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다녀와서
이재자
이번 일본 방문은 여러 정황상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우리 풀무집회 부녀반에서는 근 40년 동안 부족하나마 독서모임을 계속해왔다. 그때 내촌전집(20권)을 두 차례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마치 이스라엘인들이 중대사를 결정할 때, 열악한 환경이지만 광야에 나가 회개와 응답을 받는 심정에 동참했다.
멤버 5명은 새벽과 밤 늦게까지 전집을 공부하면서 모두 큰 위로와 용기를 받았다. 때로는 기쁨과 눈물이 교차하면서 김철웅 선생님 말씀처럼 ‘네가 어디 있느냐?’라는 물음 앞에 서게 되었다. 특히 우치무라 선생께서 한국을 어떻게 대하셨는지에 대하여 예의 주시하기도 했다.
선생께서는 한국 기독교의 신앙에 한 획을 긋는 역할을 담당하셔서 무교회 중진이신 김교신, 송두용, 함석헌 그리고 직접 사사하지는 않았지만 노평구 선생님을 배출하셨고, 지금 우리가 있게 해주신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가 여행 떠나기 일주일 전에 성서신우회의 김복례 총무께서 직접 번역한 하라다 교코의 ‘나와 한국’이라는 소책자를 보내주며 그 책 읽기를 숙제로 내주셨다. 나는 이 책으로 하라다 선생을 처음 만났다.
연약한 육체에 고난을 감내하는 것은 신앙 양심에서 받는 자발적 고난이었고, 지금도 계속 이마이관과 고려박물관에서 봉사를 하고 계셨다. 고려박물관은 일본 정부에게 눈엣가시일 테지만, 예민한 신앙 양심이 그를 끌어당기는 것을 보았다. 하라다 선생의 마음을 점령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을 보았다.
이번 여행기간 동안 연로하신 선생님들께서 사랑스런 미소로 피곤을 무릅쓰고 환대해주신 것을 정말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뒤를 이어 주님 기뻐하시는 삶과 사랑의 교제가 계속되길 바랍니다. 성서신우회 한만하 회장님과 총무 김복례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