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민통선 일기

두꺼비 만나고 고구마 캐고(201003)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20.10.03|조회수19 목록 댓글 0

개천절 아침에 마음이 바쁘다 보니 국기도 걸지 않고 민통선으로 와버렸다.

비닐하우스 안에 토란대가 잘 마르지 않아 걱정했는데 역시나 눅눅한 상태여서

바깥 햇볕에 널어놓았다.

 

추석 전날 캐낸 토란 뿌리를 다시 그 자리에 묻었다.

겨울 온도가 영하 20도여서 어떻게 보온할 것인가 고민이지만,

겨울만 잘 나면 내년 봄에 아주 크게 될 것이다.

 

토란을 묻고 돌아서는데 무슨 소리가 나서 살펴보니 귀한 두꺼비가 움직인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가만히 기다려 주네. ㅋㅋ 

 

회장님 밭에 있는 김장채소를 살펴보니 상태가 좋다.

배추와 무우 심은 간격이 좁아보이지만 할 수 없지.

마님은 큰 배추보다 적당히 작은 아담싸이즈를 선호하니까. ㅎㅎ

 

배추는 알을 채울 준비에 들어갔네. 

지난주에 이엠효소와 목초액을 희석하여 살포했는데 다음에 한번 더 줘야겠다.

 

무우도 잎을 들춰보니 몸통이 제법 컸다.

다음주쯤이면 요리용으로 솎아먹어도 되겠다.

사진은 없지만 끄트머리에 있는 순무와 쪽파도 상태가 좋다. 

 

배추보다 좀 늦게 심은 홍갓, 쪽파, 알타리무우도 잘 크고 있네.

쪽파는 바로 옆에 심은 회장님꺼 보다 좋다고 질투하신다.

 

오늘은 고구마도 마저 캐기로 한다.

5월초에 심었다가 말라죽은 자리에 다시 심은게 6월 중순이니

좀 더 있다가 캐야 하지만 마늘과 양파를 심어야 하기에 마음만 바쁘다.

땅이 단단한데다 이쪽은 호박고구마여서 온전하게 캐기가 힘든다.

 

열흘전에 먼저 캔 것은 물고구마이고 이것은 대부분이 호박고구마인데 역시 알이 잘다.

도랑에 가서 흙을 깨끗이 씻었다.

 

사모님이 고춧가루 한되 있고 또 농주를 담그셨다고 해서 회장님댁으로 갔다.

점심 얻어먹기에 좋은 명분인 셈이다. ㅎ

마당에는 도토리 전분을 만들려고 물에 불리는 중이다. 

 

앞마당에는 맨드라미가 집단으로 군무를 추고 있는 것 같다.

꽃송이가 엄청 탐스럽다.

 

고춧가루와 농주를 사고 나서 밥이 될 동안 잠시 회장님과 추석얘기를 나누었다.

셋째아들네 손주는 벌써 해군에 입대했고 둘째아들네 손주는 내년에 해병대 갈 예정이다.

이번 추석에 손주가 알바를 해서 5만냥을 받았다면서 입이 함지박만해 지신다.

회장님용 자전거뒤에 삽이 달린 걸 보니 아마도 논에 물꼬를 트고 오신 것 같다.

 

예정에 없이 점심을 얻어먹게 되어서 횡재한 기분이다.

찌개에는 긴 수염의 새우가 많이 들어있고 두부 야채 등이 보이는데 아주 시원하다.

밥을 한공기 반이나 뚝딱 해치웠는데 회장님은 내가 밥을 잘먹는다며 늘 좋아하신다.

내주 초에 들깨를 벤다는데 자원봉사를 하겠다 하고 미리 연락을 주십사 하였다.

 

다시 밭으로 와서 대파에 에이팜 농약을 살포하고,

장대를 들고 다니며 애호박을 대여섯개 땄다. 다음에 딸 작은 것도 대여섯개 봐두었다.

내년 먹거리로 미리 뿌려둔 대파에도 물을 공급하고,

쪽파에는 영양제를 물에 희석하여 뿌려주었다.

때아닌 달래가 보여 한 줌 캐봤는데 마님이 가을 달래는 버리라 하네.

고구마에 앉은 메뚜기가 자리를 비키지 않는다.

 

봄에 처남이 집에서 키우던 방아를 심은 것이 훌륭한 야생으로 자라나서 많은 꽃을 피웠다.

이 정도면 내년에는 엄청난 군락지가 될 것 같다.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며칠이 지나도 토란대가 잘 마르지 않고 눅눅했는데,

몇 시간동안 바깥에 바람을 쐬어주니 상당히 많이 말라서 다음에 한번만 

더 내다 널면 될 것 같다. 하우스에 다시 갖다 널었다.

서리가 오기전 까지 애호박을 부지런히 따먹고,

마늘 양파밭을 장만해야 한다.

밭의 절반 가량을 거름넣고 삽으로 파뒤집고 고르고 유공비닐을 덮어야 하니

보통일이 아니다. 그리고는 마늘 양파를 심고 비닐까지 덮어주어야

월동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