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바쁘다는 핑계로 가끔 들어와서 글만 읽고 가다가 (드디어) 방학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마음의 여유를 찾고 글을 남깁니다.
오늘 하루,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 보내셨나요?(보내고 계신가요?)
전 오히려 매년 성탄 전야에는 조용하게 보내는 것 같아요. 낮에 잠깐 나가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하나 만든 후 커피 한잔하고, 집에 와선 주님 맞이(?) 대청소와 밀린 빨래를 했구요. 그제 왜관에서 온 소포를 이제야 끌러봤답니다.(일부러 안 열어보고 참았어요 >_< )
이번 여름 수체 끝난 후 쓴 비루한 후기를 잡지 분도에 실어주신 것만 해도 영광인데 선물까지 주시고 너무 기쁜 성탄입니다.^^ 상자 열어보고 너무 놀랐어요. 두가지 이유였는데, 첫번째는 주신다는 선물이랑 다른 걸 주셨고(다이어리 주신다더니ㅋㅋㅋ) 두번째는 하필 제가 제일 자신없어 하는 '식물 키우는 것'과 관계된 것이라는 거죠.ㅠ 아래 사진이 "그거"(?)예요.
이름이 작은 꽃병인데, 정말 작아요. 뒤에 꽂혀있는 책들도 작은데 그것 보다 더 작아요. 이 안에 씨앗을 넣고 키우는 거라는데, 물 안 주고 신경 안써도 잘 큰다는 선인장도 제 손에서 살아남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겁나서 아직 같이 들어있는 씨앗은 건드리지도 못했어요. 어쩜 제가 못하고 두려워하는 걸 "딱" 골라 주시다니.
마치 지난 여름 한참 '신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냉소에 빠져있을 때 주보에 나온 '하느님 찾기' 라는 주제의 수체 모집 광고를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제 맘을 들킨 느낌이랄까요, 순간 "어?!" 하게 만드는. 하여튼...왜관은 무서운 곳이에요.
언제쯤 용기내서 씨앗을 넣을지, 잘 키울 수는 있을지 이래저래 안절부절이지만, (참.. 별것아닌 거에 신경쓰고 있죠? 네, 저 트리플 A형이에요.:D) 잠시나마 "푸핫"하고 웃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말많고 탈많았던 2011년. 잊고 싶은 일도 많고, 흘려보내야 되는데 보내지 못해서 힘든 한해였어요. 할 수 있다면 기억 속에서 지우개로 박박 지우거나, 안 지워지면 북북 찢어서 저 멀리 강 속으로 던져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해봤지만, 올 여름 왜관을 알게 된 것 때문에 그렇게까지는 안 하려고요. 2011년도 아프지만 소중하게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올 한해가 저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가혹했던 이유는...이유가 있는 거겠죠?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어요. "이 시간을 관통하고 나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흠...꽃병을 보면서 계속 그 생각을 했어요. 아직은 전혀 감이 안 잡히지만, 여러분에게는 모두...좋은 것이 기다리고 있기를 바래요.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