 찬란한 가을은 또 금방 지나가겠지요.

 

붉은 팥도 알이 아주 토실토실합니다.

알맹이가 작을수록 손이 많이 가지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마당 한켠에는 절로 떨어진 갓나물이 엄청 크게 자랐네요.

가을을 수확하는 농부의 손길이 바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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