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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한국인의 밥상(170830)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17.08.31|조회수44 목록 댓글 0

올여름 휴가는 동남아행이다.

글자 그대로 동네에 남아있다는... ㅠㅠ

동행자도 없어 10시가 넘어서 혼자서 민통선으로 부르릉 달렸다.

깻잎 좀 따고 대파 먹을 만큼 뽑고 참외, 수박줄기 걷어내고

자두 살구나무에 엉킨 덩쿨들 잘라내고...

12시 넘어서 점심도 어중간하고 해서 회장님댁에 가보니 혼자서 고추 꼭지를 따고 계신다.

옆에 앉아서 재빠른 손놀림으로 고추 꼭지를 모두 따고나니 회장님 말씀이...

"아이구, 오늘 마누라한테 점수 좀 땄다" 하신다. ㅋㅋ


못이기는 척 점심상에 앉으니 세상에 완전 한국인의 밥상이네.

막걸리 옆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지 튀김, 깻잎 무침, 오이지, 부추김치, 열무김치,

돼지고기 찌개, 순무김치, 가운데는 오이 소박이...

게다가 밥은 또 햅쌀처럼 어찌나 고소한지...

더불어 막걸리 한잔 곁들이니 세상 부러울게 없도다. ㅎㅎ


집뒤에 있는 밤나무도 열매를 충실히 키우는 중이다.


저 밤송이야말로 진정한 가을의 전령사가 아닐까 싶다.

밥값 하느라 고추 건조기에 채반을 모두 올려주고,

쪽파 심을 밭에 비닐 씌우고 나니 또 깻잎을 따가라 하시며 보태주신다.


집앞의 호박도 하나 가져가라 하시네.

껍데기는 검어도 속은 노랗고 맛있다고...

노란 호박은 애호박이 늙어서 단단해 진것...

밤송이와 함께 누런 호박도 가을이 왔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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