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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비닐하우스 완공하다(171224)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17.12.25|조회수67 목록 댓글 3

오늘은 민통선 텃밭에 꿈에 그리던 비닐하우스를 완성하는 날이다.

기획 설계 제작 시공을 총감독하신 수도원의 바오로 농장장님의 일정이 가능한 날이기 때문이다.

비 예보를 들은 터라 이틀전에 미리 와서 불살개용 솔잎과 참나무 장작들을 모아서

비닐로 덮어놓았었다.


지난 10여년간 이 주말 텃밭을 가꾸면서 햇빛과 비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면서

불편을 감수했더랬다.


얼마전에 바오로 농장장님이 직접 하우스 파이프를 설치했었고 오늘 비닐을 덮고 마무리하기로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일행들이 비닐을 덮고 문짝등 작업을 하는 사이에 나는 장작불을 피운다.

비 맞을세라 파라솔을 세웠는데 불에 탈까 연신 각도를 조절해야 했다.


문짝은 정회장님이 올초에 하우스를 새로 지으면서 버린 것을 얻어왔다.

아니, 식탁위에 만원을 두고 왔다.

이 문짝 덕분에 일을 바로바로 진행을 할 수 있었으니 참 다행이다.


불이 붙지 않아서 애를 먹었는데 어릴적 솜씨로 제대로 불이 타오른다.


오자마자 비닐부터 걸쳐서 안에서는 괜찮지만 바깥을 드나드느라 옷은 가랑비에 젖는다.


불이 붙고 나니 주위의 나무는 모두 태우면서 시린손을 녹인다.


작업에 필요한 각목은 인천의 목재사업하는 친구가 기꺼이 구해주었고,

나머지는 산에서 현지 조달하였다.

문짝이 있으니 거기에 맞춰 작업하기에 진도가 잘 나간다.


연기나는 장작을 걷어내고 돼지고기를 숯불에 올려놓는다.


어느듯 앞쪽 문틀은 자리를 잡았다.


기름빠진 돼지고기도 맛있게 익어가고...


새참시간이다.

비오는 날 비닐하우스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막걸리 한잔과 함께 운치가 짱이다.

홍합탕과 굴 겉절이 김치, 상추쌈에 싸먹는 돼지고기와 막걸리... 쿵야~~~

수도원에서 수녀님이 싸주신 닭똥집 볶음은 열어보지도 못했다.


반대편 입구도 모두 작업끝내고 하우스 외부에 끈 묶는 작업이 이어진다.


60cm 길이의 철근을 가장자리에 4개 박고서 끈을 고정시킨다.

이제 바깥에 있던 저 평상과 각종 농기구들도 모두 이 궁궐안에

고이 모셔지리라.


아아ㅡ,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모진 풍파 비바람에 헤매던 날들...


이제 그 서러움의 날들을 기억의 저 편으로 날려버리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늑한 이 하우스에서 진정한 힐링의 시간을 가지리라.

사실 뒷얘기지만 그동안 주위 사람들이 정자를 지어라, 컨테이너를 갖다 놓아라.... 등등

다양한 의견을 주었지만 현실성이 없었는데 이렇듯 훌륭한 저택을 짓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설치 제작까지 혼신의 정열과 배려로 완성해주신 수도원의 한 바오로 농장장님께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2017년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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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ppasha | 작성시간 17.12.26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 작성자ppasha | 작성시간 17.12.26 Do not let your hearts be troubled. Believe in God, believe also in me. In my Father's house there are many dwelling-places. It it were not so, would I have told you that I go to prepare a place for you? And if I go and prepare a place for you, I will come again and will take you to myself, so that where I am, ther you may be also.
  • 작성자ppasha | 작성시간 17.12.26 주님께서는 있을 곳을 마련해 주시는 분(House Maker ^-^)이시랍니다.
    용강리에 "하우스"가 만들어졌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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