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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들깨밭 농활(171021)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17.10.23|조회수84 목록 댓글 2

미리 베어놓은 들깨가 잘 마르면 들깨 타작을 해야 한다.

매년 해오던 일인데 토요일로 날이 잡혀서 동료들과 함께 일찌감치 출발하였다.

회장님댁 창고뒤 감나무에는 예년처럼 주렁주렁 많이도 달려있다.

잘 익은 홍시 몇알을 따서 입에 넣으니 꿀보다 더 달다.


벼 수확도 마치고 도정을 시작하여 햅쌀을 3명이 한 포대씩 구입하였다.


이 동네 또 하나의 부수입은 도토리가루를 만들어서 파는 일이다.

도토리 껍질을 까서 방앗간에서 갈아온 다음 물을 부어서 전분을 만들어 말리면 된다.

그 전분가루에 6배의 물을 부어서 지근덕하니 끓이면 도토리묵이 완성된다.


홍합을 사갔더니 대파와 쑥갓을 넣고 사모님이 끓여주신다.

근데, 들깨는 너무 말라서 그저께 모두 털었다고 하시네.

마늘밭 만들기를 부탁할까 했는데 그건 기계로 땅을 갈아야겠다는 회장님 말씀...

갑자기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 쿵야~~~


우리들의 텃밭으로 와서 눈에 보이는 호박을 모두 땄다.

서리가 내리면 호박은 모두 얼어버려서 못쓰게 되기 때문이다.

낼모레 월요일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다.


무우도 보니 일주일새 폭풍성장을 하였다.


호박은 끝까지 열매를 맺어주니 고맙고도 안쓰런 마음이다.


순무도 제법 모양새를 갖추었다.

이 곳의 순무는 하우스재배를 안하고 모두 제 철에 노지 재배만 하므로

강화 순무보다 훨씬 향도 강하고 맛이 좋다.


올해 생강농사가 제일 잘 되었다.


대파는 가뭄때문인지 품종이 달라서인지 크기가 좀 부실하다.


회장님이 조만간 들깨를 태운다고 김장꺼리 옆에 있는 들깻단을 멀찍이 옮기라 하셔서

열심히 날랐다.


그 일을 마치고 보니 고랑마다 잡초 방지용 비닐이 쫙 깔려있길래 그거라도 걷어내고

밥값을 하기로 하였다.

먼지 풀풀 나는 비닐 걷기는 사진을 못찍었는데 흙이 쌓여 있어서 자주 비닐이 찢어져

그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검은 비닐을 모두 걷어내었다.

아래 사진은 3명이 김장꺼리로 심은 배추, 무우, 순무, 갓, 쪽파들이다.

배추와 무우, 순무를 솎아와서 김장까지 먹을 겉절이 김치를 담갔다.


회장님댁에서 기대도 않은 들깨밭 비닐걷기를 모두 했다고 하니 엄청 놀라면서

한편으로 고마워하신다.

햇 순무로 담은 순무김치인데 얼마나 맛이 좋던지 국물까지 싹 비웠다.


민통선에서 받은 한국인의 밥상 차림이다.

특이한 것은 애호박에 아무것도 묻히지 않고 그냥 전으로 부쳐낸 것이다.

하여간 막걸리에 고봉으로 떠준 햅쌀밥과 반찬을 싹쓸이 했더니 회장님이 매우 흡족해 하신다. ㅋㅋ


오전에 사모님이 도토리 주우러 갔다가 휴대폰을 분실했다고 해서 식사후 모두 산으로

정찰을 나갔다.

10여분 오른 후 휴대폰 소리가 들려서 쉽게 찾았다.


그 소식에 회장님이 또 한잔 하자고 반찬을 꺼내시네.

두부조림과 밴댕이젓갈로 소주 2병을 뚝딱!


팔순이 넘어서도 경운기 몰고 소주를 매일 1-2병씩 드시는 회장님...은

젊은 친구들이 와주니 고맙다 하시고, 우리는 고향의 형님과 아저씨 같은 분이

인정을 베푸시니 고맙고...

다음주에도 당연히 또 와야한다.

그 기다림 또한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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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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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써니 | 작성시간 17.11.08 감나무에 가을이 찾아왔네요~^^
    호박,무,파,생강,배추,들깨 모두들 잘 커줬네요! 이모든 사진이 정겹습니다.ㅋㅋ
    도토리가루~~ 저 살께요~
  • 답댓글 작성자이냐시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1.08 와우~~ 써니, 방가방가~~
    역시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히 느껴지네.
    써니 고향에도 지금쯤 김장꺼리들이 풍성하게 잘 크고 있겠지.
    다음에 내가 민통선에 한번 초대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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