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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민통선의 시골인심(121222)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12.12.25|조회수10 목록 댓글 0

한겨울의 민통선은 얼음천지입니다.

며칠 전에 주문한 쌀, 들기름, 농주를 가지러 아침 햇살이 퍼지는

9시에 느긋하게 출발합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싯점인데 회장님댁에 무얼 좀 사들고 갈까 고민하다가

마트에 들러 소주 1박스를 샀습니다.

마을의 농로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아서 아주 조심해야 하지요.

어귀에서 만난 회장님은 모자와 마스크로 꽁꽁 무장하고 걷기 운동에 나서는 길이랍니다.

 

회장님 댁에서 사모님이 내주신 커피 한잔으로 2-3주 밀린 이야기 나누고

소주를 드렸네요. 회장님 드실 것이 아니고 제사나 손님 접대에 쓰시라고...

농주를 담으면서 바가지에 떠서 맛보라고 건네주시는데,

벌컥벌컥 마시니 아침이라 그런지 속이 금방 뜨끈해지며 주기가 오릅니다.

부족한 농주를 옆집에서 사야겠다며 2병을 사는데 1병을 덤으로 얹어주십니다.

고맙다는 말끝에 저번에 주신 순무김치 잘 먹었다고 하니 그 이야기를 들은 사모님이

또 따로 큰 봉지에 한 가득 담아주시네요.

열선 장치를 해놓은 수도꼭지로 자연수를 2통 담고... 나오니

또 들기름 4병에 1병을 더 넣습니다.

 

농로를 접어드는데 덩치 큰 청둥오리들이 까맣게 논에 모여있습니다.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니 경계심을 느꼈는지 어느새 후드득 날아 오릅니다.

산과 들은 하얀 눈으로 단장해 있고,

어르신들만 계시는 한적한 시골길에는 고라니와 고양이의 발자욱만 선명합니다.

귀농카페의 글들을 보면, 전남 장흥에는 아직도 밭에서 배추가 속이 차고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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