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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텃밭 둘러보기(211231)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21.12.31|조회수16 목록 댓글 0

올해 마지막 날이다.

기온이 내려간다는 예보답게 핸들도 차가워서 장갑을 껴야만 했다.

차를 세우고 옆 도랑을 보니 어랏? 아직 물이 얼지 않았네.

쓸 일도 없지만 그래도 흐르는 도랑물에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농부이기 때문일까.

 

입구 언니네 지하수를 사용하고부터는 거의 쓰지 못한 물통이 안쓰럽다.

그래도 점적호스로 관주할 때 필요한 액비를 공급할 수 있으니 내년에는 

그 쓰임새가 늘어갈 것 이다.

 

차와 비닐하우스 사이에 말라버린 잡초가 무성하다.

내년에는 얼마나 더 밀림화 될까?

 

차에 싣고 온 톱밥 4포대를 내렸다.

일산 공방에서 얻어와 땔감 4포대는 바오로농장에 전달하였고, 이 톱밥은 퇴비로 쓸 것이다.

 

하우스에 널어놓은 무우 시래기가 잘 마르고 있다.

추위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맛이 들어간다.

 

톱밥 4포대까지 옮겨놓으니 하우스는 완전 창고가 되어부렀다.

어렵게 만든 목공작업대도 제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으니.... 쩝!

 

많은 수확물을 내어준 복숭아나무도 겨울을 잘 견디길 바란다.

 

자두나무도 도장지를 수직으로 엄청 뻗었다.

새봄에는 복숭아나무와 함께 깔끔하게 전지를 해줘야겠다.

 

텅빈 밭도 지금은 휴식시간이다.

매립한다고 해서 대파 쪽파를 바깥으로 옮겨놓았는데 회장님은 아직 소식이 없다.

 

매립한다 해서 밭에 뿌렸던 낙엽, 톱밥, 깻묵을 흙과 함께 수로로 퍼날라 퇴비로 만들려는데

새봄까지 물 공급을 제대로 못하니 눈비가 내려주기를 바랄 뿐이다.

 

낙엽에 미강을 뿌려서 퇴비를 만드는 중이며 강추위로 잠시 정전협정을.....

 

복숭아나무 아래 수로에도 퇴비더미를 만들었고 가운데는 완숙퇴비이고, 나머지는 진행중이다.

 

마늘 보온용으로 비닐을 덮었으니 내년봄까지 무사하기를 바란다.

 

대충 밭을 둘러본 후 과메기와 복분자주 한병을 들고 회장님댁에 가니 커피와 곶감을 내어주신다.

올해 마지막날이라 일년 농사를 복기하고 동네 이야기도 들었다.

어제는 마을회관에서 총회한다고 모였다가 두 분이 소주를 7병이나 자셨는데,

집에 우째 왔는지 모르겠다 하신다.(이장님이 차로 모셔왔다고 확인됨)

이 대목에서 사모님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신다.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저기 회장님, 제가 아주 작은 구들방 하나 장만하는게 소원인데요...

산자락이든 밭뙈기든 폐가이든 뭐라도 좋으니 좀 도와주이소~~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회장님의 눈이 반짝 하시더니,

옆집 교장선생님댁 바로 위 자투리 땅을 보여주신다.

 

예전에 선친께서 장만한 땅이라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라.... 무슨 경제법칙이 있는데...

이제 측량, 농막, 건축.... 뭐 이런 쪽으로 부지런히 알아봐야 한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아직 얻지는 못했지만 그런 방향으로 물꼬가 트였다. 

21년 마지막날에 가히 로또가 맞았다고 할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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