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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들깨 타작(161015)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16.10.16|조회수152 목록 댓글 0

금요일날 이냐시오 축일(10/17) 행사를 앞당겨 하느라 술을 꽤나 마셨더니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 식사하고 컴앞에 앉아 있었다.

오후에 강남 예식장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민통선 정회장님 전화가 왔다.

"저기 오늘 들깨 터는데 좀 와주실 수 있나요???"(사모님)

"아, 그래요? 저 예식장 가야 하는데..."

축의금을 대신 부탁하고 허안드레아 연락하니 갈 수 있단다.


해서, 부라부랴 출발하여 12시 넘어 도착하였다.

밭에는 회장님이 벌써 들깨를 운반하고 계신다.


회장님밭 김장용 배추가 아주 잘 되었다.

한눈에 봐도 500포기가 넘을 것 같은데...

해마다 날 잡아서 형제 아들 며느리들이  한꺼번에 모두 김장을 해서 나눠 가져간다.


배추가 엄청 깨끗하고 상태도 좋아보인다.

사모님께 김장하고 나서 김치통에 2개만 파시라고 하니 흔쾌히 수락하신다.


고추는 아직도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서리가 오기 전에 풋고추를

지인들에게 따가라고 하신다.


이 풋고추는 따서 팔아도 되지만 인건비도 안나오기에 인심을 쓰는 것이다.

간장에 절여서 일년 내내 먹어도 좋고 밀가루 묻혀 쪄말리면 튀김용으로도 짱이다.


12시가 넘었기에 점심부터 먹고 하기로 한다.

회장님댁 마당에는 도토리가 널려있는데 집집마다 풍경이 비슷하다.

도토리묵을 만들 전분을 내기 위함이다.


옆에는 또 햅쌀을 찧기 위해 가을 햇볕에 벼를 말리고 있다.


점심상은 회장님 좋아하시는 육회와 간장게장, 무청 김치,

그리고 만두국에 막걸리가 반주로 나왔다.


식사하고 커피 한잔 마신 후 바로 밭으로 출동하였다.

밭을 평평하게 고른 다음 갑바를 깔아놓았는데 들깨를 도리깨로 털어야 한다.


도리깨질은 어릴 적에 해본 경험이 있어서 잘 하는데 다만 지구력이 문제이다.

서툴게 하면 도리깨 날개에 자기 몸을 다칠 수도 있다.


허안드레아도 민통선 출입 3년차로 꽤나 익숙한 솜씨이다.


파란옷의 둘째 아들이 합류하니 진도가 팍팍 나간다.

그는 거의 스윙머신 수준인데 골프도 엄청 장타를 자랑한다.

먼저 두 줄로 들깨단을 쭈욱 펴 널고서 골고루 도리깨로 두들긴다.

다음은 그것을 모두 뒤집어서 또 한번 두들기면 들깨알이 모두 튀어나온다.


떨어진 들깨잎을 걷어내는 일은 주인장 몫이다.


10분간 휴식시간은 꿀맛이다.

날이 엄청 더워서 땀도 나고 낮술 한 탓으로 힘도 더 든다.


피로와 갈증을 해소해 주는 막걸리가 반갑기만 하네.


밭에 널린 들깨를 외발 손수레로 계속 운반해 와야 한다.

회장님은 어깨에다 울러메고 운반하는데 80 고령인데도 젊은이 못지 않다.


계속해서 널고 두드리고 뒤집고 또 두드리고 치우고...


해가 서산에 걸릴 무렵에 오늘 작업이 마무리 된다.

전체의 2/3 정도를 다 털었다.

이 곳의 들깨를 퍼담고 나서 바닥 갑바를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하는데

이 또한 주인장이 하시기에 우리는 황토밭 고구마캐러 이동하였다.


남은 곳이 여기인데 내일 비가 오지 않으면 오전중에 다 정리될 듯...

오늘 개인 일정이 취소되긴 했지만 꼭 필요할 때 일손을 보태게 되어서 마음은 뿌듯하다.


전날 허파 밭에서 캔 고구마가 거의 바윗돌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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