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뜻이오 사랑이란둥-설정식
분야: 어문 > 시 > 자유시(현대시)
저작자: 설정식
원문 제공:한국저작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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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실 이런 노래 저런 노래 부르기는 하오마는
이것은 다 당신과 함께였을 때 일이오
모진 인연은 시간을 끄으는 흐름과 같더이다
내 혼자 우두커니 그림자 아무짝 쓸데없는 善[선]이오
노래라니 하 어수선한 휘파람을 잘못 들은 게요
길이 멀더란 말이오
다만 아내의 집으로밖에 갈 데가 없더란 말이오
어휘 열 마디로 족한 아내의 집으로
그리하여 뜻에 맞지 않는 모든 것을 견디기 위하여
그런 뜻이오 사랑이란둥
민족이란둥 차디찬
어젯밤에 내 손등 우에 내 손바닥을 몸서리쳐 놓으면서
중얼댄 휘파람은 아니오마는
다못 견디고 산다는 뜻을 그렇게 표시했더라오
꺼질래야 꺼질 수 없는 까닭에
땅은 견디는 것이 아니겠소
그렇지 않다면 뜻은 무엇을 위하여
푸시시 푸른 풀은 해마다 돋소?
차마 떨어지지 못하여 견디는 하늘이오 하나 둘 셋
저 별을 보시구랴
해뜩 바라지게 웃고 달아나는 도로로사 아 사랑을
또 그대로 견디지 않으면 어떻게 하오
빌어먹을 년 ─ 하면 이가 시린 바람이라면서?
소용 있소?
내게는 쩍 벌린 손바닥밖에 없으니
농담도 받아 당해야 되는구려
내가 진정 민족을 사랑할 줄 아오? 하지만서도 ─
당신이 만일 나라를 사랑한다고 입을 연다면
아
나는 그 욕도 견디기로 합니다
민족이란 돌아갈 데 없는 사람들이란 말이오
뜻에 맞지 않는 아내의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고독한 것을 견딘다는 史實[사실]이오
나라 아 좋소
또 사랑이란
슬픈 것을 견디는 수고요
그렇기에 나는
민족을 아노라 하오
더 슬퍼하는 것은 그 뒷일이오
짐을 놓은 어깨너머로 쉬어 넘는 바람들이오
내가 노래한다는 것은
내가 당신에게 안겼다는 말과 다른 것이 없겠소
민족도 사랑도 주권도
내 가슴에 안긴 당신의 첫날 밤이오. 또 마지막 날 밤이오
民族[민족]의 사랑
나래와 같이 가벼운 짐 자유가 아니오?
떨어질래야 떨어지지 않는
그리고 스스로 견디는 나래가 아니오?
<재편집: 오솔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