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쓰카모토 토라지(塚本虎二) 선생의 '사도신경 강의'를 읽고 있습니다. 그중 '성령을 믿사오며'에 관한 글을 읽다 보니, 선생의 순수한 신앙에 너무 감동이 되었습니다. '성령을 이렇게 분명히 느끼며 사셨던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읽어봐주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우리는 눈으로 성령을 보거나 혼으로 만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성령이 꿈 같은 막연한 존재는 아닙니다. 하나의 독립된 의지를 가진 독립적 존재입니다. 모든 지상의 존재보다 확실한, 명백한, 진실한 존재입니다. 성령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토론을 하는 건 이 성령의 생생한 존재를 스스로 체험한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령을 볼 수 없을지라도 그 활약은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역사에서도 또 자신의 개인적 생애에서도 말입니다.
보십시오.
나사렛 시골 목수 아들의 종교가 결국 유대교, 이슬람교, 그 외 수없이 많은 종교를 정복하였고, 각종 철학과 도덕과 사상을 정복한 것은 무슨 힘이었을까요? 누가 그리스를 정복하고, 로마를 정복하고, 결국 전셰계를 정복하였습니까? 성령의 힘이 아니었습니까?
사도행전은 그리스도 사후, 어떻게 이 성령이 그리스도 교회를 만들어, 팔레스타인, 시리아, 소아시아, 그리스, 로마를 정복해 나갔던가를 기록하였습니다. 세계 역사가들이 무어라 설명하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그 모든 게 성령의 활약이었다고 믿습니다. 자신이 직접 성령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에게 이 일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왜냐면 신자의 생애에서 성령의 존재와 그 활약 만큼 분명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하나님의 원수였으며, 또 그리스도 예수의 원수였던 나를 바꾸어, 하나님을 위해 그리고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의 처자도, 생명도 아깝지 않은 인간이 되게 하신 건 누구입니까? 누가 나의 눈을 열어 볼 수 없는 하나님을 보고, 볼 엄두조차 못냈던 나사렛 예수 안에서 하나님 아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만들었습니까? 누가 나에게 성서를 생명의 책으로 보게 하였습니까? 나 자신의 일, 내 가족의 일, 지상의 일, 육의 일만 바라고 구했던 나를, 타인의 일, 하나님의 일, 하늘의 일에만 관심을 두는 인간으로 바꿔버린 이가 누구입니까?
이는 물론 내 열심이나 노력이 아닙니다. 나 자신은 그런 일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우연도 아닙니다. 이렇게 된 건 모두 계획적이기 때문입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성령입니다. 나는 나의 부모님이 나를 낳아주신 것을 의심할 지언정, 성령이 이렇게 나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습니다.(쓰카모토 저작집 12권, 243-244쪽)
부모님을 의심할지언정 성령을 의심하지 않는다니요?
성령이 그렇게 분명한 존재였는지?
사실 저는 아직도 나 자신의 일, 내 가족의 일, 지상의 일, 육의 일을 바라고 구하는 사람입니다.(부끄럽!) 그래서 오늘도 구합니다. 성령께서 강하게 나타나주셔서 저도 부모님을 의심할지언정 성령을 의심하지 않는, 흔들리지 않고 굳게 선 신앙자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