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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이의 엽서편지 - 인생이란

작성자메나리|작성시간24.09.13|조회수10 목록 댓글 0

반나이의 엽서편지

인생이란(고뇌의 세월)

쇼난편지 239호(2024년 9월)

 

반나이 무네오(坂內宗男)

 

    1.

   교통사고로 빈사의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회복한 게 벌써 3년이 되어 간다. 어느새 그렇게 지난 것 같은데, 마음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오늘날 나라는 사람이 일상생활을 영위해가게 된 데는 가족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지지와 기도가 있어 가능했다. 

  그리고 이 기간은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시간이 되었다. 즉 죄의 얼굴이 항상 고개를 들어 무엇때문에 사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는데, 사실 정직하게 말하면, 부끄럽게도 나의 반대편 얼굴을 마주하기도 하였다.

 

   2.

   보행이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힘들어지고, 통증이 가해지면서 넘어지는 일이 자주 생겼다. 혼자 일어서는 일도 잘 안 되어 외출을 하면 귀가할 때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 8월 2일로 꽉 찬 90이 되었으니, 당연하다. 

   최근에는 버스 안에서 넘어져 주위 승객들이 놀라게 하고 폐를 끼치고 말았다. 2년 전 6월 재활병원을 퇴원할 때, 치료사가 가장 주의를 주었던 점이, 바로 넘어지면 골절 등으로 재입원하는 사태가 올 수 있으니,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였었다. 요즘 넘어지는 일이 잦아 몸에 이상이 왔다는 것을 느끼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

 

   3.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생각해 보면, 내 몸은 부모님에게서 받은 후, 90년이나 잘 견뎌주었다. 감사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신앙 입장에서 보아도, 하나님께서 주신 성전이며, 나의 신앙이 들어있는 육체이니 결코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생명이 깃들어 있는 집이니, 더욱 소중하게 아껴야 한다.

 

   4.

   이런 상황을 여러분께 고백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했던 나의 현역시절 업무의 경험이 준 영향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지나고 보니 나의 직업은 참 멋진 일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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