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참가자의 말씀
네가 어디 있느냐
김철웅
<프로필>
소속집회 : 서울 잠실집회
서울 석관고등학교의 교장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직하였다. 현재는 성서 욥기를 공부하고 있으며, 1년 전부터 ‘신앙의 마중물’을 발행하고 있다. 김교신기념사업회 일도 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새롭게 무교회집회를 시작하여 2개월이 되었다.
<요지>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참 좋았던(창1:31) 아담과 여자는 풍요로운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금하신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따 먹는 죄를 범한 후, 그들은 하나님이 두려워 동산나무 사이에 숨습니다(창3:8). 그래서 하나님은 숨어있는 아담을 부르십니다. “네가 어디 있느냐”(창 3:9)
이 질문은 주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는 첫 질문입니다. 그리고 아담을 ‘부르심’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으시는 말씀입니다.
물론 아담은 죄를 범하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이제는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신들이 죄를 범한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때만이라도 그들은 하나님께 돌아와 자신들의 잘못을 고하고 용서를 빌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죄를 범한 아담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에겐 자신의 죄와 그 죄를 슬퍼하시는 하나님보다, 죄의 결과로 자신이 겪고 있는 두려움이 더 컸던 것입니다.
이처럼 죄를 짓고도 잘못을 빌기는커녕, 하나님으로부터 숨으려고만 하는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아담에게는 그에 알맞은 벌을 주면 그만이었습니다. 더구나 하나님께서는 이미 불순종의 결과가 죽음(창2:17)이라는 것을 경고하셨으므로 아담이 그 열매를 먹는 순간 바로 죽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담을 너무도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를 영원히 죽도록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담이 스스로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으니 이제는 반대로 하나님이 아담을 찾아 나섭니다. 사람이 하나님께 죄를 범했는데, 죄를 범한 사람이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하나님이 죄인을 찾으시는 것입니다.
“네가 어디에 있느냐?” 이 말씀은 죄인 아담을 구원하려는 인류 최초의 복음이며 은혜입니다. 이것은 잃어버린 양을 찾는 목자의 음성입니다(눅15:3-7). 죄를 짓고 숨어버리는 아담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찾으시는 소리입니다.
하나님이 “네가 어디에 있느냐”고 찾으실 때 아담은 응답하면 되었습니다. 부르실 때는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담은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10절).”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이 “네가 어디에 있느냐”라고 묻는 것은 아담이 있는 ‘장소’를 물으시는 것은 아닙니다. 이 질문은 우리의 환경적 위치에 관한 질문이 아니라, 아담이 지금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어떤 처지와 형편에 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아담이 지금 서있는 자리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상황이 어디쯤이냐는 것입니다. 아담의 대답은 질문의 본질을 벗어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다시 묻습니다.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창3:11).
그런데 이번에도 아담의 대답은 하나님을 실망시킵니다. 아담은 자신이 죄를 범한 것은 여자 때문(12절)이라고 하고, 여자는 뱀 때문(13절)이라고 핑계를 댈 뿐 아니라, 결국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의 최종 책임을 하나님에게 돌립니다. 아담과 여자 모두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만 할 뿐, 자기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관한 자각(自覺)이 없습니다. 죄는 아담이 범하고 가슴 아파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원래 하나님은 아담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아버지께 순종함으로써 선과 악을 알게 되기를 바라셨지만, 결국 아담은 하나님께 도전하는 죄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어쩔 수 없이 아담에게 징계를 내리십니다(창3:14-24).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아담의 죄악보다 훨씬 크고 깊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아담을 징계하시되, 최후의 심판 이전에, 잃어버린 아담을 다시 찾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징계마저도 구원의 여지를 남겨두셨습니다.
하나님은 죄로 인해 타락한 아담과 그의 아내를 에덴동산에서 쫓아내셔서 낙원을 상실하게 됐지만, 하나님은 “에덴동산 동쪽에 … 생명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심”(3:24)으로 영생에 대한 소망을 남겨두셨습니다. 앞으로 구원 받을 우리가 누릴 에덴동산에는 지금도 생명나무가 자라고, 하나님께서 지키게 하신 생명나무의 길은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자신과의 관계가 단절된 잃어버린 아담(사람)을 찾아, 자신이 아담(사람)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려주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아담(사람)을 구원하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셔서 지금도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네가 어디에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