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7도를 넘나드는 열기에 하늘과 땅이 온통 거대한 가마솥입니다.
모종후 7월에 알맞게 내려준 비로 지금 들깨는 상태가 좋아보이고,
들깻잎 향기도 아주 진합니다.
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시골 정경은 평화롭기만 한데,
민통선의 고추농사는 작황이 매우 좋지 않네요.
비가 집중되다가 또 가뭄이 이어지니까 고추들이 자꾸 물러 빠집니다.
떨어진 고추를 주워내는 농심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2,000포기나 심은 회장님은 물주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으신가 봅니다.
힘차게 흘러가던 도랑물은 어느새 쫄아들고 파란 이끼들이 잔뜩 끼어있습니다.
금년 최고 기온탓인지 잠시 잡초를 뽑는데 도저히 작업이 되질 않아서
어렵게 열매를 키워준 가지, 오이, 노각오이, 애호박, 수박, 상추, 당근, 깻잎, 고추를 수확하며,
열악한 조건에서도 잘 자라준 용감한 녀석들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김회장님댁 사모님이 허리가 안좋다고 해서 파스를 드리고는 김장준비와
밭농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음주에는 배추모종을 준비해야 하고, 8월말경에 쪽파, 무, 갓나물 등 씨앗을 넣어야 합니다.
두 어르신 먹고도 남는다며 노각오이를 한 보따리 따주시고 또 옥수수를 삶아주시니...
예전 시골에 부모님 계실 적에는 돌아올 때 차에다가 이것 저것 봉지를 바리바리
챙겨주시던 기억이 선한데...
어느새 민통선은 제 2의 고향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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