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친구들과 4박 5일을 함께하면서
이관희
나는 일본이 선조들, 그리고 현재 살아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아픔을 주었던 역사들을 생각하며 나에게 좋지 못한 인식이 새겨져 있었다. 특히 한일전 스포츠경기를 했을 때 일본을 이긴 그 순간은 정말 통쾌했었다. 이렇게라도 과거의 일들을 청산하는 듯 한 기분을 느끼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굳이 내가 일본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고치려고 시도할 필요도 못 느끼었다. 정확히는 일본사람이 싫은 것이 아니라 옛날에 했던 행동과 되돌아보지 않는 태도를 싫어했다.
하지만 우화회를 통해 일본 친구들과 만나서 교류를 한 후, 나는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 막연히 일본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만으로 한국과 일본이 화합하는데 있어서 나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차단하고 걷어 차 버리는 내 모습이 아니었을까 반성해보았다.
특히 신노스케와 대화를 나눈 것이 인상깊었는데. 주제는 우리들은 과거를 되돌아보고 난 후 앞으로 어떻게 지내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다. 신노스케는 위안부할머니들의 일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나는 역사책에서 배우고 그분들의 목소리들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했다. 그리고 직접적인 마음들은 솔직히 말하면 나로서는 무딜 수 밖에 없는 오래된 일이라고 느껴지지만 일본 정부 차원에서 위안부할머니들께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노스케도 동감하며 자신도 내 말에 동의를 했다.
우리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역사를 되돌아보고 더 좋은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애써야하고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미래를 풀어가는 기회를 열어주고 우리 청년들은 예전 윗 세대의 악감정을 이어받아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똑같은 역사를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닌 일제강점기시대때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게 사과를 해야 하고 자주 교류하는 자리에 참여해 화합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속적인 만남이 필요하다. 이런 일을 자주한다면 겨자씨처럼 정말 작은 생명의 시작이 거대한 나무가 되듯이 처음엔 작은 일본친구들과의 교류일 뿐이지만 후에는 일본과 한국이 화해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찬 상상도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요즘 목표에 대해서 굉장히 무디었다. 목표를 잡아두었던 것을 지키지 못하는 나의 모습에 실망하고 좌절해서 목표를 세우지 않은 채 주어진 것에만 에너지를 쏟아붇고 하루하루가 힘든 나날에 우울하였다. 그리고 큰 문제의식을 느낄 때마다, 이것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니 회피하는 내 모습을 보며 무력해져만 갔다. 하지만 이번 우화회를 통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교류, 좋은 인연을 만나 조금씩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어진 것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도전하고 만나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보려는 내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소감을 말하자면 정말 좋았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여행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일본의 문화와 친구들과 나눴던 얘기들이 정말 즐거워 일본의 영화, 애니메이션을 찾아보며 그때의 기억들을 그리워할 정도였다.
이 경험은 반짝하고 금방 꺼지는 빛이 아닌 계속 비추고 남아있기를 내가 힘써야한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손을 잡는 데 내가 이바지를 할 수 있는 꿈으로 잡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기획해주시고 자리를 마련해주신 야마모토선생님, 모리야선생님, 한만하선생님, 길광웅선생님, 그 외 친목회에서 인사를 나누며 우리를 격려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일본 친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