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누구의 것?
'도적질하지 말라'에서 듣기('무교회' 2024 봄호)
土屋 眞穗
요즘 세계 각지에서 집중호우나 홍수, 허리케인, 산불 등의 뉴스를 자주 보게 된다. 기상청 기상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4,5년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약 2.2배가 되며, 월별로는 7월이 3.8배여서 증가율이 현저하다. 이렇게 기후변화에 의한 자연재해의 급증, 강도의 심각성도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증가일로에 있던 이산화탄소의 배출 증가, 화학비료 사용으로 인한 토양의 오염, 화학물질에 의한 수질 오염, 유전자 조작이나 게놈편집 등에 의해 장기적인 악영향을 모르는 채 개량식품이 나오고 있어, 대지도 하늘도 바다도 동물도 병들어가고 있다. 또 멈추지 않는 전쟁과 분쟁으로 인한 생명경시, 지구환경의 타격,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 화학물질이나 농약이 인체와 환경오염으로 가는 것을 모르는 듯하다.
병든 지구를 어떻게 치유하면 좋을까?
지금까지 이어져온 자본주의 경제, 물질주의에 의한 대량소비구조를 우리는 멈추지 않고 있다. 지구의 치유를 위해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지구의 시작을 생각해 보자. 과학이나 기술이라 표현하는 인간의 힘이 지구를 탄생시킨 게 아니다. 지구는 하나님에게서 일방적으로 받은 은혜이다. 그러나 인간은 내 것이라 주장한다. 그래서 이를 소유하더니, 공유라는 개념도 아니고 일부의 인간이 그 부요함을 가져버렸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지구를 인간이 탐하고 있는 것이다. 출애굽기 20장, 십계명 중 8조는, '너희는 도적질하지 말라.'이다.
이에 대해 우치무라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다.
"인류는 전체가 끊임 없이 하나님의 소유를 도적질하는 중이다. 하나님은 스스로 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시고, 자녀들을 위해 내어주셨다. 그런데 인류는 이 사실을 잊고 본래 자기의 소유였던 것처럼 마구 쓰고 있다. 그렇다면 전인류는 도적이다. 약탈자이다. 사람들은 자연(自然)이라고 부르면서도 누군가 소유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자연이 훼손되어가는 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과연 바른 생각인가.
전셰계를 도적의 소굴로 만든 원인은 바로 이점에 있다. 만물은 하나님의 소유이다. 하나님께서 만드셨고 지배하신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신 선물을 받아 맡고 있는 데 불과하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신성한 것으로 알고 사용해야 한다.
사실 세상에 '나의 소유'라고 하는 사물은 어느 하나도 없다. 이 사실을 깨닫고 일체를 하나님의 거룩한 손에 반납하는 일, 그게 바로 conversion(改信 = 방향전환)이다. 내 것은 없다. 하나님의 것이다. 그러니 만물을 그 정당한 주인에게 반환해야 한다.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돌려주어야 한다. 그렇다. 사람은 하나님의 소유를 돌려주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사회 개조를 위한 근본적인 행위가 나오게 된다.(우치무라 간조 전집 25권, 186쪽)"
우리의 지구는 하나님의 것임을 깨닫는 일. 하나님으로부터 허락받은 영역이 어디인지 계속 질문하며, 지켜가는 일. 이것이 지구를 치유해가는 첫걸음이리라. 하나님께서 만드신 지구는 100년후, 아니 그 후의 미래까지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 이것이 한 지구 안에서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주신 공통의 과제가 아니겠는가.(桜台가정집회, '무교회'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