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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기

설날인사와 윷만들기(130211)

작성자이냐시오|작성시간13.02.11|조회수33 목록 댓글 0

계사년 설연휴 마지막날 기온이 영하 11도입니다.

그래도 민통선 어르신들께 신년 인사를 드려야겠다 싶어서 아침먹고 달려갔더니,

김회장님댁에는 먹음직스런 만두를 빚고 계십니다.

만두재료는 모두 직접 재배하거나 유기농으로 장만한 것이지요.

 

딸과 사위가 온다해서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서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 빚는 사모님의 손길이 부럽기만 합니다.

시를 좋아하고 습작을 해보겠다는 김회장님은 시 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십니다.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가는 것을 "지팡이가 노인을 끌고 간다"라고 하고,

들판을 바라본다는 것을 "들판을 어깨에 메고 간다"라는 시각으로 보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현관앞에는 양치기 개 "밤비"가 언제나처럼 반가움이 넘치는 소리로 컹컹 짖으며

안달을 합니다. 

 

풍요로움을 생산하던 산과 들이 순백으로 채색되고,

그 위의 파아란 하늘은 시리도록 아름답습니다.

 

정회장님댁 마당에는 설날에 다녀간 손주들의 작품이 반겨주네요.

서울보다 2-3도 낮은 민통선의 겨울은 길어만 보입니다.

 

일산으로 문상을 가신다며 나서는 회장님을 잠시 카메라에 담았는데,

예고없이 찾아온 불청객에게 미안한 속내를 내보이십니다.

막내아들이 원주에서 김포로 발령이 나서 마음든든해 하시지요. 

 

전원생활은 눈치우기와 장작마련이 겨울나기의 가장 큰 일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어울리기에는 윷놀이가 최고입니다.

장소에 따라서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밤나무와 싸리나무로 만들어본 윷가락입니다.

 

1개의 윷가락 한가운데에 검은 줄을 그으면 빽도(back)의 반전이 끝내주지요.

 

3년전에 회장님댁에서 맛보았던 동어구이입니다.

동어는 숭어새끼인데 멸치크기 정도일때 불에 구워서 묵은 김치에 싸먹으면....상황종료입니다.

동지전후에 강화나 김포 장날에 가면 나온다는데 올해 12월을 기억해야겠습니다.

 

강화순무김치가 유명한데 실은 김포 순무가 더 유명하다고 합니다.

강화는 그 유명세때문에 2-3모작을 하지만 이 곳 민통선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조건으로

1년에 한번만 수확하므로 더욱 제철의 맛이라는군요.

 

도토리묵도 빼놓을 수 없는 겨울의 별미입니다.

 

할머니의 손맛으로 장작불때서 만든 손두부도 최고입니다.

이래저래 민통선은 1년 열두달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넘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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