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는 종일 짙은 구름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아침부터 햇빛이 쨍쨍하다.
당분간 비소식이 없어서 도랑물부터 퍼날라서 고무통을 채웠다.
여기에 EM, 깻묵액비, 바닷물을 300배로 희석하여 대파고랑에 관주하였다.
돌아올 떄는 고추, 참외, 수박 고랑으로 관주.
주변을 둘러보면 아카시아를 비롯하여 온갖 식물들의 연약한 부분에 하얀 덩어리가 가득하다.
전국에 퍼진 미쿡 선녀벌레이다.
식물의 즙을 빨아먹고 고사시키는 무서운 넘인데 워낙 넓게 퍼져서 개인 방제로는 어려운 지경이다.
두번째 미션은 계분톱밥퇴비 만드는 일이다.
다행히 톱밥은 그동안 빗물에 젖어서 물먹이는 수고를 덜게 되었다.
미강과 계분, 그리고 물도 가득 준비했다.
톱밥을 바닥에 깔고 계분, 미강을 차례로 켜켜이 뿌리면서 물도 함께 공급해 준다.
그동안 누나는 상추, 부추, 호박잎, 대파를 수확하여 다듬고 있다.
톱밥 3포대, 계분과 미강 각 1포대씩을 모두 골고루 쌓고 물을 뿌려서 마무리 하였다.
잡초를 위에 깔고 청갑바로 덮어주었다.
더운 날씨에다 미강이 열을 부쩍 올려줄 것이니 발효도 빨리 될 것이다.
오랜만에 온 누나에게 오이와 애호박 3일의 법칙을 설명하고
오이를 직접 따게 했더니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오이순을 내려서 고정하고 영양제를 탄 물을 페트병에 가득히 부어주었다.
식용박도 손자순에서 착과를 한다해서 원순을 적심하고(잘라내고) 아들순 2개를 키운다.
참외도 3포기에 각 90개씩 270개를 목표로 한다 하니 누나가 깜짝 놀란다.
실제 참외잎들을 헤쳐보면 주먹만한 열매가 여러개 보이고,
콩알만한 참외도 수없이 보이니 목표가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ㅎㅎ
수로에 심은 핵심 부추밭에도 영양제를 탄 물을 넉넉히 뿌려주었다.
호랑이콩은 한두개 따보니 아직 덜 여물어서 후일을 기약한다.
열무와 얼갈이배추 수확한 곳에는 생석회를 뿌려두었다.
8월에 김장용 무우를 심을 것이다.
오며가며 눈에 띄는 바랭이풀과 쇠비름은 수시로 농부를 붙잡는다.
오늘도 내의를 땀으로 홈빡 적셨기에 도랑에서 모두 빨래하고 몸도 씻었다.
차츰 줄어드는 도랑물에 슬슬 조바심이 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