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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배추밭과 보리피리님(230812)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23.08.12|조회수38 목록 댓글 0

8말9초에 김장배추와 무우를 심어야 한다.

해마다 회장님밭 참깨를 수확한 두둑에 김장꺼리를 심었는데

미리 허락도 구할 겸 해서 열심히 달려갔다.

8시 전에 도착하니 회장님이 직접 조제한 믹스 커피를 내주신다.

 

참깨 심은 곳 두 군데 중 아래쪽 땅이 좋으니까 거기에 배추랑 무우를 심으라 하신다.

참깨 꿀렁은 뽑아서 들깨 고랑에 널어놓았다가 마르면 나중에 치우라고.

오늘은 그루터기 꿀렁만 뽑아내고 비닐 걷기와 퇴비 작업은 담에 할 예정이다.

 

회장님 발목에 종기 제거 수술을 며칠 전에 김포에서 했는데 12시에 치료받으러 가야 하신다.

밭일을 후다닥 끝내고 회장님을 11: 20 김포 뉴고려병원에 모셔다 드렸다.

마송의 어느 병원은 수술비가 100만원에 3일 입원이라는데, 여기는 5만원에 당일 귀가 하셨다니.....

 

윗집의 은퇴 교장선생님은 좋은 술친구였지만 지금은 병원 출입이 잦고 외출을 못하신단다.

술친구가 많이 줄었고 회장님밭 앞의 어르신이 허리가 안좋아 전동차를 타고 다니지만

술과 음식은 엄청 많이 드신다고.

 

작년 고추농사는 폐농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작황이 상당히 좋아서 벌써 5가마를 수확하였다.

거실에 말린 고추가 커다란 봉지에 가득하고, 건조기도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벼농사도 순조로우며 가을 태풍이 가장 큰 변수이다.

 

예전에 경운기에서 떨어지다가 내가 극적으로 안전하게 받아드린 숙자네 어르신 내외분은

병원생활을 마치고 집에 오셨는데 거의 외출을 못하시고 있다.

그집 근처 강씨 어르신도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이 동네 최고의 땅부자이다.

 

이번 태풍은 아주 조용히 비만 뿌리고 지나가서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회장님은 월말쯤 산소 5기 벌초를 해야 하기에 예초기와 기름을 모두 준비해 놓으셨다고.....

 

맛있는 믹스커피와 복숭아를 얻어 먹고 밭으로 나갔다.

들깨가 꽤 자라서 사모님의 허락을 받고 한포기에서 한잎씩 땄다.

인터넷에서 사려면 택비 포함 한장에 100원꼴이다.

 

참깨 수확한 꿀렁이(그루터기 뿌리)를 뽑고 김장배추밭을 만들어야 한다.

 

가랑비가 뿌려서 우의를 입고 참깨 꿀렁이를 말끔하게 뽑아냈다.

비닐을 걷어내고 퇴비를 뿌린 후 땅을 뒤집고 액비를 뿌려야 하는데 다음에 하기로.....

 

부추가 모두 꽃대를 올렸다.

아래쪽 함안 꿈틀님이 보내준 종근도 싹을 이쁘게 올린다. 

 

회장님댁 남는 대파 모종을 캐와서 줄기를 자르고 심은 다음 깻묵액비를 뿌렸다.

 

땅이 좀 마르는가 하던 차에 비가 와주어서 생강이 활기를 찾고 있다.

깻묵액비를 뿌려주고 강냉이도 몇개 따냈다.

 

지난주 심은 오이도 뿌리가 땅내를 맡은 거 같다.

 

어미순이 잘려진 오이는 아들줄기 2개를 받아서 고정했더니 제대로 열매를 맺고 있다.

 

깻잎이 아주 싱싱하고 부드러워서 약 400장을 수확하였다.

 

씨앗을 뿌려서 그대로 키운 노각오이 한포기에서 달린 오이가 다글다글하다.

 

종 모양의 더덕꽃이 아주 이쁘다.

 

꽃을 찾아드는 벌들의 날개짓 소리가 붕붕거린다.

 

기존 텃밭 자리에 주택단지 공사가 오늘은 비때문인지 조용하네.

나오면서 옥수수랑 참외, 노각오이를 회장님께 맛뵈기로 갖다 드렸다.

 

봄부터 뚝딱거리던 동네의 한옥집은 얼추 다 지어진 것 같다.

건축비가 10억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밭에서 일하던 중 카톡이 와서 급하게 약속이 잡혔다.

17년전 강원도 영월 송이골로 귀촌한 보리피리님이 서울로 출타한 김에 만나서

그간의 회포를 풀어보았다.

7학년인데도 수염만 깎으면 대학원생으로 보일 정도로 건강미가 넘친다.

 

우주의 진리와 영적인 세계에도 박학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에도 2번 출연했으며,

살던 집과 밭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올 예정이라고 한다.

이야기가 넘 길어져서 식당에서 쫓겨나왔다. ㅋㅋ

 

어제 저녁에 감자를 열심히 갈아주었는데 감자전을 기대했드만 감자 옹심이국이 올라왔다.

입추 말복이 지났고, 다음주에는 처서가 있으니 

이제 매미소리가 귀뚜라미로 바뀌고

텃밭 농사도 가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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