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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향 명시방

그런 뜻이오 사랑이란둥-설정식

작성자오솔향|작성시간26.06.12|조회수19 목록 댓글 0

그런 뜻이오 사랑이란둥-설정식

 

분야: 어문 > > 자유시(현대시)

저작자: 설정식

원문 제공:한국저작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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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실 이런 노래 저런 노래 부르기는 하오마는

이것은 다 당신과 함께였을 때 일이오

모진 인연은 시간을 끄으는 흐름과 같더이다

내 혼자 우두커니 그림자 아무짝 쓸데없는 善[선]이오

노래라니 하 어수선한 휘파람을 잘못 들은 게요

 

길이 멀더란 말이오

다만 아내의 집으로밖에 갈 데가 없더란 말이오

어휘 열 마디로 족한 아내의 집으로

그리하여 뜻에 맞지 않는 모든 것을 견디기 위하여

 

그런 뜻이오 사랑이란둥

민족이란둥 차디찬

어젯밤에 내 손등 우에 내 손바닥을 몸서리쳐 놓으면서

중얼댄 휘파람은 아니오마는

다못 견디고 산다는 뜻을 그렇게 표시했더라오

 

꺼질래야 꺼질 수 없는 까닭에

땅은 견디는 것이 아니겠소

 

그렇지 않다면 뜻은 무엇을 위하여

푸시시 푸른 풀은 해마다 돋소?

차마 떨어지지 못하여 견디는 하늘이오 하나 둘 셋

저 별을 보시구랴

해뜩 바라지게 웃고 달아나는 도로로사 아 사랑을

또 그대로 견디지 않으면 어떻게 하오

 

빌어먹을 년 ─ 하면 이가 시린 바람이라면서?

소용 있소?

내게는 쩍 벌린 손바닥밖에 없으니

농담도 받아 당해야 되는구려

내가 진정 민족을 사랑할 줄 아오? 하지만서도 ─

 

당신이 만일 나라를 사랑한다고 입을 연다면

나는 그 욕도 견디기로 합니다

민족이란 돌아갈 데 없는 사람들이란 말이오

뜻에 맞지 않는 아내의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고독한 것을 견딘다는 史實[사실]이오

 

나라 아 좋소

 

또 사랑이란

슬픈 것을 견디는 수고요

그렇기에 나는

민족을 아노라 하오

더 슬퍼하는 것은 그 뒷일이오

짐을 놓은 어깨너머로 쉬어 넘는 바람들이오

 

내가 노래한다는 것은

내가 당신에게 안겼다는 말과 다른 것이 없겠소

민족도 사랑도 주권도

내 가슴에 안긴 당신의 첫날 밤이오. 또 마지막 날 밤이오

 

民族[민족]의 사랑

나래와 같이 가벼운 짐 자유가 아니오?

떨어질래야 떨어지지 않는

그리고 스스로 견디는 나래가 아니오?

 

<재편집: 오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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