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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6월에 읽는 시 2편

작성자미니나라윤민희|작성시간26.06.10|조회수43 목록 댓글 2

<최충문학상 일반부 대상>

 

  평상

                      추은경

 

마당 한쪽 귀퉁이가 오래 절뚝였다네

경전선 완행열차 지날 적마다

 

다리 네 개 짝짝인 건

할매 팥 고르는 장단에 무릎 맞추느라

제 스스로 한 발 접어

바닥에 고인 게지

 

다리가 네 개라도

평생 걸어본 적 없는 생

 

어디로도 가지 못해

누구든 올 수 있었던 저 둥글고 반듯한 무릎

 

장터에서 돌아온 발뒤꿈치며

앞산 부엉이 울음까지

젖지 않게 밤새 등을 내주고

 

십 리 길 흙먼지를 제 몸에 문질러 품은 채

입 한번 벌리지 않던 저 순한 짐승

 

장마 서너 번만 지나도 푹 꺼지던 마당을

제 한 몸 뒤틀어 낮은 곳부터 도두보고 있었던가

 

경전선 막차 지나간 뒤에도

끝내 네 다리를 다 펴지 못한 채

 

저무는 마당 한복판

평상 하나 삐딱하게 고여

저녁빛 위로 팽팽한 벼리 하나 긋고 있었다네

 

..........................................................................

<최충문학상 학생부 대상 작품>

 

초에 금 한 줄

                                     김윤호

 

쓱, 초에 금 한 줄 긋는 소리

하얀 종이가 두근두근 깨어나고

검은 먹빛이 사르르 번진다

노란 등불도 가만히 숨을 죽인다

 

구재학당 여름밤에는

아이들 눈빛 반짝반짝

먹 가는 소리 사각사각

방 안에 별이 뜬다

 

초 한 눈금 사라지기 전

시 한 줄이 조용히 태어난다

떨리는 손끝 꼭 붙잡고

마음도 꾹 잡는다

 

삐뚤삐뚤 눌러 쓴 글씨

먹빛 사이 작은 불빛

최충 선생님은 그 불빛을

오래오래 바라보신다

 

쓱, 내 공책에 줄 긋는 소리

지우개 가루 하얗게 쌓여도

다시 쓴 한 줄은 남아

내 마음에 작은 불을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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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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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미니나라윤민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0 6월 15일 정모에서 읽을 시 2편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慈慧 박효찬 | 작성시간 26.06.12 감사합니다
    수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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