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난편지 218호(2022.12)
진리-자유의 근원
반나이 무네오(坂內宗男)
예수는 자신을 믿은 유대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말하는 바대로 살면(머무르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 너희는 진리(하나님)를 알고, 진리는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장 31-32절)
1.
국립국회도서관 열람실 카운터 위의 왼쪽에, 일본국 헌법 제정 당시의 장관으로 초대도서관장이 된 가네모리 (金森 德次郞) 씨의 글씨로, 도서관법 전문 모두(冒頭)에 있는,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는확신 위에 서서....'라는 문장에서 인용한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는 문장이 게시되어 있다. 그리고 그 오른쪽에는 후지오 마사히토(藤尾 正人) 씨의 필적으로 원전 성서구절이 헬라어로 'ἡ ἀλήθεια ἐλευθερώσει ὑμᾶς.'라고 기록되어 있다. 후지오 씨는 당시 국회도서관 임원이었는데, 중도 퇴직하고 아버지를 이어 그리스도동신회 독립 전도자로서 생애를 마쳤다. 올 2월, 97세로 소천하셨다.
국회도서관법의 초안 작성에 참여한 참의원도서관운영위원장이며, 도쿄 자유학원 창립자의 사위인 羽仁五郞 씨가 유학했던 독일의 대학 명문(銘文)을 참고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2.
'주간 금요일 10/28호'에 우치다 다츠루(內田 樹) 씨가 수필 '도서관의 싸움'이라는 글을 썼는데, 도서관이 지금 위기상황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었다. 예전에 나도 3년간 서무계장으로 도쿄의 조후시 도서관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직접 몸으로 부딪친 바 있었다.
3.
단적으로 말하면, 도서관의 도서는 물건이며, 이용자는 사람이기 때문에 시장원리대로 한다는 명분으로, 이용률이 높은 책, 즉 잡지는 소중하게 보관하고, 열람실적이 없는 서적은 폐기함으로써 이용자를 늘리려 한다. 이는 편의주의적 발상에 가득한 행정관료(국회의원들 포함)들이 사서들을 곤란한 입장에 빠뜨리는 일이었다. 이는 도서관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자들의 폭언 폭력이다. 어쩌면 도서관은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무지를 드러내는 장치라 할 수 있다.
4.
이용자가 도서관의 서가를 보고 자신의 무지를 부끄러워하며 '촌음을 아껴 배우고 싶다'는 결심을 새로이 하도록 하는 교육적 의의야말로 도서관의 본질이다. 진리를 구하는 자유인들이 언제든지 이용하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