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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호박이 풍년일세(200724)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20.07.24|조회수60 목록 댓글 0


지난주 물폭탄 예보에 폭삭 속았는데 어제 또 호우 경보가 내렸더랬다.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민통선 회장님댁에 먼저 들렀다.

회장님 내외분은 막 점심 식사를 끝낸 참인데, 메뉴가 삶은 옥수수와

설탕 넣은 식빵... 하도 권하셔서 넙죽 받아먹었다.

전날 여기에도 비가 상당히 많이 왔으나 곱게 와서 다행히 농작물 피해는 없단다.

옥수수는 너구리가 많이 갉아먹는다는데, 윗집에서 개가 잡은 너구리를 드시라고

주었다는데 그걸 어떻게 먹냐고 버렸다고라...

농작물 피해는 고라니, 까치, 비둘기, 쥐.... 정도인데 너구리는 처음 듣는다.

논농사의 농약 살포는 시에서 무료로 드론으로 다 해준다.

한말통 분무기가 상당히 무거운데도 5~6통은 거뜬히 치신다.(충전식 분무기 30만원)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다가 일어서는데 모주 6병을 내주시고,

텃밭에서 길다란 늙은 오이 2개를 또 따주신다.

담에 올때는 회장님 좋아하시는 25도짜리 진로소주를 사와야겠다.

 

텃밭에 와보니 맑은 도랑물이 기세좋게 흘러서 아주 기분이 상쾌하다.

급물살이 지나간 흔적이 역력하다.


하우스안의 작업대 상판에 흙 발자국이 있는데 이것도 너구리???


밭을 우선 둘러보는데 어랍쇼!! 수박이 쩍 갈라져있네.

비가 와서 속이 팽창해버린 것 같다.


다음주 내내 비소식이 있어 내일 손님도 오고 하니 이것도 하나 따보았다.


올해는 박과에 신경을 썼더니 맷돌호박, 단호박, 식용박 등이 지천이다.


작은 호박도 스티로폼 받침대를 받쳐준다.


밭 여기저기에 호박 넝쿨이 어찌나 무성한지 아차 하면 줄기를 밟기 십상이다.


복숭아도 열매가 굵어지니 나무가 점점 힘들어 한다.

강풍에도 씩씩하게 잘 버티고 있는데 지지대를 꼼꼼하게 받쳐주었다.

하우스 뒷편에 3년생 복숭아도 열댓개 열매가 열렸는데 바람에 떨어진 걸

발갛게 익어서 맛보았는데 아주 달다.

껍질을 벗겨 먹는 물렁이 복숭아로 월말경에 따야겠다.

이 큰나무는 딱딱이 복숭아...


바오로농장에서 모종을 얻어온 토종 애호박인데 정말 고소하게 맛있다.

주먹만한 이 때 따야한다.


막대기로 호박잎을 훠어이 훠어이 젖히면 큼지막한 호박들이 금세 드러난다.


단호박은 숙성을 위해 또 따낸다.


여기도 큼지막한 호박이...


저기도 밥통만한 호박이...


이 넘은 어찌나 큰지 스티로폼이 아주 찌그러졌다.

가을날 누렇게 익은 호박들을 운반하는 일이 벌써 걱정일세.

사진에도 없는 호박들이 부지기수다.


빗님이 자주 오시니 가지도 쭉쭉빵빵이다.


내일 손님 치를 먹거리들을 수확하였다.

수박 참외 단호박 애호박 오이 가지 옥수수 부추 토마토 방울토마토...


그리고 회장님 밭에서 보들보들한 꺳잎도 크게 한주먹을 땄다.

꺳잎전으로 아주 그만이다.


복숭아와 같이 엄청나게 큰 자두는 약을 많이 쳤는데도 심식나방과  잿빛무늬병 오갈병으로

99.9% 낙과하여 겨우 서너개 땄으나...

그나마도 벌레먹어서 칼로 도려내어 겨우 맛만 보았다.

어쨌거나 작물들은 비가 제대로 와주니 아주 기세가 좋아보여 다행이다.

다음주 내내 오는 비만 잘 이겨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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