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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가을걷이와 생일(221015)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22.10.16|조회수10 목록 댓글 4

친구가 추천한 책 "대륙의 딸" 상하권을 읽었다.

1900년대 중국의 시대상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아주 재미있었다.

 

마님이 제대로 된 이양주를 담는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찹쌀을 빻아서 누룩가루와 함께 일차로 숙성중인데 가끔 저어주고 있다.

옆에 가면 술 향기가 솔솔~~~

 

가을이라 여러가지로 마음이 바쁘다.

토요일 아침 일찍 밭으로 달려간다.

지난주 삶아서 만든 수세미가 잘 말랐다.

 

회장님 밭에 심은 배추를 확인하니 무름병은 더 이상 번지지 않았고 배추나방 애벌레가 보여서

즉결처분 한 후, 영양제와 친환경 살충제인 목초액을 섞어서 살포하였다.

김장 전에 겉절이로 먹을 배추 큰 넘 2포기와 무우 5개, 그리고 알타리무를 수확하였다.

담주에 추위가 온다해서 십각수세미 달린 걸 모두 땄더니 무려 40개가 넘는다.

 

솥에 물을 붓고 블루스타로 물을 끓이면서 수세미를 대여섯개씩 삶는다.

뻣뻣한 십각수세미를 모두 끓는 물에 잠기도록 해야 하고 

한참 삶으면 또 새 수세미를 넣고서 삶은 것은 도랑에 가서 빨랫돌에 두들겨서 껍질을 떼어낸다.

같은 일을 대여섯번 반복하였다.

 

물이 끓는동안 호박줄기를 헤쳐서 애호박을 수확하였다.

숨어있던 한 녀석은 엄청 커져부렀네.

 

누나는 시금치와 부추를 수확하고 있다.

 

한여름에는 무더위에 골골하던 호박들이 찬바람이 불면서 애호박을 계속 맺고 있다.(종족보존의 법칙)

 

김장용 적갓도 이제 붉은 빛이 돌면서 꽤 잘 크고 있다.

 

제초제를 안치니까 자연산 가을냉이가 엄청 자란다.

누나는 탄성을 지르면서 호미로 마구마구 캔다.

 

찬바람에 대파도 씩씩하게 자라면서 모양새도 좋아보인다.

갈 때마다 2-3단 정도씩 캐서 다듬어 가지고 온다.

 

저번에 솎아낸 당근이 커서 깜놀 했었는데 이제 추위때문에 모두 뽑기로 한다.

 

두둑에 잔돌이 많아서 크기는 좋은데 모양새가 미끈하지 못하다.

담에는 철망으로 돌을 모두 고르고 심어야겠다.

 

2주일 전인가 토란줄기를 먼저 베었고, 알이 크기를 기다렸는데 이날 모두 캤다.

밤톨 크기의 토란 하나씩 심은 것들이 엄청나게 큰 덩어리로 변신하였다.

 

토란알을 하나하나 떼어내고 흙을 털어낸 다음 햇빛에 말린다.

확실히 작년보다 알도 굵고 양도 많다.

 

쪽파, 대파, 냉이, 달래도 캐고 회장님댁 풋고추도 땄다.

 

이제 밭에는 김장꺼리와 생강, 대파, 쪽파가 남아있다.

 

회장님은 고추를 적게 심은만큼 들깨 면적이 넓어져서 타작을 도와달라고 했다가

아들 둘이 와서 한다고 취소 전화를 하셨다.

범같은  두 아들이 일을 하니 일도 수월하게 끝이 보인다.

덕분에 나는 가을걷이를 제대로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지난 여름에는 두더지를 잡아준 호랑이 무늬의 삼돌이에게 먹이를 주곤 했는데

오늘은 다른 아이가 다가오길래 먹이를 내주니 잠시 경계하다가 잘 먹는다.

마님 얘기로는 야가 암넘이며 임신중으로 보인다고 한다.

 

무우, 배추, 부추, 애호박, 늙은호박, 풋고추, 토란, 대파, 쪽파, 시금치 등을 차에 가득히 싣고 왔다.

저녁에는 생일잔치 하느라 며느리가 와서 약탕기에 꽃꽂이부터 먼저 한다.

과일처럼 보이는 건 토마토라고...

 

애들의 정성을 감사히 받고 함께 만찬을 즐겼다.

 

만찬주는 와인병에 담은 맥주와 와인, 영탁 막걸리이다.

축하 사절로 처제 수녀님도 함께 하여 집안이 완전 시끌벅적하다.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은 가운데 인증샷을!

풍성한 가을걷이 후에 온가족과 함께 한 생일잔치는 부족함이 없다.

 

가을은 한해를 마무리 하는 결실의 계절!

그 한가운데에 생일과 축일이 있어서 시월은 너무나 행복한 달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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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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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바실 | 작성시간 22.10.17 생신축하드립니다.
    백리길을 멀다않고 달려 정성을 다한 결실들이 빼곡하군요..
    특히 토란 군침이 쓰을~~^^
    훈훈한 가족애속에서 풍성한 상차림! 너무 행복해보이셔서 뿌듯한마음입니다.
    수고하셨어요
  • 답댓글 작성자이냐시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0.17 성원의 말씀에 감사해유~~
    근디, 바실농장에도 없는게 있구먼유? 당췌!
  • 작성자바실 | 작성시간 22.10.17 저는 이제 종류를 줄여서 번거롭지 않은 몇가지만 할거예요
    할수있는것들로요
    일단 과실나무 쉬운거 몇가지심고..골물나게 농사안지을려구 노력중욤
    도와주셔요!
  • 답댓글 작성자이냐시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0.17 선택과 집중! 그거 중요해요~~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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