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을 맞는 전령사가 집안 분위기를 바꿔준다.
휴일날 집에서 놀면 뭐하나. 아침 일찍 간단히 요기하고 훌쩍 출발하였다.
그동안 밭농사는 사실 헛농사였다.
고랑을 파지 않고 두둑과 함께 평평하게 만들어 작물을 심었으니
물빠짐이 전혀 안되었던 것이다.
유투브를 보니 퇴비와 물주기, 그리고 물빠짐이 좋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친구가 갖다 준 나뭇재를 온 밭에 뿌렸다.
다음은 두둑을 약 1미터 넓이로 하여 실을 띄우고 고랑의 흙을 파서 두둑에 올린다.
지난 토요일날 도랑물이 10센티 정도 얼었었는데 오늘은 완전히 다 녹았다.
밭흙도 녹은 거 같아서 삽질을 해보니 절반만 녹아서 삽이 잘 안들어간다.
그래도 꾸역꾸역 삽질을 하다 쉬다 하면서 두둑을 높여 만들었다.
작물 심을 이랑이 모두 8개인데 심는 시기도 다르고 좋아하는 거름도 달라서
꽤나 신경을 써야만 한다. 퍼즐 맞추기를 잘 해야 한다.
좌측부터 첫 이랑(참외, 수박), 2(고추, 완두콩) 3(감자), 4(강낭콩, 서리태콩), 5(대파, 산부추, 부추 상추),
6(열무, 얼갈이, 쪽파, 땅콩), 7(생강), 8(옥수수, 호랑이콩, 방울토마토)
수로에는 옥수수, 토란, 호박, 가지를 심을 예정이다.
그외 하우스 앞뒤에는 대파, 수세미, 마늘, 돈나물, 오이, 고구마, 식용박, 애호박을 심는다.
고라니를 막아주는(?) 삼돌이가 순찰중이다.
일전에 접대용 연어캔을 내놓았는데 잘 먹었는지 모르겠다.
하우스에 보관중인 미강 포대를 쥐가 뚫었는지 줄줄 새길래 퇴비더미에 쏟아붓고
도랑물을 넉넉하게 부어주고 비닐로 잘 덮었다.
겨우내 얼었었는데 이제라도 발효가 잘 되면 좋겠다.
낙엽 퇴비도 바짝 말라있어서 미강을 붓고 도랑물을 열심히 투입하여
신문지와 비닐로 밀봉하다시피 덮었다.
아마도 수분이 부족하여 겨우내 발효를 못한 것 같았다.
8개의 이랑중 절반의 고랑을 파서 물빠짐이 좋게 하고, 이랑에는 나뭇재와
퇴비를 뿌렸으니 다음에 오면 이랑흙을 모두 파 뒤집어야 한다.
그리고 물과 액비를 뿌리고 비닐을 덮어 씌우면 작물을 심을 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3월 20일경 감자와 완두콩, 상추, 열무, 얼갈이 씨앗을 심어야 하니 열흘전에는
이랑 만들기를 완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