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김해경
하필이면
왜 내 모자였을까
내가 머리에 산 하나를 쓰고 있는 줄 알았나
고려 매호 진화 묘역 답사 중
모자를 타고 이마까지 내려온 송충이
땀인 줄 알고 쓱 닦다가
비명을 질렀다
내 호들갑에 일행들이 몰려들고
녀석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질끈 눈을 감은 채
산 하나를 벗어 탈탈 털었다
놀란 가슴 쓸어 내리기도 전
녀석은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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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김해경
하필이면
왜 내 모자였을까
내가 머리에 산 하나를 쓰고 있는 줄 알았나
고려 매호 진화 묘역 답사 중
모자를 타고 이마까지 내려온 송충이
땀인 줄 알고 쓱 닦다가
비명을 질렀다
내 호들갑에 일행들이 몰려들고
녀석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질끈 눈을 감은 채
산 하나를 벗어 탈탈 털었다
놀란 가슴 쓸어 내리기도 전
녀석은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