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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텃밭 철수준비와 뜻밖의 반전(230419)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23.04.19|조회수22 목록 댓글 1

오늘은 텃밭 철수를 위해 회장님을 만나고 하우스 내 물품 처리를 한 후,

오후에는 선배가 추천한 인천의 텃밭을 가보기로 하여 일찍 서둘렀다.

회장님 댁에 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회장님 밭 고추 심을 곳 옆에 한고랑 심으라고 하시면서 약도 쳐주고,

비닐하우스도 지으라고 하신다. 오잉???

이제 사모님도 관절과 어깨 수술을 했고, 회장님도 힘이 부쳐서 농사를 많이 못하신다는 이유였다.

일단은 알겠다 하고 테이블이나 목재, 전선 등 필요한 것을 드리기로 하였다.

 

밭으로 가보니 텃밭 입구에 엄청 큰 포크레인이 와 있다.

무슨 일을 하느냐 물어보니 철망 안쪽의 나무들을 모두 뽑아서 제거한다고....

저기까지 모두 택지로 개발한다고 한다.

 

복숭아꽃이 만개하였다.

정말 아름답다.

 

하우스 뒷편의 작은 복숭아도 꽃이 활짝 피었다.

 

큰 나무는 앞에서 봐도 이뿌고 뒤에서 봐도 더 이뿌다.

열매 따기는 물건너 갔기에 아쉬운 맘으로 자꾸만 보게 된다.

 

쪽파랑 마늘도 기세가 좋으니 더 아쉬운 맘....

 

홍산마늘은 병충해에 강하지만 녹병에 아주 취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모두싹과 살충제를 혼합하여 살포하였다.

마늘의 기세가 아주 좋아 보인다.

 

종근으로 심은 더덕도 싹이 나오고 있다.

에구, 이뿐 것들....

조만간 또 이사를 가야 하는구나.

 

도라지도 싹을 올리고 있다.

좀 있으면 보라색 꽃을 이뿌게 피울텐데....

 

대파 모종도 땅내를 맡아서 꼿꼿하게 자리를 잡았다.

 

감자는 냉해를 살짝 입었지만 싹이 잘 나오고 있다.

감자랑 마늘을 캐면 공사가 시작된다.

 

두둑에 외로이 자라는 방풍이 잡초와 함께 싱싱하다.

 

쪽파도 잘 자라는데 기온이 올라가니까 꽃대가 올라 온다.

얼릉 뽑아야 먹을 수 있고 더 두면 종근으로만 쓸 수 있다.

 

대파 두둑 가장자리에 뿌렸던 완두콩 싹이 나서 지난주에 지지대를 세워주었다.

 

고추 심을 두둑에도 완두콩 싹이 잘 나왔다.

6월 초순경 수확하게 된다.

 

잡초와 함께 자라는 쪽파가 아주 튼튼해 보인다.

 

상추도 이제 모양새를 갖추었는데 자주색 상추는 작년 가을에 심어서 월동한 것이다.

 

3월에 파종한 상추도 제법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머위잎이 보드랍게 크고 있다.

쌉싸람한 맛이 일품인데 살짝 쪄서 쌈싸 먹으면 ㅋㅋㅋ

 

때가 되면 알아서 나와주는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부추가 봄가뭄과 냉해로 많이 크지 못하였지만 오늘  수확하기로 한다.

 

한참동안 작물들을 둘러보고 나니 포크레인은 드디어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 때,

공사 하던 한 분이 오더니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는데.....

- 저는 이 동네 살고 있고 여기에 공사를 하는 사람입니다.

이 밭에 농사를 오래 하셨다고 들었는데, 저 동네 안쪽에 제가 하는 밭이 있습니다.

거기 오셔서 작물을 심고 농사를 좀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비닐 하우스도 거기로 옮기시면 됩니다. 

전기도 둘어오고 지하수도 있어서 맘대로 쓰시구요.

어제 외국인 노동자를 불러서 거름넣고 비닐도 다 씌워 놓았으니 심기만 하면 됩니다.

이따가 같이 함 가보시죠.......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해서 그 땅에 같이 가보니, 농막도 지어져 있고 닭장도 있고 밭고랑이 20~30개 다 만들어져 있다.

그 양반들은 농사는 할 줄 모르고 지인들한테 와서 심으라고 했다는데,

마늘 심은 걸 보니 완전 초짜였다.

 

거...참!!!

방을 빼고 용강리에 정을 끊을려고 하는데 우째 회장님도 하우스 짓고 농사 해달라고 하시고,

집짓는 사장님도 제발 와서 농사 좀 하시라고 사정을 하고....

이것 참 큰일 났네.

바로 선배한테 오늘 가기로 한 현장답사는 취소한다고 연락을 드렸다.

 

회장님 밭에서 보이는 곳에 꽤나 큰 규모의 한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동네에 여러채의 집이 지어졌는데 계속 늘어나네.

 

수로에 덮었던 부직포와 하우스에 있던 부직포를 가져와서 회장님 밭 가장자리에 

잡초 방지용으로 덮는 작업을 하였다.

 

몇번을 왕복하면서 저 끝까지 다 덮어드렸다.

바람에 안날리게 돌로 다 눌러주고....

 

재활용하려고 모아두었던 비닐도 모두 수거하여 동네 분리수거 장소로 이동하였다.

 

수로 좌우에 덮었던 부직포를 제거하여 원상태로 복원하였다.

 

발효퇴비 2는 일주일 전과 마찬가지로 60도.

 

방선균 상태는 좋고 부피가 좀 줄어서 내려 앉았다.

 

발효퇴비 1은 뒤집기를 안해서인지 50도이다. 

 

이삿짐을 줄이기 위해 혐기발효를 위해 비닐봉투에 담았던 깻묵+미강 퇴비를 

이곳에 뿌렸다.

 

어디로 가더라도 이 퇴비는 반드시 가져갈 것이다.

 

배꼽시계가 울어서 쑥라면을 끓였다.

 

각종 액비를 담고 막걸리 트랩을 만들었던 페트병들을 모두 깨끗이 씻어서

분리수거 하였다.

이 외에도 비닐과 금속 쓰레기들을 최대한 많이 모아서 배출하였다.

 

철망 너머에는 어느새 잡목들이 절반 이상 없어졌다.

포크레인의 위력이 대단하다.

 

쪽파, 대파, 부추를 수확하여 쓰레기들과 함께 실어왔다.

오늘은 부추만 다듬었다.

 

북쪽 추운 지방이라 사위도 안준다는 초벌 부추를 이제서야 수확하여 다듬었더니

부추전이 밥상에 올라왔다.

피로를 푸는 이양주 한잔과 더불어 오늘의 스토리를 마님께 자세히 보고하였다.

 

그나저나 또다른 행복한 고민(?)이 생겨부렀다.

용강리에서 계속 텃밭을 할 것이냐?

한다면 회장님 밭과 공사 사장님 밭 중에 택일 하거나 둘 다 하거나? 선택을 해야한다.

갑작스런 반전에 머리속 정리가 잘 안된다.

5월이면 각종 모종을 심어야 하는데.....

일단 고민은 내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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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냐시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4.20 하룻밤 자고 나니 조금 정리가 된다.
    1. 공사 사장 텃밭: 3고랑이고 장비를 둘 곳이 없다.
    거름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르겠고 비닐도 씌웠으니 가뭄에 강한 참깨를 모두 심어야겠다.
    2. 회장님 밭은 가장 척박한 위치에 하되, 지하수 공급이 되어야 한다.(호스 길이가...)
    발효퇴비도 계속 만들어야 하고, 유기농으로 할려면 풀도 키워야 하는데 회장님이 허락하실까???
    3. 비닐하우스는 어려우니 농기구 보관만 어찌 해결되면 좋겠다.
    교장선생님 집 위 회장님 땅 16평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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