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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동어구이 벙개(171124)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17.11.28|조회수65 목록 댓글 0

김장도 끝내고 나니 민통선 텃밭도 겨울방학에 접어든다.

초겨울 햇살이 따사로운 날, 대명포구에서 동어를 사가지고 민통선으로 달렸다.

회장님 내외분이 벌써 숯불을 피우고 계셔서 바로 구이에 들어갔다.


숭어새끼를 동어라고 하는데 크기가 멸치만 해서 그대로 구우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동어는 구워서 묵은 김치에 싸먹어야 제 맛이다.


굽기가 무섭게 막걸리와 함께 사라지는 동어구이.

젓가락이 바쁘다.


윗집에 사시는 은퇴 교장 선생님이 외출해서 돌아오다가 합세하다.

반갑고 정겨운 이야기로 분위기가 왁자지껄한데...


최근 며칠새 회장님의 절친 한 분과 또다른 어르신이 별세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주신다.

연초에는 93세 마리아 할머니가 가셨는데...


동어에 딸려온 큼지막한 전어를 구우니 어느듯 바닥이 보이고 숯불도 사그러진다.


이래저래 마음이 엉켜버린 회장님이 거실에서 또 한잔을 권하신다.

거부할 길 없어 또 한잔을...
일배일배부일배...

회장님을 마을회관에 모셔다 드리고서야 초겨울의 동어구이 벙개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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