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어르신들이나 수도원 대파를 보면 엄청 굵게 다 자랐는데,
내 농사는 아직도 손가락 굵기로 미흡하다.
이유를 살펴보니, 너무 밀식한데다 물과 영양이 부족한 탓인 것 같다.
중간 중간의 대파를 모두 뽑아내고 마른 잎줄기도 걷어주었다.
복합비료를 뿌리고 도랑물을 떠다가 부지런히 부었지만 땅이 젖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그런데 처음 모종 심을 때보다 포기수가 엄청 늘어난 것 같으니 이 무슨 조화일까.
솎아낸 대파를 병든 고추 뽑아낸 고랑에 비료와 퇴비넣고서 한 줄로 뉘어 심고
물도 부어 주었다.
서리 내리기까지 한달여동안 얼마나 더 커줄지 의문이지만 넓직한 자리로 이사시켜 주니까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
무농약으로 키우기에 한겨울에도 베란다에 흙담은 스치로폴박스에 대파를 심고서
겨우내내 조금씩 뽑아먹으면 최고다.
1주일전에 꽃대와 함께 베어낸 부추가 꽤 줄기를 키우고 있다.
다음주에 추석용으로 누나가 쓴다해서 또 도랑물을 열심히 떠다가 뿌렸다.
가을을 알리는 나팔꽃이 앙증맞다.
처음부터 크기가 같은 고욤도 색이 변하고 있다.
가을에 제 철임을 알리는 꽃들이 곳곳에서 인사한다.
한 때 세상이 정신없어서인지 초여름에도 꽃을 피우던 코스모스가
제 철에 피워주니 역시나 반갑기만 하다.
숭어떼도 한강을 거슬러 가을 소풍을 가는가보다.
다음주에는 고구마를 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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