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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한겨울 텃밭 들러보다(240205)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24.02.05|조회수15 목록 댓글 0

농한기인 겨울이지만 설날이 코 앞인지라 회장님께 명절 인사도 드릴 겸 해서

아침 먹고 시동을 걸었다.

오랜만에 가는 길이라 그런지 꽤나 먼 길이라는 느낌이다.

월곶면 싱싱마트에 들러 빨간 참이슬 한박스를 샀다.

회장님 집 앞에서 여러차례 불러도 대답이 없고, 안방 창문을 두드려도 마찬가지....

회장님께 전화를 하니 안 받으시고, 사모님은 전화를 받고 집에 계신다고라....

안방으로 들어가니 TV 소리가 얼마나 큰지 전화벨 소리는 들을 수도 없다.

 

회장님께 저간의 사정을 말씀드리고 안부를 나누었다.

내가 텃밭으로 쓰던 그 땅을 동네 부동산 업자에게 팔았는데,

어느날 술을 마시고 와서는 계약금 내놓으라고 했단다.

- 왜요?

- 아, 글쎄 땅을 너무 비싸게 샀다고 땡깡을 부리지 뭐야!

- 그럼 싸게 샀으면 지금 더 올려줄거냐고 물어보시지 그랬어요.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면사무소 보건소에 가야 한다고 하신다.

혈압약을 타는데 어제 문자가 왔는데 오늘 전화까지 해준다고....

공무원의 서비스 마인드가 놀랍다.

 

차로 모시겠다고 하고 같이 집을 나섰다.

밭 앞에 차를 세우고 잠시 둘러보았는데, 그야말로 한겨울의 황량함 그대로다.

배추 농사를 했던 잡초는 거두어서 재활용해야겠다.

 

대파가 겨우내 얼어죽을까봐 덮었던 비닐이 모두 벗겨지고 잎도 낙엽이 졌네.

큰 돌로 비닐을 골고루 다 눌렀었는데 바람이 엄청 불었나보다.

뿌리라도 살아있어야 새봄에 움파를 먹을텐데....

회장님이 올해는 이 고랑 옆에 넓은 한 고랑을 더 농사하라고 강요(?)하신다. ㅋㅋㅋ

보건소까지 차로 모신다고 하니 미안해서 하신 말씀인지,

아니면 넓은 농사가 힘에 부쳐서 그러신지는 모르지만 감사한 말씀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더 많이 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내 농사 장비와 거름들은 그나마 무사하다.

먼저 완성된 2 주택에는 입주를 한 것 같다.

 

배나무 과수원에서는 경계선에 설치했던 방풍막과 철망을 모두 걷었고,

배나무도 3줄 정도 다 뽑아낸 걸 보니 과수를 새로 심거나 아니면 집터로 판것 일지도 모르겠다.

 

차타고 나오면서 나온 얘기 중,

은퇴 교장 선생님이 작년 봄에 돌아가셨는데 지난 달에 사모님도 운명을 달리했다고라....

저번에 김장할 때 건강한 모습이었는데 어쩐 일이냐고 물으니 심장이 약했었다고.

지금은 딸들이 한번씩 와서 개밥을 주고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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